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호

풍속기행 외

  • 담당: 김진수 기자

    입력2003-07-30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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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속기행 외
    풍속기행 이형권 지음

    풍속은 한 민족의 운명과 생사를 같이하는 삶의 편린이다. 오랜 시간 집적된 삶의 원리가 반영된 것들이기에 나름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갖는다.

    이 책은 그런 풍속의 현장들을 15년 동안 찾아다닌 저자의 소견을 민속, 마을, 장인, 축제 등 4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민초들의 생활 속에서 아직도 생명력을 간직한 채 전승되고 있는 마을공동체 문화를 비롯해 동구 밖의 장승, 솟대, 돌무더기, 당산나무 등에 깃들인 선인(先人)들의 이야기를 펼쳐보이면서 오늘날 위기에 직면해 있는 풍속의 진면모를 깨우쳐준다. 부제는 ‘역사 향기 그윽한 들길을 따라서.’ (고래실/ 364쪽/ 1만8000원)

    화가와 모델 이주헌 지음

    화가에겐 대체로 자신의 예술혼과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모델이 있게 마련. 화려한 문양과 색채, 도발적 주제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만 해도 자신의 작품을 위해 포즈를 취한 많은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며 예술적 영감과 정신적 안정을 동시에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처럼 화가의 붓끝을 통해 영원을 얻은 모델들에 관한 이야기다. 위대한 화가들과 그들의 대표적 모델 25쌍에 얽힌 이야기들을 통해 인물화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하면서, 화가의 명성에 가려지거나 미술의 ‘소품’쯤으로 폄하됐던 모델들의 삶에 접근함으로써 예술과 인간의 본질을 되새겨보게 한다. 또 고대 서양미술에서 모델이 어떤 존재였고, 어떻게 그 위상이 변화했는지, 미술교육에서 모델의 중요성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다뤘다. (예담/ 324쪽/ 1만8000원)

    내 가슴속의 여로와 풍경 양영훈 지음

    ‘순수 국내파’ 여행작가인 저자가 주말여행을 꽃, 길, 고향, 숲, 섬, 자연생태, 절 등 7가지로 나눠 소개한 테마 여행서.

    구례 산수유 마을, 남해안 해안도로, 인제 진동계곡 등 10년 넘게 한국의 곳곳을 취재한 저자의 기억에 남는 1박2일 일정의 여행지들을 모아 그 여행 느낌을 담았다. 독자들이 각자의 취향과 기호, 그리고 계절에 맞춰 적당한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각지의 풍경사진을 풍부하게 수록하고 여행지의 상세한 숙식정보도 곁들였다. 대한민국의 땅덩이는 좁아도 가볼 만한 곳은 많다는 게 저자의 지론. (성하출판/ 344쪽/ 1만3000원)

    사장이 직원을 먹여 살릴까, 직원이 사장을 먹여 살릴까홍의숙 지음

    ‘아무리 좋은 사장도 사장은 사장’이란 말이 있다. 함께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직원과 사장. 이들이 사이좋게 공존할 수는 없을까.

    저자는 지난 10년간 수백 개 기업에서 사장과 임직원 3000여 명을 상담하며 겪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최대 취약점이 파트너십이라 진단한다. 즉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것들이며, 그 대다수는 사장으로 대표되는 상사와 직원 간 갈등 때문에 생기므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원들이 서로 신뢰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게 절실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CEO 코칭활동을 펼쳐온 저자는 한국형 파트너십의 전형을 전파하기 위해 2001년 컨설팅회사 인코칭을 설립, 현재 대표로 있다. (거름/ 224쪽/ 1만원)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아툴 가완디 지음/ 김미화 옮김

    (과학적) 지식과 (숙달된 의사의) 처치가 질서정연하게 조화를 이루는 분야라는 의학에 대한 일반인들 혹은 의사들 자신의 허상을 깨뜨리고, 있는 그대로의 의학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려는 한 의료인의 자기고백적 기록.

    전체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의사들의 오류 가능성을 짚으면서 어떻게 해서 의료과실이 발생하는지 살펴보고, 2부에서는 의학의 수수께끼와 미지의 세계, 그에 맞선 싸움에 초점을 맞췄다. 3부에선 의학의 불확실성 자체를 집중조명했다. 부제는 ‘불완전한 과학에 대한 한 외과의사의 노트.’ (소소/ 366쪽/ 1만5000원)

    미국의 좌파와 우파 이주영 지음

    살림지식총서 중 제1권. 미국을 테마로 발간한 10권의 시리즈 중 첫 권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오늘날 미국에 대한 윤곽을 잡아나가려는 기획 의도가 엿보인다.

