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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北 경수로사업 영구폐기’ 법안 통과시켰다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강정민 원자력정책센터·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미 하원, ‘北 경수로사업 영구폐기’ 법안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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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듬해 3월 한·미·일 3국은 이 사업을 담당할 KEDO를 설립했고, 12월에는 ‘경수로공급협정’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이후 KEDO 경수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의미하는 DJ정부 햇볕정책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였다. 크고 작은 마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에는 경수로 운영과 관련해 북한측 요원 25명이 남한에서 훈련을 받았고 8월에는 콘크리트 타설 등 공정을 본격화해 순풍을 탄 듯 보였다.

그러나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북미간의 긴장은 사업을 상당부분 지연시켰다. 당시 경수로공급협정에 따른 후속의정서 협상 스케줄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고, 제네바합의의 최종목표인 북한의 핵시설 동결 및 해체를 위한 인도일정과 8000여 개 사용후 핵연료의 처분에 관해서는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특히 원자력 사고시 손해배상 문제를 다루는 의정서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결정타를 날린 것이 지난해 10월 켈리 미 특사의 방북 이후 급격히 고조된 북핵 위기였다. ‘북한이 비밀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의혹으로 시작된 위기는, 같은해 11월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을 계기로 북한이 핵동결을 해제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악화됐다.

“어떻게든 계속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의 보수적인 논객들은 언론을 통해 경수로사업의 즉각적인 중단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CNN 등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제네바합의 폐기와 경수로사업 중단을 기정사실화하는 리포트를 연일 쏟아냈다. 10월30일 미 민주당 의원 29명은 경수로사업의 영구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상황이 장기화하자 당초 유보적이었던 미국 정부의 입장도 강경해졌다.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지난 6월12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이날 미국 대표는 그동안 비공식 경로를 통해서만 전달됐던 경수로 중단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일본도 ‘일시 중단 검토’ 등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가하면 7월15일에는 “신포 현장에 있는 미국대표가 9월초 철수할 예정”이라는 미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기사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수로사업의 완전종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대표가 철수한다면 사실상 사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다급해진 것은 한국 정부였다.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6월17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중·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에게 “북한측이 경수로사업 진행을 위한 KEDO와의 협상에 조속히 응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30일에는 방한한 찰스 카트먼 KEDO 사무총장을 만나 경수로건설 중단시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7월15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서 경수로기획단측은 “미국대표 철수는 전혀 논의된 바도, 들은 바도 없다.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며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는 ‘손해배상보장의정서’ 부분. 당초 올 9월1일부터 일본 업체가 공급하기로 예정돼 있던 원자로배수탱크(RDT·Reactor Drain Tank)를 반입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KEDO와 사고발생시의 손해배상 문제에 대한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측 입장이다.

북한은 “경수로공급협정에 따르면 손해배상보장에 관한 의정서는 RDT 따위의 부속설비가 아니라 핵심인 원자로 연료 공급 전까지만 맺으면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수로공급협정 11조2항은 ‘북한은 ‘핵연료집합체의 선적에 앞서’ KEDO와 배상협정을 체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손해배상협정이 완료되지 않아 RDT 공급을 승인 못하겠다는 것은 미국측의 억지라는 것이 북측의 반박이다.

사라지는 8억7000만달러

한국 정부는 양자를 설득해 어떻게든 사업을 계속함으로써 불필요한 위기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경수로기획단 관계자는 “2호기 기초토목공사를 먼저 시작하는 등, RDT 이외의 부분부터 공사를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사업이 중단될 경우 북한을 자극해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 그에 비하면 하루 약 100만달러 내외의 지연비용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가장 염려하고 있는 것은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측 건설인력의 안전 문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한편으로는 북한이 논의에 응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손해배상협정이 필요 없는 다른 공사를 먼저 진행하도록 미·일을 설득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사업유지를 위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노력은 사실상 의미 없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 강경파 의원들이 발의해 만든 ‘콕스-마키 수정안(Cox-Markey Amendment)’ 때문이다. 경수로사업 자체를 완전히, 영구히 폐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수정안은, 1954년 제정된 ‘원자력법(Atomic Energy Act)’에 두 조항을 삽입하는 방식을 통해 지난 4월11일 247 대 175라는 적지 않은 표 차이로 하원에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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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강정민 원자력정책센터·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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