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서 항상 움직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돈은 움직이는 과정에 증식할 수도 있고 반대로 감소할 수도 있다. 누구든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돈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더 늘어나는 것을 원하리라.
그러면 과연 어떤 방법으로 재산을 늘려가는 것이 옳을까? 아쉽게도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얼굴이 각각 다르듯이 모든 사람은 재산 상태, 성별, 직업 등이 다 다르며 돈을 모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재테크 목적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언론매체를 통해 재테크 관련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 정보를 취사선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실제로 재테크에 대한 지식 부족이나 잘못된 이해 때문에 돈을 벌려고 하다가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또 저축이나 투자를 위해 은행이나 증권회사, 보험회사, 투자신탁회사, 부동산중개소 등을 찾으면 저마다 자기들이 취급하는 투자상품이 최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열을 올린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그 사람들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특정한 투자상품 하나만 본다면 맞을 수 있어도 종합적인 재테크 방법에서 보면 부적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골치 아프니까 돈을 되는대로 굴려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재테크 원칙은 있다.
재산은 크게 부동산, 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금융재산(은행 저축상품 등)으로 구분되는데, 투자 부문별로 투자나 저축을 해나갈 때 꼭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을 염두에 둔 적절한 재산의 분산(포트폴리오 구성)이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을 분산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이다. 이런 원칙과 노하우 없이 재산 증식을 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필자는 그간 재테크 컨설턴트로서 상담자들의 부동산, 유가증권, 금융재산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하도록 권유해왔고 대부분 만족할 만한 재산 증식 효과를 가져왔다. 다음 사례들은 이런 원칙을 염두에 두고 연령별, 재산 유형별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한 재테크 성공법이므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 제1부 연령별 재테크 ]
30대의 재산관리 요령
30대에 접어들면 소득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녀 육아비, 교육비 등도 늘어 넉넉한 살림을 꾸려나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때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고 40대로 넘어가면 자녀들이 고등학교, 대학교에 입학해 훨씬 많은 교육비를 부담해야 하므로 집을 마련할 겨를이 더 없어진다. 다음의 30대 상담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상담사례
■ 문의내용
지난달 지방 발령을 받고 이달 말에 지방의 사옥으로 이사할 계획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25평 아파트를 전세 주면 4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이 생깁니다. 3년 후에 지방 근무를 마치고 나서 32평 아파트를 마련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현재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이고, 생활비 130만원을 뺀 나머지 70만원을 매달 저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달 말에 적금이 만기가 돼 1000만원을 타게 됩니다.
▶현재 재산상태 진단
현재 총재산은 25평형 아파트와 적금 만기금액 1000만원인데, 재산 구성에 있어서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재산 구성이 너무 단조롭다는 점이다. 위험(risk)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산 구성에서 3분법을 활용하는 것이 기본 요령이다. 즉 부동산, 유가증권, 금융재산에 각각 3분의 1씩 투자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항상 이 투자비율을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3분법을 최종목표로 삼아 접근해가는 투자 방법을 택해야 한다. 목표했던 시기에 이르렀을 때 3분법적 재산 구성이 돼 있다면 이상적인 투자로 볼 수 있다.
또 문의자는 32평형 아파트 장만을 목표로 삼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사전 저축이 미비하다. 주택을 구입하거나 분양받을 때는 아파트 청약이나 장기주택자금대출을 위해 적어도 3년 정도의 사전 저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가 전혀 없다. 금융 재테크의 경우 금융기관 선택이나 금융상품 선택 여하에 따라 일정기간 후에 재산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난다. 금리자유화로 인해 금융기관간 금리가 각각 다르며 또한 금융 상품별로 큰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금융정보는 재산의 증식 속도를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다.