    ‘미국의 좌파와 우파’ 외에도 ‘영화로 보는 미국’ ‘미국 뒤집어보기’ ‘미국 메모랜덤’ ‘반미(反美)’ ‘MD미사일방어체제’ ‘미국의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접근을 통해 ‘미국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살림지식총서는 문고본으로, 인문학 위기 극복에 일조한다는 취지에서 앞으로 인류학, 신학, 사회문화, 철학, 과학, 종교 등을 주제로 매달 10권씩 발간해 한해 동안 100권 이상 선보일 계획이다. (살림/ 95쪽/ 3300원)

    풍속기행 외
    가블린의 바다 上·下 천금성 지음

    2007년 남지나해라는 가상무대를 설정, 강대국들의 제해권 확보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해군의 정예 주력 전투함 ‘이순신함’의 전투상황을 리얼하게 그려낸 해양소설.

    자국 영토임을 내세워 남지나해 해상교통로를 전면봉쇄하는 중국. 이 때문에 주변국들은 정치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해군 작전사령관 이창규 제독은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중동으로부터의 ‘원유수송 해상통로 확보’를 위해 독자적으로 ‘이순신함’을 출동시키는데….

    해양소설 전문작가인 저자는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해군사관생도 순항훈련과 2002년 림팩훈련 등을 참관하기도 했다. (글마당/ 각권 280쪽 안팎/ 각권 9000원)

    운명은 머물러 있지 않는다 김태균 지음

    동양정치사상을 전공하는 정치학 박사가 현대감각에 맞게 들려주는 사주 이야기. 타고난 팔자는 있으되 결정된 운명은 없다고 보는 사주 해석방법을 역설한다. 즉 현대라는 사회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사주를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에세이식 사주 안내서다.

    사주, 관상, 풍수 등의 공부가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술법으로만 필요한 게 아니라 한국인을 이해하고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 절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시각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따라서 그는 무교(巫敎)나 음양오행사상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현대적 접근법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림/ 267쪽/ 1만원)

    숲-보기, 읽기, 담기 전영우 지음

    숲에서 체험하는 ‘느림’과 ‘비움’의 즐거움을 소개한 책. 저자가 어린 시절 단순히 놀잇감을 찾아 동네 뒷산을 오르던 때부터 산림학자로서 연구 목적으로 숲을 찾는 오늘날까지, 40여 년간 누려온 숲의 참맛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숲을 체험하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과 효과에 대해 상세히 서술했다.

    특히 도심의 소음을 차단하는 장소,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 마음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면 나무가 많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숲으로 정해 그곳에서 자연과 감응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암사/ 180쪽/ 8500원)

    살아남은 문명의 유혹 골드차이나 권삼윤 지음

    저자가 중국대륙 곳곳을 누비며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중국인,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시각에서 정리한 책. 중국인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궁극적이고 근원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분석을 펼쳐보인다.

    특히 ‘사람’에 천착한 이 책은 초월적인 신보다는 현실의 영웅호걸이 더 추앙받고, 기계와 제도보다 인력과 관습에 의존하며, ‘관시(關係)’라는 공통된 틀을 지닌 ‘인간공동체’로서의 중국을 대중적인 기행문학의 형태로 분석한 게 특징이다. 책 제목의 ‘골드’는 물질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를 뜻한다. (북로드/ 340쪽/ 1만5000원)

    노무현 코드의 반란 김헌식 지음

    노무현 지지자들이 그들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노무현을 진정한 정책가의 수장으로 제자리에 설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뤘다. 즉 법, 규칙, 조직구조, 조직행태, 인사, 의사결정 과정과 구조, 조직과 네트워크의 습성, 정책변수, 정책과정의 가용자원의 한계, 정책시간 등의 제도적 코드들(노무현의 의도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코드들)과 노무현을 지지한 문화적 코드들 간의 괴리가 제도권에 진입한 정책가들을 괴롭히고 이런 상태에서 사회적 공공성을 지향하는 정책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참여정부가 실패한 것으로 규정되는 구도를 살펴보고 있다. 또 노무현이 가진 정책가적 딜레마를 밝히고 이에 대한 현실적 대응수단(정책)을 모색한다. (월간말/ 280쪽/ 9000원)

    월경(越境)하는 지식의 모험자들 강봉균·박여성·이진우 외 53명 공동집필

    지식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세계의 지성들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삶과 사상을 꼼꼼히 살폈다. 한 인물의 사람됨에서 어떤 사상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전개되는가를 상세히 다룬 ‘세계 지성인 백과사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크게는 테크놀로지, 인문학, 사회영역, 과학 등 4가지 범주로, 작게는 33개 분야에 걸쳐 76명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에는 국내에 이미 소개된 사람도 더러 있지만 처음 소개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이들의 삶에선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미답지를 향해 움직이며 혁명적 발상으로 세상을 바꾸는 공통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한길사/ 888쪽/ 3만5000원)

