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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2002 대선주자 총출동

김종필, 내각제 앞세워 틈새시장 엿본다

  • 서의동 < 문화일보 정치부 기자 > soidong@dreamwiz.com

김종필, 내각제 앞세워 틈새시장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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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각책임제로 결(結)을 짓겠다
  • ● 대북정책, 국가안보 우선하겠다
  • ● 교육부재, 인성회복 주력할 터
  • ● 경륜과 온화가 장점, 약세와 노령이 약점
김종필(JP) 자민련 총재는 2002년 1월15일 대전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1월15일’은 한때 민자당 대표였던 JP가 1995년 대전 유성에 내려와 자민련 창당의사를 밝힌 날이기도 하다.

JP가 대통령후보로 나서는 이유와 배경에 대해 측근들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현재의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혼란상, 현정부의 무리한 개혁추진에서 오는 불안감, 헝클어진 사회구조 등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박정희 전대통령에서 비롯된 ‘나라만들기’의 대단원을 마무리짓겠다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일궈놓고(起),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이 이어받고(承),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전기를 만든 것(轉)을 자신이 매듭을 짓겠다는(結) 이른바 ‘기승전결론’이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평소 소신인 내각책임제를 완수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JP는 2001년 11월27일 열린 대전시지부 후원회에서 “다음 대통령은 현 대통령중심제를 내각책임제로 바꾸어놓고 대통령 자리를 내놓는, 굳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중심제는 지역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 아니라 1인의 제왕적 대통령에 의한 국정농단을 5년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체(政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충청도 대권론’도 출마명분으로 꼽을 수 있다. “영호남이 같이 손잡을 수 없을 정도로 대립이 심화됐다. 이것을 타파하기 위해 다음 대통령은 충청도에서 나와야 한다”는 논지다.



그러나 JP가 2002년 1월15일에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더라도 여야 유력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뒤 출마를 중도포기할 가능성이 아직은 높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충청지역을 사수하고 대선국면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공전술’이라는 것.

그러나 자민련의 정진석 대변인은 JP출마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JP의 출마목적은 권력을 쥐겠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질서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JP는 내각제가 실현되면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는 것.

이 말은 JP가 집권하면 가장 먼저 내각책임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2001년 상반기부터 자민련 안팎에서 나돌던 ‘JP대망론’문건이나 2001년 8월에 보도된 ‘뉴JP마스터플랜’에는 내각제 추진을 공약으로 걸고, 당선된 다음 2004년까지 내각제 개헌을 완료한 뒤 총선을 실시하고 다음달에 대통령을 사임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JP가 집권하면 추진할 법한 둘째 과제는 대북문제를 포함한 국가안보의 재정립이다. DJ정부의 대북 햇볕정책 추진과정에서 북한상선의 NLL(남방한계선) 침범사태가 발생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비무장지대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는데도 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이틀 뒤에야 공개하는 식의 대북 ‘눈치보기’는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뒤처진 군의 위상과 사기도 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대북정책도 수정이 예상된다. 김종필 총재는 2001년 11월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정부의 대북정책이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정책의 일방성과 과속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국회 동의 없는 대북 현금지원과 식량 무상지원을 반대하며 이산가족이 동숙상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다.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성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21세기에는 근대화의 시대였던 20세기에 비해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분배문제에 신경을 좀더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JP는 경제의 일시적인 부침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경제는 기복이 있는 법이다. 정부가 이 기복을 잘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JP는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교육문제와 관련해서 한 측근은 자신과 JP 사이에 있었던 논쟁을 소개했다. 이 측근이 ‘교육붕괴’라는 용어를 쓰자 JP는 “‘붕괴’가 아니라 ‘부재’다. 우리나라에는 교육 자체가 없다”고 했다는 것. JP는 최근 여러 자리에서 미국 ‘LA타임스’가 아시아 17개국 중에서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나라에 한국이 1위로 꼽혔다고 보도한 것을 소개하면서 교육부재에 따른 인성 상실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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