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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2002 대선주자 총출동

정동영 “세대교체, 확실하게 건너뛰자”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정동영 “세대교체, 확실하게 건너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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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고지의 최대 걸림돌은 무엇인가. 현실정치의 역학관계에서 보면 ‘비주류’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고문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장애물을 먼저 생각하고 싶지 않다. 1년 동안 쇄신을 요구하면서 나름대로 ‘정치혁명’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고문은 문화방송 기자 시절 북한부에 근무한 적이 있다. 때문에 북한을 바라보는 눈이 정확하고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고문은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위원장도 나름의 고민이 있겠지만 좀더 부드럽게 나와야죠.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게 아니거든요. 개인적으로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시장을 개방해서 주민들이 굶지 않고 군사적으로도 위협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어요. 김위원장이 올해 초 ‘신사고’를 얘기했을 때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지만 실제 행동은 구시대 방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리더의 자질 때문인지, 체제 자체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어요.

누구든 변하지 않으면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북한이 변한다면 국제사회는 당근을 줄 용의를 갖고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당근이 아니라 채찍을 받는다면 그것은 엄청난 불행이죠. 햇볕정책은 북한의 급격한 붕괴를 막는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경제문제는 차기 대선의 최대 이슈로 꼽힌다. 정고문에게 성장론과 분배론의 관점에서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대립적으로 볼 문제는 아닙니다. 효율이 있어야 형평이 가능하고, 형평이 있어야 효율이 생기죠. 지금까지는 생산한 파이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냐를 논의했지만, 이제 논점을 옮겨야 합니다. 저는 노사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안정적인 노사문화의 틀을 다지는 것이 21세기의 최대 과제입니다. 원칙적으로 노사문제는 양자의 합의에 맡기고, 국가는 그 결과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겠죠.

일본에서는 노사가 싸워도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선을 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회사가 망할 때까지 싸우잖아요. 저는 이것도 구질서의 틀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식 ‘기업자본주의’라고 할까, 사원지주제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노사가 상생하는 ‘선(善)순환 사이클’을 정착시켜야죠.”

정고문은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학벌이 신분을 결정하는 사회풍조를 바꾸는 게 핵심이에요. 국가발전을 위해 우수인재를 교육하는 시스템은 필요하지만,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질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국민적 반발을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 사회는 평등주의를 지향하는 의식이 아주 강하거든요. 결국 한편으로 우수학생을 길러내고, 다른 한편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해야겠죠. 두 가지가 이상적으로 결합돼야 한다고 봅니다.

학부모들도 교육정책을 세우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교사나 학교를 파트너로 해서 정책을 만들었는데, 이젠 교육소비자인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중국이 내건 ‘과교흥국(科敎興國, 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부흥시킨다)’ 정신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고문은 자신의 장점을 ‘청년정신’이라고 말했다.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되던 날 태어난 정고문은 1970년대를 운동권 학생으로, 1980년대를 방송기자로, 1990년대를 개혁정치인으로 보냈다. 정고문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50이 되지만, 마음은 아직도 30대 청춘이라고 말한다. 반면 정치인으로서 자신은 다소 낭만적이라고 말했다. “60이 되기 전에 내 의지로 정치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이나, “뒷모습이 아름다운 정치인을 꿈꾼다”는 그의 소망에서도 정치를 다소 감상적으로 대하는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정고문은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줄 때 ‘꼭 꿈을 이루십시오’라고 쓴다. 그만큼 그는 꿈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12월12일 후원회에서도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욕망이 비행기를 만들었습니다. 달에 가고 싶다는 꿈이 인간을 달에 착륙시켰습니다. 여러분, 이 자리에서 꿈을 하나씩 새깁시다. 가슴 깊이 묻어둔 꿈이 언젠가는 현실로 나타날 것입니다.”

정고문이 존경하는 인물은 정조대왕과 케네디 대통령이다. 두 사람은 모두 혼란스런 시대상황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지적 유연성을 발휘한 사람들이다.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이며, 즐겨 부르는 노래는 조영남의 ‘그대 그리고 나’와 양희은의 ‘아침이슬’이다. 또한 기억에 남는 영화는 ‘D-13’과 ‘박하사탕’이며, 좋아하는 배우는 ‘김혜수’다. 종교는 가톨릭, 취미는 등산과 골프다.

신동아 200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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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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