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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장애인 권익 지킴이 박종태

“장애를 무기 삼지 말고 당당히 살아야죠”

  • 글: 이계홍 언론인·용인대 겸임교수 khlee1947@hanmail.net

장애인 권익 지킴이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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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권익 지킴이 박종태

사회복지법인 평화재단의 임득선 이사장(맨 오른쪽)과 박씨는 서로 도우며 ‘장애인 권익 지킴이’ 운동을 함께하고 있다.

“뇌성마비인 데다 눈까지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을 보고 ‘세상에 이런 불공평한 일이 또 어디 있나’ 싶었어요. 저는 너무도 가진 게 많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죠.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고 결핵 때문에 숨이 차지만, 이들에 비하면 제 몸은 너무도 행복한 육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맹아학교는 충주에서 광명, 다시 안산으로 이주했다. 박씨는 수녀를 따라 거취를 옮겨가며 맹아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가죽, 염색, 판지, 대형박스 제조 공장 등에 근무하며 돈을 벌었다. 하지만 1995년 공장의 압착기에 왼쪽손가락 세 개가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산재보상도 받지 못해 이곳저곳 손 치료를 위해 뛰어다녔다고.

“서울 구로동에 손가락 산재협회가 있습니다. 작업 중 손가락이 잘린 직공들의 모임이죠. 저도 협회에 가입했고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덕분에 손가락이 잘리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움직이지는 못해요. 그래서 산재 판정을 받기 위한 투쟁을 벌였어요. 사실 손가락 하나 잘리면 보상 수가가 턱없이 적죠. 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고요. 막상 제가 장애인이 되고 나니까 장애인 권익 보호에 더욱 앞장설 명분이 생겼습니다.”

공장 압착기에 손가락 3개 눌려

-주로 어떤 활동을 했습니까.



“안산시의회 본회의장 화재 사건으로 3개월 복역한 후 길거리의 장애인 시설 개선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안산 시청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없었어요. 장애인은 리프트를 이용하게 되어 있죠. 하지만 리프트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사용하기가 매우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했어요. 하지만 ‘네가 뭔데 이런 걸 요구하냐’는 답이 오더군요. 신문에 ‘장애인 시설 엉망이다’는 제목으로 글을 냈죠. 다행히도 많은 기자분들이나 독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더군요. 마침내 1999년 시청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됐죠.”

그는 관공서는 물론 장애인에게도 불만이 많은 듯했다. 심지어 그는 장애인 단체와 충돌한 일도 많았다고 말한다. 왜 그랬을까.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장애인들은 자신의 신체적 장애를 무기 삼아 사회에 들이밀어요. 사실 선진 복지국가로 나아간다는 징표인지, 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이것을 몇몇 장애인들이 악용하고 있어요. 비장애인처럼 불편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찾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요구한단 말이죠. 능력이 없는 장애인이니까 불쌍해서 봐주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안이한 시각이 오히려 장애인들을 망쳤다고 봐요. 장애인이 특별히 대접받아야 할 이유도 없고, 동정을 받을 일은 더더욱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몇몇 장애인 단체들과 일부 장애인들은 일을 처리할 때 장애인임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했고, 거기에 제가 제동을 걸다 보니 갈등이 참 많았죠.”

-비장애인들보다 장애인들에게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물론이죠. 비장애인들이 배려를 해주니 한술 더 뜨는 거죠.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남의 도움을 받으려 하고, 안 해주면 신체 장애를 들이미니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이제 그런 태도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당당하되 장애를 무기 삼지 말자는 거죠.”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상당수 장애인들은 남을 배려하지 못해요. 받는 데만 익숙하고 베푸는 데는 인색하죠. 자기가 고통을 겪으면 남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안 그래요. 물론 장애인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힘이 있는 장애인들에게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장애인 지킴이 운동을 하면서 늘 조심해요. 남을 제대로 배려하고 있는지, 혹 제 실수로 장애인 전체가 욕을 먹지는 않을지… 항상 되새겨요. 조용한 데서 끊임없이 반성하고 하느님께 기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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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계홍 언론인·용인대 겸임교수 khlee19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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