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의원은 국물맛을 좋게 하기 위해 미리 멸치로 국물을 낸 뒤 된장찌개를 끓인다. 멸치국물을 내고 나면, 이 국물에 된장을 푼다. 된장찌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장의 품질이다. 손의원 집에서는 고 제정구 의원의 부인 신명자 여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에서 만든 된장을 쓰고 있는데, 이 된장맛이 일품이다. 된장을 푼 뒤 감자와 양파를 썰어넣는다. 손의원이 된장찌개를 끓일 때 빼놓지 않는 재료가 감자다. 된장찌개에 감자가 들어가면 국물맛이 걸쭉하고 부드러워진다. 또 된장찌개에 들어간 감자도 된장을 흠뻑 빨아들여 간도 맞고, 구수해진다. 그러니 분명 된장과 감자는 서로 맛을 보충하여 새로운 경지를 창조하는 재료다. 잘 익지 않고 단단한 재료인 감자를 넣고 나면 양파, 호박, 풋고추, 두부를 썰어 넣으면 된다.
된장찌개를 맛있게 만드는 요령은 전과정을 은근한 불에 끓이는 것이다. 요즘 식당에서도 뚝배기에 끓여서 내주지만, 화력이 센 가스불에 빨리 끓인 것과 화롯불에 오랫동안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 맛을 비교할 수 없다.
손학규 의원은 일상에서 지치면 산을 찾는다. 그는 2001년 7월24일부터 27일까지 3박4일 동안 부인 이윤영씨, 보좌진, 제자들과 함께 지리산을 다녀왔다. 노고단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지리산 종주였다. 손의원은 내심 아내가 지리산 종주길을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아내는 힘든 종주길을 별탈없이 소화해냈다.
지리산을 다녀온 뒤 손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 그는 “지리산으로부터 언제나 사랑을 배운다. 끝없이 펼쳐지는 산자락 속에 온갖 들꽃과 산짐승, 쨍쨍 내리쬐는 여름햇살과 한치 앞이 안 보이는 구름바다를 함께 안고, 몸을 날릴 듯한 바람, 칠흑 같은 밤하늘을 수놓은 초롱별, 아름다운 것, 거친 것, 빛나는 것, 어두운 것,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지리산의 넉넉함과 인자함에서 내가 살아가야 할 자세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리산 종주에서도 손의원을 든든하게 한 것은 된장찌개였다. 먹어서 가장 편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니, 산행에서도 함께한 것이 당연했다. 그에게 된장찌개는 돌아가신 어머니고, 곁에서 항상 그를 지키는 아내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