▶향후 재테크 전략
현재의 저축금액은 매월 70만원으로 월소득 200만원에 대한 저축률이 35.0%이다. 이는 우리나라 도시 근로자의 평균 저축률을 웃돌고 있다. 정기적금 만기 후에도 매월 70만원 이상 저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저축 방법은 정기적금보다 더 유리한 다른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먼저 32평형 아파트 마련을 위하여 매월 10만원 정도 내집마련주택부금(청약부금)에 가입해 두어야 한다. 청약부금은 적금식 통장으로 목돈을 마련해나감은 물론 아파트 청약권 1순위 및 주택 구입시 부족자금에 대해 장기저리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50만원은 근로자우대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근로자우대저축은 이자에 대한 세금이 하나도 없는 비과세 통장으로 세후실질소득을 높일 수 있다. 99년 9월부터 가입자격이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로 확대됐다. 매월 5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는데, 최대한도까지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이 상품은 자동이체를 통해 매월 저축금을 불입하면 은행에 따라 추가 금리(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머지 10만원은 은행의 월복리신탁에 가입한다. 현재 월복리신탁은 실적배당 상품으로 지난해에는 저금리로 인해 수익률이 저조했지만, 최근 국내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확정금리 수준으로 높아졌다. 앞으로도 국내의 제반 여건으로 보아 금리는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월복리신탁은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그 효과를 볼 수 있고 ▲세금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으며 ▲이름처럼 월복리효과, 즉 예금이자에 대한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 만기에 표면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자유적립식이어서 도중에 여유가 생기면 추가로 불입할 수 있어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신탁상품은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신탁상품은 은행 고유계정과 엄격히 분리돼 재산관리를 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투자한 자산이 부실해지거나 부도 등으로 회수할 수 없게 되면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전세보증금 4000만원과 적금 만기금액 1000만원을 합친 5000만원은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을 선택한다. 우선 2000만원은 세금 우대를 이용, 은행권의 정기예금에 예치한다.
나머지 중 2000만원은 절세 효과가 높은 농수축협 단위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의 정기예탁금에 예치한다. 이러한 서민예금기관은 ▲금리가 은행권보다 약간 높고 ▲이자소득세를 완전 면제하고 농특세 2.0%만 납부하면 되므로 세후 수익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민 금융기관은 2001년부터 세율이 약간 높아지고, 예금자보호법이 축소되면 개인별로 2000만원까지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1000만원은 기대수익을 더 높일 수 있는 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에 가입한다. 주식은 기대수익이 높은 반면 위험도 큰 투자방법이므로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따라서 주식 전문가들이 운용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간접투자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품은 원금보장이 안 되는 전형적인 투자상품이므로 투자 여부는 엄격히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재테크 편성
3년간 운용할 경우 위의 도표와 같이 현재보다 4300만원이 불어난 9300만원이 된다. 25평형 아파트를 처분할 경우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더라도 32평형 아파트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30대의 재테크 기본 원칙
■주택마련에 최적기를 놓치지 말라.
내집마련은 철저한 준비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아파트 분양과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돈을 모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준비해야만 한다.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택 형태, 즉 아파트·단독주택·빌라 등 실제 살고 싶은 주택 유형과 아울러 주택 규모를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목표를 명확히 한 다음 주택은행(금년 3월부터 거의 모든 은행에서도 취급 예정)의 주택 청약관련 예금에 가입해야 한다.
32평형 이하인 아파트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청약저축이나 청약부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고, 그보다 큰 평수의 아파트를 원하는 경우에는 청약예금에 가입하는 것으로 대비하여야 한다.
다음 문제는 주택을 마련할 때 들어가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주택 마련에는 큰돈이 필요하므로 사전에 철저히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가지 않으면 실제로 주택을 마련할 때 큰 어려움이 따른다.
