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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의 미사일 ‘방패’ 이지스함

바다위의 미사일 ‘방패’ 이지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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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D계획은 이렇듯 육군과 해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데 이지스함을 사용하는 해상 TMD가 육상 TMD보다 나은 점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작전배치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걸프전 당시 미군의 패트리어트 포대가 이스라엘로 이동 배치됐을 당시 처음 도착한 1개 포대는 40일, 이어서 5개 포대가 전개되는 데 30일이 걸렸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192발을 보유하는 1개 대대를 C-17 장거리 대형 수송기로 수송할 경우 연 153대가 필요하며 이보다 가벼운 THAAD 미사일도 1개 대대, 288발을 수송하는 데는 연 78대가 필요하다. 이와 달리 함정에 그대로 탑재된 이지스함은 함정이 이동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 또한 동맹국이나 제3국에 주둔할 경우 주변국에 끼치는 정치·외교적인 부담도 육상배치보다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미 육군의 THAAD와 해군의 스탠더드 SM-3를 사용하는 상층방어체계는 현재 개발중이다. 그 동안 THAAD가 여섯 차례나 실험이 실패한 끝에 99년 6월에 겨우 성공하였고 스탠더드 SM-3의 LEAP 탄두 역시 계속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권 밖에서 단면적이 1㎡에도 못미치는 초고속 전술탄도미사일을 명중하도록 제어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기술이다. 이들 상층방어체계의 실전배치시점은 2006년경이지만 계획을 실현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동해 배치 이지스함은 저층방어용

그러므로 이번 동해에 배치할 것을 검토중인 이지스함은 당연히 저층방어용의 스탠더드 SM-2 블록ⅣA형이 될 것이다. 태평양 함대 소속으로 하와이 진주만을 모항으로 하는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 에리(CG 70 Lake Erie)와 포트 로열(CG 73 Port Royal)함이 이들 미사일을 운용하기 위해 근대화공사를 받는 첫 번째 함정들이다. 만약 이지스함이 동해에 배치된다면 이들 함정이 선택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실 동해에 이지스함이 배치되는 것은 그리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는 제7함대 소속 전진배치함대에는 이미 이지스 순양함 3척, 그리고 이지스 구축함 2척이 상시배치돼 있기 때문이다(2001년 4월 30일 현재). 다만 이들 이지스함의 TMD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유의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만약 이들 TMD 이지스함들이 동해에 배치된다면 어느 범위까지 미사일 요격이 가능할까. 20~50km 해상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은 북한의 영해선에 최대한 근접하겠다는 의도인데 이는 저층방어체계에 사용되는 블록ⅣA형의 사거리(120km) 때문이다. 지난 1999년 발사된 대포동 1호 미사일(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탑재한 우주로켓이라 주장했다)의 발사기지는 함경북도 길주군 무수단리로 해안에 근접한 위치이다.

만약 이 기지를 상대한다면 해안선 가까이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제로 핵미사일이나 화학탄을 탑재하고 미국 본토나 일본으로 향하는 미사일이 무수단리에서 발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들 기지는 이미 미국의 정찰위성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륙 깊숙한 비밀기지에서 발사된다면?

이들 TMD 이지스함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미사일 조기경보체계이다. 미국은 SBIRS(Space-based Infrared system)라는 우주궤도에 배치하는 적외선 감지위성체계를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이들 위성은 미사일의 발사화염에서 방출되는 다량의 적외선으로 미사일의 발사위협을 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또한 공중조기경보기에서도 이들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데 여기서 얻어진 표적의 비행정보를 이지스함에 전송해주어야 한다. 이지스함의 SPY-1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탄도탄의 사거리에 훨씬 못 미치는 300~400km인데 수평선과 산악지형에 가려지면 탐지거리는 더욱 짧아진다.

그런데 발표된 것과 같이 미사일의 발사지점에 근접해서 요격미사일을 배치하는 개념은 TMD의 세 단계 중 이륙단계방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지스함에 사용하는 TMD 체계는 저층방어용이다. 저층방어란 미사일이 발사 및 이륙단계를 거치고 대기권을 벗어난 후 이루어지는 상층방어가 실패했을 때, 다시 대기권으로 돌입하는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최후수단이다. 발표된 것과 같이 이륙단계방어에 적용되려면 극히 짧은 대응시간이 문제가 된다. 실제 이륙방어단계에서 고려되는 요격체계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로 보잉 747의 기체에 수메가와트급의 레이저 빔을 탑재하는 항공기탑재 레이더(ABL, Airborne Laser)가 있다.

발사단계 요격 어려워

이는 2002년에 시험 성공을 목표로 한 계획이며 또한 무인항공기에 요격용 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ABI, Airborne Interceptor)도 연구되고 있지만 이들은 발사체계가 모두 항공기이며 공중에서 발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표면보다 낮은 해수면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그보다 먼저 발사된 고속 탄도미사일을 추적하여 파괴하는 것은 쉬운 개념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번 이지스함 배치 검토에서 우리는 실제적인 요격능력과 군사적 효과에 대해서 신중한 분석을 추가해야 한다. 단지 이지스함이 해상현시(Naval Pre- sence) 효과만 노린 것이라면 차후로 이지스함이 대북한 관계에 끼칠 영향력에도 가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지스함은 원래 강력한 방공전투능력 외에도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한 정밀지상공격, 탑재헬기를 이용한 잠수함 수색과 공격이 가능하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하푼 미사일, 잠수함 공격용의 대잠어뢰, 대잠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대공·대수상·대잠 전투능력이 고루 균형 잡힌 현대 해군함정 중에 가장 유력한 전투함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이지스함이 북한 해안에 근접한 동해에 배치될 경우 북한 전역 대부분이 토마호크 미사일의 타격거리에 들어간다. 아울러 대잠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북한 해군의 잠수함과 수상함 작전에도 많은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함이 배치될 경우 이를 호위하는 또 다른 구축함과 프리깃이 투입될 것이며 항모전투단도 상당한 공중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동아 200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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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관·김경진 < 전쟁소설 ‘데프콘’ ‘동해’ ‘남북’ 공동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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