사회대 M304‧M306호, 권노갑‧최형우 강의실 명명
동국대로 모인 상도동‧동교동계, ‘화합과 상생’ 정신 기려
정적이자 동지, “타협과 상생의 모범”…韓 정치 기품”
權 “독재자도 포용한 ‘김대중 정신’ 되새겨야”
“요즘 정치 현실 안타까워…화합과 포용 정치로 나아가길”

4월 17일 ‘권노갑·최형우 강의실 명칭 제정 및 현판식’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권노갑(96)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4월 17일 ‘신동아’에 매일같이 대립하는 정치권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동국대가 건학 120주년을 맞아 권 이사장과 최형우(91) 김영삼민주센터 명예이사장의 이름을 딴 강의실을 조성하고 현판식을 가진 날이다. 권 이사장과 최 명예이사장은 각각 동국대 경제학과 49학번과 정치학과 57학번으로 대학 선후배 사이다. 서로 다른 진영에서 민주화를 위해 힘써온 두 사람은 정파를 넘어 화합을 실천한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왼쪽)과 최형우 김영삼민주센터 명예이사장의 부인 원영일 여사가 4월 17일 서울 중구 동국대 ‘최형우 강의실’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박해윤 기자
권 이사장은 “최형우 동지와 저는 민주당과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서 활동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몸과 마음을 바친 사이”라며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끝내 김영삼 전 대통령을 지킨 최형우 동지의 뜻을 앞으로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원 여사는 “두 분(권노갑‧최형우)은 선후배로서 항상 서로 의논하고 동고동락하며 쭉 지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판식 소식을 병상에 계신 최 명예이사장에게 상세히 설명했다”며 “아주 생생한 눈빛으로 ‘정말 고맙다’ ‘대신 잘 전해달라’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측은 이번 행사가 한국 정치가 상생의 정신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재웅 동국대 총장은 “두 분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동국대가 민주화의 성지임을 증명하는 역사적 주인공”이라며 “지금은 여야 간 대립과 갈등이 극심하지만, 과거 정치에는 격조가 있었고 타협과 상생의 모범도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가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되살려 한국 정치의 기품과 격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의 말처럼 두 사람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양대 축인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권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동교동계의 좌장이며, 최 명예이사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며 상도동계를 이끌었다. 두 정파는 1984년 민추협을 결성해 힘을 모아 반독재‧민주화 운동을 이끌었지만, 1987년 제13대 대선을 계기로 ‘양김(김영삼‧김대중)’이 갈라서면서 ‘동지’에서 ‘정적’ 관계로 갈라서게 됐다.

2009년 8월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왼쪽)이 조문을 마친 후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권 이사장은 최 명예이사장을 거듭 “동지”라고 부르며 각별한 신뢰를 드러냈다. “최 명예이사장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인물 가운데 좌우를 꼽자면, 좌는 김덕룡 이사장 우는 최형우 동지”라며 “두 사람은 김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고, 이들의 공로 덕분에 문민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양 진영이 오랜 정파의 벽을 허물고 화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대목이다.
“정치 현실 안타까워…권노갑‧최형우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행사에는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인사를 비롯한 정치 원로들이 대거 참석해 화합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좌(左)덕룡’으로 불렸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비롯해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현직 의원 가운데는 주호영·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했다.동교동계 원로 정치인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두 사람은 동국대 출신이라는 사실 외에도 다섯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첫째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에 기여했고, 둘째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며 고문을 견뎌냈고, 셋째 정의롭고 정직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고, 넷째 사람 냄새가 나는 정치인이었으며, 다섯째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한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상도동계 좌장인 김덕룡 이사장은 “오늘날의 정치 현실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라며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분들이 두 분과 동국대의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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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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