집을 마련할 때 전액 자기 돈으로 마련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일부 대출을 받아 충당한다. 대출받을 때 대출기간은 길수록, 대출금리는 낮을수록 좋다. 주택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나중에 집을 구입할 때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약속하는 사전 저축을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더 나은 조건으로 대출받기 위해서는 사전 저축에 가입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자금수요 부족으로 운용자금이 넘치는 금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어 사전 저축이 없어도 주택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향후 경제사정이 변화하면 대출금리나 상환기간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고 대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작 돈이 필요할 때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내가 필요할 때 확실하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사전 저축에 미리미리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한번쯤 주택 교체를 검토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흔히 주택을 마련한 다음에는 안도감으로 마냥 그 집에 집착하는데, 주택도 자주 교체할수록 재산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많다. 주택을 자주 교체하는 사람과 한 집에 10년 이상 장기 거주하는 사람을 비교해보면 자주 교체하는 사람들이 훨씬 큰 평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에게는 돈벌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자녀 교육비 준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자녀가 출생하면 교육비 등 자녀 성장에 따라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진다. 이에 대한 사전 저축은 이를수록 좋다. 자녀 명의의 저축이나 교육보험 등으로 교육비가 전부 준비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자녀가 출생하면 장기적으로 소액이나마 매월 저축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자녀가 성장한 후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자녀에게 자기 명의의 통장을 갖게 함으로써 근검 절약과 저축심을 길러주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녀의 장래를 대비할 수 있는 저축으로 주택은행의 차세대주택종합통장, 국민은행의 미래로통장 등 은행권의 자녀사랑 통장과 보험회사의 교육보험 등이 있다.
■지나친 주식투자 등 공격적 재산관리는 위험을 자초한다.
젊은층은 공격적이어서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기대 수익이 높으면 과감하게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은 하루에도 은행예금 1년치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꼭 그만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주식투자는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써야 할 곳이 정해진 돈으로 투자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내집마련을 목표로 재테크를 할 때에는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보게 되면 그만큼 내집마련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주식투자로 일확천금만 노리게 돼 한푼 두푼 모아가는 저축에는 회의를 느끼고 영원히 내집을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위험이 낮은 채권투자나 금융기관 저축을 통하여 목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득의 1/3 이상 저축은 필수적이다.
신혼 초에는 육아비나 자녀에 대한 생활비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저축금액이 많을 수 있지만, 자녀가 출생하면 저축금액이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저축은 여유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달성 시기가 빨라진다.
■목돈을 잘 굴려야 큰 돈이 된다.
목돈을 굴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금 기간 결정이다. 예금기간은 돈이 필요한 시기에 맞추어 결정해야 하며 특히 중장기 저축(투자)은 단기 저축(투자)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검토한 후 선택해야 한다. 단기 저축을 잘못 선택하면 그 효과가 단기에 그치지만, 장기 저축은 잘못될 경우 장기간에 걸쳐 상대적으로 큰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저축상품을 선택할 때에는 너무 금리에만 연연하지 말고 항상 대출여부 등 부대 서비스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재테크에서는 높은 저축금리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싼 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도 재산증식에 큰 도움이 된다.
■금리를 읽은 다음 재테크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금리를 알면 돈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금리를 예측하고 정확한 금리 비교가 가능하면 남들보다 훨씬 빨리 돈을 모을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를 단순비교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통상 장기저축이 단기저축에 비해 금리가 높다. 그런데 단순히 금리만 비교해 가진 재산을 모두 장기저축에 투자해버리면 IMF 때처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더라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단기저축이 현재 금리가 낮더라도 금리가 상승할 시기에는 만기에 가서 이자와 원금을 합쳐 오른 금리를 적용받아 계속 단기저축을 반복해 나가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반면에 IMF 초기처럼 CD 및 3개월 정기예금,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저축 금리가 장기저축 금리에 비하여 높긴 해도 계속 단기저축을 반복한 사람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수익이 낮을 수도 있다.
결국 현재 금리가 높더라도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시기에는 단기저축은 만기에 떨어진 금리로 다시 돈을 굴려야 하므로 전체적으로 이자가 덜 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예측해보거나, 전문가와 상담을 거친 후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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