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호

에어백, ‘흉기’로 변하지 않게 하려면?

  • 글: 김현우 순천대 BK21 계약교수·자동차공학 www.carznme.com

    입력2003-07-30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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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백, ‘흉기’로 변하지 않게 하려면?
    자동차 광고를 보면 충돌시험에서 별을 네 개 받았느니, 다섯 개를 받았느니 하는 홍보 문구가 자주 눈에 띈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장치로는 충돌에 대비해 설계된 차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에어백이다. 에어백이 없으면 충돌시험에서 별 세 개를 받기도 어렵다. 그래서 에어백 미장착 상태, 즉 차량 자체의 충돌 안전성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에어백을 과신하면 안 된다. 에어백이 있어도 안전벨트는 반드시 매야 한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에어백의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없다.

    에어백을 장착한 자동차라고 해서 모든 경우의 차량 충돌에서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것도 아니다. 사소한 충돌에도 에어백이 펴진다면 이를 다시 장착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므로 에어백은 엄격한 작동 조건에 한해서만 작동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충돌방향, 충돌부위, 충돌정도 등에서 조금이라도 작동조건을 벗어나면 에어백은 작동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신주에 충돌하는 경우처럼 자동차 전면의 일부가 극단적으로 변형되는 사고, 트럭의 화물 적재함으로 추돌해 들어가는 경우처럼 충격이 서서히 전달되는 사고, 승용차의 측면에 추돌하는 경우처럼 충돌 대상물이 크게 파손되거나 대상물의 이동이 가능한 사고, 그리고 충격방향이 분산되는 사고 등에서는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에어백은 차량이 어느 정도 속도를 유지하고 있을 때의 충격에 대해 작동한다. 또한 작동이 순간적으로 이뤄져야 하기에 에어백의 팽창속도는 매우 빠르다. 보통 시속 100~300km에 달한다. 이렇듯 신속하게 작동하므로 에어백 덕분에 생명을 건지거나 큰 부상을 면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찰과상 타박상 골절상 화상 등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체구가 작고 체중이 적게 나가는 여성이나 어린이들에게는 에어백의 팽창이 과도한 충격을 입힐 수 있다. 에어백은 대개 체중이 웬만큼 나가는 성인을 기준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에어백에 의해 탑승자가 사망한 사고들이 보고되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 결과 현재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 탑승자의 체중을 감지해 에어백의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스마트 에어백’이 장착되는 추세다.

    에어백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몇 가지 예방조치가 있다. 조수석에 에어백이 설치된 차량의 경우 조수석에 어린이를 태우는 일은 삼가야 한다. 또한 에어백이 장착된 곳 근처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에어백이 작동될 때 그런 물건에 의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에어백이 팽창할 때 운전자의 머리나 목이 아니라 가슴 부위로 팽창하도록 에어백이 장착된 핸들의 위치를 아래쪽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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