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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이끄는 실용학문의 메카 만들겠다”

“21세기 한국 이끄는 실용학문의 메카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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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대학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을 고집하고 설상가상으로 입학자원인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혁작업에 나선 관동대학교를 찾았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관동대학교는 1955년 관동의숙으로 출발, 영동지방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기독교 실용주의 정신을 근간으로 설립된 관동대는 1988년 종합대학 승격 후 10여 년 동안 ‘명문사학’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매진해 왔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응용학문 분야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해 ‘국가에 힘을 보태는 대학’이 되겠다는 것이 관동대의 청사진이다.

지난 3월 유병진(兪炳辰·49) 총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개혁작업에 나선 관동대는 ‘실용학문의 메카’가 되기 위해 국내최초로 학교전체에 대한 컨설팅작업을 진행중이며 21세기형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보화사업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관동대는 1998년 실시된 한국대학교육협회의 대학종합평가 결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최근 각종 대학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특히 연구실적 연구여건 연구지원체계가 우수하고 교육기본시설 교육지원시설 후생복지시설 등이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동대의 개혁작업을 이끌고 있는 유병진 총장은 1978년부터 1992년까지 관동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2년 ‘자매학교’인 명지대로 자리를 옮겨 교수로 재직하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명지대 부총장을 지냈다. 명지대와 관동대는 모두 명지학원에 속해 있다.



11월6일 관동대 총장실에서 유총장을 만나 변화하는 관동대의 위상과 앞으로의 발전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국가에 힘을 보태는 대학’

유총장은 “실용학풍을 바탕으로 실무위주의 교육을 더욱 강화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만들겠다. 학생이 즐겁게 공부하고 교수가 의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경쟁력 없는 대학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학교발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총장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동대를 지방 ‘명문사학’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학교 발전이란 주제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교수님들이 학교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학교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의견도 가능한 한 모두 반영돼야지요.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학내 구성원들이 모두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즐겁게 공부하고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 ‘행복한 대학’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학생들이 학교에 만족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문에 정진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열린 총장실

-민주적으로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저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명지대 부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좌한 4명의 총장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영덕(李榮德) 총장의 교육자 정신, 고건(高建) 총장의 행정마인드, 송자(宋梓) 총장의 경영마인드, 선우중호(鮮于仲皓) 총장으로부터는 학자의 자세를 배웠습니다. 민주적 학사운영도 그분들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총장을 맡더라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대학이 되기 위해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연구와 교육에 열정을 다하는 교수,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총장의 기본역할은 교수님들이 연구와 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이 학업을 수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취임과 동시에 구성원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교수와 직원, 학생은 물론 동문, 학교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이 의사 결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총장실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습니다.”

관동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열린 총장실’이란 제목의 아이콘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화방을 개설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 300여 개가 넘는 학생들의 건의에 유총장이 직접 답을 해주었고 접속횟수가 30만회를 넘어섰다. 유총장은 ‘열린 총장실’을 통해 의사결정과 행정개선에 도움이 되는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유총장 취임 후 학교 내에선 학교발전에 대한 교수·학생들의 제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는 학과별로 따로 자리를 마련해 교수들과 면대면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총장의 강력한 리더십에의한 개혁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의 의견을 반영한 학교발전 계획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교전체에 대한 컨설팅 작업을 하고 있다는데 어떤 겁니까?

“세계적 컨설팅 그룹 아서앤더슨사에 의뢰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습니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다시 수립될 장단기 발전계획에 기대가 큽니다. 대학 전체 시스템에 대한 컨설팅 작업은 우리 학교가 국내 최초예요.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컨설팅 결과를 종합해 학교 리디자인에 나설 예정입니다.”

-관동대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대학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동대의 교육이념을 설명해 주십시오.

“명지학원의 설립자 고 유상근(兪尙根)박사가 1956년 제정한 설립정신이 관동대의 교육이념입니다. 설립정신 속에는 교육을 통하여 실천하고자 하는 네 가지의 보편적인 가치가 들어있습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 성실유능(誠實有能), 충국효친(忠國孝親) 평화봉사(平和奉仕)가 바로 그것이지요. 이와 같은 설립정신에 기초해 기독교의 진리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관동대의 가장 큰 자랑은 쾌적한 자연 환경이다. 특히 백년 생 이상의 소나무숲은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강의동을 제외하면 인위적으로 만든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캠퍼스를 갖고 있다. 유총장은 관동대의 이런 입지 조건이 명문대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의 명문대학을 가볼 기회가 자주 있었습니다. 인공과 자연을 조화시켜 쾌적한 환경에서 연구 수업이 진행되도록 꾸며진 캠퍼스가 저희 학교와 유사했습니다. 이제는 교육도 환경입니다. 교육과 환경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동대문 밖 강릉’

-‘관동’이란 이름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강릉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미풍양속을 숭상하고 전통문화가 숨쉬는 교육 도시입니다. 옛 속담에 ‘동대문 밖 강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풍광이 좋은 강릉에서 살아보았으면 하는 성현들의 칭송 시도 많았죠. 강릉부사로 부임하는 벼슬아치가 두 번 울고 돌아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한 번은 부임할 때 첩첩산중을 돌아오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임기를 마칠까’ 하는 걱정에 울고, 또 한 번은 임기중 관동팔경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강릉사람의 순수한 인정을 잊지 못해서 떠날 때 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곳을 거쳐간 모든 이들은 강릉의 깊고 심오한 정기를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신라의 화랑은 경포를 중심으로 설악산, 금강산, 소금강 등 관동지방의 정기를 받아 심신을 수련해 국가에 헌신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이런 관동의 정기를 받아 심신을 수련하고 학문을 연마해 신라의 화랑처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를 양성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관동’이라는 이름을 짖게 됐다고 합니다.”

-관동대가 최근 각종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어떤 비결이 있습니까?

“전국대학종합평가에서 우리대학이 최우수대학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교수,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생들의 열정적인 애교심, 동문들의 뜨거운 성원,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에 대한 평가가 입학생들의 수능 점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대학 교육은 개인의 적성에 따라 전문적인 사회인을 만드는 교육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가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이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것이 곧 명문대학이 됐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평가가 주는 의미는 상당합니다. 합리적·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행정 서비스의 혁신 등으로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발전을 이뤄내, 임박한 대학간 무한경쟁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게 증명된 것이지요. 우리 대학은 대학원 종합평가와 사범대학평가에서도 우수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매년 실시되는 학과 및 계열 전공평가에서 도시·건축공학과, 전자통신계열, 법학과, 산업미술과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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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중 < 자유기고가 > bitdori21@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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