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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의 땅 아프가니스탄

척박한 환경, 배타적 기질, 보수적 사회

  • 김병호·소설가/공학박사

알라의 땅 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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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펑….”

날마다 반군들이 힌두쿠시 산맥에서 쏘아대는 로켓 포탄이 폭발하는 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폭탄이 떨어지는 곳마다 흙먼지 기둥이 하늘로 솟구치고 그 안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 갔다. 어디 필자인들 예외였겠는가. 카불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도중 힌두쿠시 산맥에서 무자헤딘 반군들이 쏜 로켓 포탄에 의해 22명의 학생들이 즉사하는 와중에 천행으로 목숨은 건졌다. 대신 폭발음으로 고막이 파열되어 청각장애자로 나머지 인생을 살고 있다. 그들이 전쟁을 하지 않는 날은 오직 이슬람의 성일인 금요일과 한 달간의 라마단 기간. 이때는 아프가니스탄의 전국토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져서 선사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누에씨를 체온으로 부화시키는 여인들

아프가니스탄은 전국토가 반(半) 사막지대인데 세계에서 일교차가 가장 심해서 20도가 넘는다. 그러나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지극히 낮은 습도다. 어떤 날은 상대습도가 10%도 안되어 잠을 자다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강우량은 연간 300mm 안팎, 그것도 대부분 겨울철에 눈으로 내린다. 그래서 힌두쿠시 연봉이 흰눈을 이고 있으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이것을 알라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듬해 봄이 되면 눈 녹은 물이 흘러내려 식수로 사용하고 또 들녘에 풀이 자라서 그들의 생계수단인 양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것은 과거에 있던 강이 사라지고, 갑자기 새로운 강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힌두쿠시 산맥에서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때때로 강물의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전형적인 대륙성기후로 여름에는 가마솥처럼 푹푹 찌고 겨울에는 영하 10도를 넘나든다. 거기다가 바람이 잦아 체감온도는 더욱 낮다. 봄이 와도 힌두쿠시 산맥은 겨울이어서 연봉에 흰눈을 이고 있건만, 카불 분지에는 꽃이 피고, 나뭇잎들이 무성해지는 특이한 풍경을 연출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유서 깊은 실크로드의 나라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마을이나 수백년은 되었음직한 고목이 된 뽕나무가 많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뽕나무 잎을 따서 누에를 쳐서 명주실을 뽑고, 그 실을 가지고 비단을 짜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크카펫을 생산한다.

또 뽕나무의 오디를 적당하게 말렸다가 기나긴 겨울철의 식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뽕나무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생명의 나무일 수밖에 없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하는 고급 실크카펫은 부르는 게 값으로 수만달러를 호가하는 것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처녀들은 천연염료를 사용해서 한올 한올 정성을 들여 색을 들인 다음 시집갈 때까지 몇 년 동안 정성을 들여 겨우 1~2장을 완성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계를 이용하거나 여덟 살에서 열 살 먹은 사내아이들을 고용해서 짜기 때문에 품질이 많이 떨어졌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인들이 누에를 치는 것을 보면 문득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땔감이 귀해 실내를 데울 방법이 없다 보니 누에씨를 몸 안에 품고 다니면서 체온을 이용해서 부화시킨다. 그래서 그녀들은 누에를 친자식 대하듯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실크카펫에는 여인들의 따뜻한 애정이 올올이 배어 있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인의 99%는 이슬람교, 나머지 1%는 힌두교 아니면 시크교도 들이다. 그들은 3단계의 종교를 거쳤다. 애초에는 태양숭배 등의 토속신앙이었으나, 다음에는 독실한 불교나 조로아스터(배화교)도가 되었다. 동서 문명을 조화시킨 칸다하르 불교유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특히 서양의 기하학적 무늬와 프레스코 기법이 돋보인다. 부처님상도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필자는 전쟁중이라 폐관한 그곳 중앙박물관의 유물들을 플래시 불빛을 비춰가며 감상했는데,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높은 예술성에 찬탄할 수밖에 없었다. 기원후 7세기 후반에 그들은 불교에서 다시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그중 코란의 어떤 해석도 거부하고 글자 그대로를 믿는 보수적인 수니파가 약 80%, 나머지는 시아파다.

코란과 하디트가 가르치는 것들

이슬람교는 알라신을 믿는 유일신 종교다. 기독교와는 구약성경을 공통으로 사용하는 등 유사점이 있으나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교리가 전혀 다르다. 기독교가 예수를 신격화하는 반면 이슬람교는 예수에게 인간으로서의 선지자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도 생전에 예수를 가리켜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기독교인들은 아브라함의 적자인 사라의 아들 이삭을 정통시 하는 반면, 이슬람교는 장자이면서도 서자인 이스마일을 조상으로 떠받든다.

기독교가 구약시대의 율법을 부정하는 반면, 이슬람교는 모세시대의 율법을 존중한다. 그래서 이슬람교는 ‘이는 이로 갚고 눈은 눈으로 갚는다’는 사회적 행동 지침을 가지고 있다. 이슬람교에서 강간한 자는 돌로 쳐서 죽이고, 도둑질한 자의 손목을 잘라버리는 계율도 구약시대의 것을 따른 것이다.

이슬람교의 경전은 코란과 하디트. 코란은 신의 사자인 인간 모하케느가 알라신의 계시를 적은 것이고, 하디트는 그의 언행록이다. 어느 것이나 인간의 삶의 본질과 그에 따른 올바른 행동지침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슬람교도들이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지정하여 먹지 않는 것도, 또 여자를 특별하게 보호하는 것도 모두 그들 경전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컨대 하디트는 “여자는 보물과 같이 소중한 것이니 잘 간수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는 그들의 보물인 여자들이 혹시나 잘못 될까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부르카를 씌워서 가족 이외의 사람들이 볼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필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있던 3년 동안 부르카를 뒤집어 써서 온 몸을 가린 여자들을 무수히 보았다. 그녀들에게 가까이 접근을 해서도 안되고, 호기심에서 사진을 찍어도 안된다. 만약에 손이라도 한번 잡으면 누가 와서 반드시 죽인다.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형제가 없으면 사촌들이 와서 자기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상대방에게 피의 복수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에게 움직일 수 없는 율법이고, 변하지 않는 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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