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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시아 | 타이완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 왕창웨이(王長偉) < 타이완(臺灣) 중앙일보 서울특파원 >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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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전국상업총회는 천수이볜 정부의 국정운영능력이 제고되고, 그로 인해 국내투자 여건이 개선되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상업총회가 우선적으로 제시한 요구는 세 가지다. 첫째, 정부가 나서 공무원 정리해고자를 위한 재교육기지를 설립하고 연수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 기구 정예화로 인한 공무원들의 대규모 실직은 타이완 경제의 현안 중 하나다. 전체 공무원의 5분의 1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보이며 그 수는 1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둘째,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위해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셋째, 관광업과 레저산업을 발전시켜 중국인들의 타이완 관광을 유도해야 한다. 이는 갈수록 심화되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타이완 중앙일보 고문인 다이성퉁(戴勝通) 중소기업협회 이사장은 “타이완의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모두 중국 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점에 정부는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출이 IT산업에만 집중된 점, 주식시장 과열도 우려되지만 산업 발전이 국가 발전의 중심임을 정부가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기업은 모두 실제적이어야 하고 주식시장은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심리를 유지하는 정도면 된다. 주가 급등이 오히려 경제에 부담이 되는 전철은 더 이상 밟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02년 경기는 호전된다 해도 2003년이나 2004년에는 다시 침체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만약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타이완의 IT산업 기지는 모두 중국으로 이전해 그곳에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 기업들이 타이완이 아닌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그로 인해 외국 자금마저 타이완에서 철수하면 타이완 경제는 붕괴하고 만다.”

중국과의 경제교류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타이완 정부가 중국정부와는 적극적인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일부 타이완 기업인들은 오히려 대륙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이는 정부 정책이 경제 원칙은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런 정부 밑에서라면 차라리 빨리 떠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정치적 고려가 우선한 정부정책은 경제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

국민당 정권 시절에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구호 아래 중국과 타이완이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을 각각 밝히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천수이볜 집권 후 ‘하나의 중국’ 정책 자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거나, 양안은 각각 중국을 대표한다는 식으로 입장이 변화하면서 양안관계의 불확정성은 더욱 심화됐다.



다이 이사장은 올해 경기에 대해서는 낙관하면서도 타이완 기업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정부와 재계의 긴밀한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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