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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장도 모르게 날아간 기자회견 강행지시 電文의 실체…

수지킴 살해사건· 張世東 전 안기부장의 심경과 사실 토로

안기부장도 모르게 날아간 기자회견 강행지시 電文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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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검찰에 가서 처음으로 내 지시로 윤태식 기자회견을 하라는 전문이 간 것을 알았다.
  • ● 셰퍼드는 도둑이 들어오면 짖지 않고 제 힘으로 덤벼든다. 그러나 똥개는 주인에게 알리기 위해 왕왕 짖는다.
  • ● 등뒤에서 총칼을 겨누는 사람이 있어도, 자신을 믿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 ● 가장 큰 복수는 용서다.
  • ● 1987년의 긴박한 상황 때문에 윤태식을 즉각 송치 못한 점, 유가족에게 깊이 사과한다.
  • ● 수지킴 사건은 공명심과 과욕으로 인한 판단처리 미흡이 부른 실수.
  • ● 힘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자. 국정원은 재출발할 수 있다
  • ● 조작했다면 윤태식을 조사해 살인자백을 받아냈겠는가?
안기부장도 모르게 날아간 기자회견 강행지시 電文의 실체…
수지킴(김옥분) 살해 사건이 윤태식 로비사건으로 비화되면서, 점입가경(漸入佳境)이 되고 있다. ‘주간동아’가 수지킴 피살 사건 용의자는 윤태식(尹泰植)씨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처음 내놓은 것은 2000년 1월이었다. 다음달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좀더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제시하며 수지킴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은 윤태식씨일 수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자 경찰청이 윤태식을 수지킴 살해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경찰청의 수사를 중단시킨 것은 국가정보원의 핵심 간부들이었다.

경찰청의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것은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이 윤태식이 수지킴의 살해자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2001년 1월, 벤처기업 대표가 된 윤태식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앞에서 지문인식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대통령 앞에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한번은 신원조회를 거쳐 문제가 없는 사람만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데, 윤태식은 당당히 대통령을 만났다. 경호실은 물론이고 국정원도 대통령 경호에 참여한다. 윤씨가 살인사건 용의자라는 것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만천하에 알려졌는데, 경호실과 국정원은 살인사건 용의자의 대통령 면담을 허가했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국가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은 살인자가 활보하도록 내버려두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방치했다. 벤처사업가 윤태식은 패스21의 주식을 헐값에 뿌리는 방법으로 정계와 관계·언론계를 상대로 로비를 펼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제 윤태식의 한마디에 청와대를 포함한 국가 주요기관의 요인들이 날아가는 세상이 된 것이다. 1월14일 연두기자 회견을 가진 김대중 대통령은 결국 “이러한 사태와 관련해 큰 충격과 더불어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사과까지 했다. 한 나라가 이렇게 흔들려도 되는 것일까.

수지킴 사건과-윤태식 사건이 터지자 많은 연루자들이 구속되었다. 소환장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검찰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이 아무리 억울하기로서니, 수지킴과 수지킴 유가족 이상으로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 수지킴 사건에 관련된 연루자들은 수지킴 유가족에게 솔직히 사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수지킴 살해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국가안전기획부장이었던 장세동(張世東·66)씨만은 수지킴과 그 유가족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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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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