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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연재②|난치질환에 도전한다

양·한방 치매억제제에서 기억력 회복 비방까지

치매 치료의 신기술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양·한방 치매억제제에서 기억력 회복 비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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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이른바 매병(病)이라고 표현되는 치매를 치료하면서, 한방 약물이 그 치료제로 주목돼 치매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이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경희대 한방병원 치매센터(팀장 황의완 교수).

최근 보건복지부는 황의완 교수(신경정신과)가 치매센터에서 그간 치료한 노인성 치매환자 68명의 치료 성적을 의미 있다고 인정, 치매치료제 개발 연구비로 향후 3년간 매년 1억500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 경희대 병원과 동서의학대학원을 비롯해 고려대 김현택(심리학), 외국어대 권혁만(분자신경생물학) 교수 등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한다.

황의완 교수는 그간 노인성 치매와 뇌혈관성 치매 치료에서 효과를 보인 한약물에 대해 체계적인 임상 실험과 동물 실험을 실시해 치료 효능과 그 기전을 밝힐 것이라고 말한다.

소음인이 치매에 잘 걸려



황교수가 치매 환자 치료에 쓰는 약은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체질에 입각한 사상체질 처방이다.

“각 체질마다 그 체질에 맞는 약물이 있고 그 약물로 구성된 처방이 있다. 임상에서 자기 체질에 맞는 치료를 받으면 치매 초기 환자의 경우 3∼6개월에 가족들이 보기에도 눈에 띌 만큼 호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치매 중기의 경우 6∼12개월 치료를 받으면 기억력·판단력·이해력 등이 상당히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치매가 중기에서 말기로 접어들거나 이미 말기에 이른 경우에는 약물 처방이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황교수는 또 수년간의 임상에서 태음인에게 활용하는 ‘조위승청탕(調胃昇淸湯) 가감방’은 체질에 관계없이 좋은 치료효과를 거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원지, 석창포, 율무 등을 주 재료로 하는 조위승청탕은 예부터 한의학에서 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데 널리 활용되던 처방으로,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이 애용하기도 했다.

이 처방은 지난해 치매모델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도 기억력, 판단력 등 인지능력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고,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주 실험대상으로 꼽고 있는 약이다.

황교수는 노인성 치매 초기에는 침 치료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일반적인 침치료보다는 각 체질에 맞는 침법을 구사해야 하는데 ‘태극침법’이라는 특수한 치료법이 사용된다고.

황교수는 또 사상체질로 치매를 치료하면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인성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사상 체질 중 소음인이 다른 체질에 비해 유난히 많은 점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서 의학적 소견을 낼 정도는 아니지만, 사견으로는 소음인이 꼼꼼하며 치밀한 성격에다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입으면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는 성격적인 면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와 소음인이 적잖이 관련이 있는 듯싶다.”

언제부터인지 말의 앞뒤가 맞지 않고 기억력이 갑자기 떨어져 병원을 찾은 최모(73)씨는 체질진단 결과 소음인.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초기로 판명된 그는 40일 동안 주 5회 태극침을 맞으면서 소음인에 맞는 한방치료를 받은 뒤 현재 정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에서든 동양의학에서든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치매의 조기발견이란 게 암의 조기 발견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가족이 인지할 정도가 되면 환자는 이미 치매 중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기 십상이라는 것.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주 애매하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면 주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

참고로 경희대 한방병원 치매센터에서는 올 7월부터 기억력 장애 등 초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매에 걸렸는지 일반적인 노화현상인지, 노인성 치매인지 혈관성 치매인지를 무료로 검진해주기로 했다(단 비용상 MRI 검사만 유료, 문의 02-958-9188).

또 삼성서울병원 치매연구팀에서도 항치매 효과가 있다는 한방생약(INM 176) 효능 연구의 일환으로 무료로 치매 검사를 해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상은 기억력 감퇴를 느끼는 만 57~79세의 남녀다(문의 02-3410-0941).

사실 노인성 치매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와 정상적인 건망증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황의완 교수는 생리적(정상적)인 건망증과 치매 상태의 건망증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정상적인 건망증은 자기가 그 사실에 대해 충분히 자각하고 있지만, 치매 상태의 건망증은 바로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나 방금 들었던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자기가 잘 잊어버린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또 치매 상태의 건망증은 생리적인 건망증과 달리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치매 진행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으므로 가족 중 누군가가 이런 경향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치매 진행에 따른 증상’ 참조)

아무튼 치매는 걸리기 전에 예방하는 것은 최선책이다. 황의완 교수는 자기 체질(사상체질)에 맞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가족력으로 볼 때 치매에 걸릴 소인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사상체질 전문 병원에서 정확히 체질 진단을 받은 뒤 체질에 맞는 식사 습관과 운동법을 지켜나가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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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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