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기조와 관련, 성장과 분배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고문은 “경제성장과 분배가 상충된다는 생각은 단견”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행되면 분배 역시 개선된다는 것이 이 문제에 대한 역사적 경험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서는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분배 및 복지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성장 자체만으로 분배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분배 및 복지에 관한 제도구축과 그 효율적 집행을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고문은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을 회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대내·외적인 요인이 복합되어 있습니다. 대내적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의 지연 및 정책일관성의 결여 등에 의해 불확실성이 증폭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의 제거가 경기회복의 관건이 된다는 점에서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이 꼭 상충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회복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단기 대책은 재정확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재정지출의 규모를 증가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재정지출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분야를 잘 선정하고 세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고문은 또 “단기적 대책과 함께 구조조정 및 우리 경제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실기업 처리를 조속히 완료하고, 탄력적인 노사정책을 수립하며, 장기적으로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착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표류하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이고문은 “교육재정을 확충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공교육 정책의 기조를 기존의 명목적 평등의 추구에서 실질적 평등의 추구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적 시각의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독립기관을 만드는 일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공교육의 문제는 대학입시 문제에서 기인한 측면이 큽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대학운영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초·중등 교육은 지방정부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끼리 또 지방끼리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선의의 경쟁을 벌이도록 해야 합니다.
‘견훤’ 서인석과는 오랜 친구
우선 대학 입시제도를 완전히 자율화하고 대학의 학문적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여 대학을 명실상부한 지식의 용광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대학의 발전이 있어야만 공교육이 크게 개선되고 지식기반사회 건설을 앞당기게 될 것입니다.”
이고문은 이순신, 나폴레옹 등 무인(武人)들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분열을 극복한 링컨도 존경하는 인물인데 “나라가 어려운 순간에 결단을 내리고 사심 없이 국가에 봉사한 사람들”이라고 존경의 이유를 설명했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은 펄벅의 ‘대지’. “인간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게 그 이유. 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도 좋아하는데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당당함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한다.
이고문의 애창곡은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 유심초의 ‘사랑이여’ 등이며, 기억에 남는 영화는 ‘벤허’, ‘글래디에이터’, ‘공동경비구역 JSA’ 등 대작들이다.
이고문이 좋아하는 배우는 ‘태조 왕건’에서 견훤역으로 열연중인 서인석씨인데 서씨는 개인적으로 이고문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서씨가 역사 속에서 지금의 호남과 충청권을 영토로 하는 후백제의 건국자인데, 이고문이 속한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호남과 충청권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좋아하는 여배우는 김혜수씨인데 그녀의 건강미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이고문의 기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둑. 아마 5단 실력의 고수인데 정치권 내에서는 안동선 의원이 맞상대를 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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