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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2002 대선주자 총출동

이회창, 3김청산 내세우는 대권 재수생

  • 이인렬 <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 > yiyul@kyunghyang.com

이회창, 3김청산 내세우는 대권 재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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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그의 정책 방향을 훑어봤다. 이쯤해서 화제를 이회창 개인으로 돌려보자. 정치적 비전을 이해하는 데는 구체적인 정책방향과 아울러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당 최병렬 부총재는 ‘인간 이회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가까이서 보니 (이총재는) 우선 행동이나 말을 하는 데 있어 모럴 스탠더드(도덕적 기준)가 매우 높다. 되도록이면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이다. 또 대단히 명석해 중구난방으로 얽힌 회의에서도 가닥을 잡고 분석한 뒤 자기 의견으로 포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어 “단점에 대해 말하자면 역시 폭이 좀 좁다는 면이 있다. 많은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논리가 있는데, 그 논리에 맞지 않는 얘기엔 주목하지 않는 면도 있다. 정치지도자로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다”고 말한다.

최부총재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총재에 대한 일반인의 첫인상은 두가지 이미지가 교차되는 듯하다. ‘강직하다, 깨끗하다’와 ‘차갑다, 엘리트다’라는 것이 다.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총재는 최근 ‘차갑다’는 이미지를 의식, 한 행사장에서 “내가 엄격한 아버지 아래서 자라나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다. 하지만 진심으로 여러분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비사교적’이란 면에 대해 부인 한인옥 여사는 “판사가 되고 나서 누구든지 3번 이상 만나면 반드시 부탁을 해오더라. 그래서 아예 판사들끼리 어울리거나 가족끼리만 어울렸다”고 해명한 적이 있다.

이총재가 주관이 강한 것은 분명한 듯하다. 스스로도 자서전인 ‘아름다운 원칙’에서 “주변에서 싫어하는 얘기를 들으면 그 자리에선 굽히지 않는 성격이 있다. 하지만 돌아서 반성하고 고친다”고 고백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처럼 고정된 이미지를 넘어 그에겐 또다른 모습이 있다는 게 측근들의 주장이다. 이원창 의원은 “반듯한 엘리트처럼 보이지만 학창시절 권투도 하는 등 건달기도 있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그래서 애창곡도 ‘친구여’라는 것. 그의 홈페이지를 보면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 별명은 피카추(얼굴이 발갛다고) 등으로 돼 있다.

새해에 펼쳐질 본격적인 대선 가도에서 그에게 최대 장애물은 무엇일까. 이 총재로선 뭐니뭐니해도 이른바 반창(反昌)구도의 형성 여부가 부담이다. 본인이 동의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의 인기는 상당부분 반(反) DJ정서에 힘입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차기 대선에서 그 축이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든 노무현 고문이든, 아니면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박근혜 부총재가 되든, 지금의 정치판을 흔드는 차원으로 재편되는 것은 이총재로선 가장 상상하기 싫은 상황이다. 당내 단합을 확고히 하고 김대중 대통령과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그래서 나온다.

다음 난관은 이 총재 자신과 결부된 문제다. 그는 ‘3김식 정치’를 지양한다고 하지만 ‘정치공학적’으로 여전히 불안정하다. 최근 50%에 가까운 지지도를 받았음에도 “대선까지 아직 1년이 남았다”는 반대편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데도 이같은 불안정이 논거가 된다.

‘정치보복을 할 것’이란 의혹 어린 시선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된다. 이총재는 2001년 12월 강창희 의원 지구당 대회에 참석, “과거에 대해선 만델라식의 화해와 청산, 그러나 집권 후에는 엄벌주의가 내 소신”이라고 정리했다.

경천동지할 지각변동만 없다면 이 총재는 21세기 첫 대통령선거의 한복판에서 뛸 것이다. 그가 원하는 정치적 지향점이 어떻게 국민에게 전달되고 실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신동아 200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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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렬 <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 > yiy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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