    풍속기행 외
    재판 마리 자겐슈나이더 지음/ 이온화 옮김

    재판은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모든 재판은 개인의 운명과 한 시대의 상황을 변화시킨 극적인 사건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재판에서부터 중세의 마녀재판, 나치 전범 재판, 최근의 유고 전범 재판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세기의 재판 50가지를 소개했다. 돼지까지 사형에 처했던 19세기 이전 유럽의 재판 해프닝, 여성에게 선거권이 없었던 1872년 미국 대통령선거 투표함에 여자가 투표용지를 넣었다는 이유로 열린 수전 앤터니 재판, 미스터리로 남은 O. J. 심슨 재판 등 흥미로운 법정 공방전들을 담았다. 권력과 양심의 파워게임으로서의 재판의 이모저모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해냄/ 291쪽/ 1만5000원)

    세계 종교 둘러보기 오강남 지음

    ‘종교 문맹’을 깨우치는 세계 종교 안내서.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인류 공동의 정신적·문화적 유산인 종교들을 추려 그 종교들의 창시 배경, 주요 경전, 핵심적인 가르침 등을 역사적 흐름과 맥락에 따라 객관적으로 살피면서 그것들이 역사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왔는지 고찰했다.

    힌두교, 자이나교, 시크교, 그리스도교, 유대교, 도교, 불교, 유교, 신도,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 동학 등 12가지 종교를 다루면서 어느 종교도 순수하거나 유일하다고 주장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오늘날 세계 종교가 부족신관과 배타주의를 뛰어넘어 대화의 물꼬를 트고 평화를 위해 협력하길 기원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에서 묻어난다. (현암사/ 392쪽/ 1만5000원)

    삼국지 나관중 지음/ 황석영 옮김

    역자가 방북사건으로 수감중이던 1997년 무렵 번역을 시작, 최근 완성한 또 하나의 ‘삼국지.’ 조조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전개하거나 번역자 나름의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기존의 일부 삼국지와는 달리 촉한(蜀漢) 정통론에 입각해 실패한 영웅의 일대기를 다룬 나관중의 ‘삼국지’ 원전 판본의 관점을 좇은 것이 특징이다.

    원문의 간결하고 객관적이며 냉정한 사실적 문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되, 주요 전투장면 등에서는 나름의 신명을 얹어 박진감 있게 묘사했다. 210수에 달하는 원전의 한시들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중국 왕훙시(王宏喜) 화백의 컬러삽화 150여 장을 곁들여 고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창작과비평사/ 전10권/ 각권 8800원)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독립 다큐멘터리 연구모임 지음

    역사의 충실한 기록자로, 소외된 아웃사이더들의 삶을 표현하는 매체로 대안적인 영화 미학을 제시해온 독립 다큐멘터리는 현실에 대한 직설적 발언을 특징으로 한다. 이 책은 2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독립 다큐의 역사와 주요 쟁점 및 과제를 제시했다.

    1부에선 그동안 독립 다큐가 어떤 형태로 제작, 배급됐는지 살펴보고, 2부에서는 리얼리티와 진실의 구축, 감독이 작품에 개입하는 형식과 성격, 여성주의적 시각, 디지털 기술과 표현양식 등 현재 독립 다큐가 갖고 있는 4가지 미학적 쟁점을 논하고 있다. 부록으로 주요 작품들에 대한 리뷰와 작품 목록 등을 곁들였다. (예담/ 294쪽/ 1만5000원)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이식·전원경 지음

    결혼 10일 만에 영국으로 떠나 3년의 신혼생활을 그곳에서 보낸 한 부부의 눈을 통해 영국의 힘의 원천을 ‘이성’ ‘합리’ ‘전통’이란 코드로 읽어낸 영국 탐구서.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역사, 민족성, 정치, 경제, 왕실과 귀족제, 시민의 일상을 통해 영국이 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지를 말한다. 2부에서는 언론과 사회문화, 날씨, 습관을 통해 영국의 힘의 원천을 알려준다. 3부에선 케임브리지대와 몇백년 동안 전혀 변하지 않은 도시 케임브리지를 통해 왜 교육이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공저자 중 남편 이씨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바이오인포매틱스센터 선임연구원 겸 전북대 생체정보공학부 강사로, 아내 전씨는 시사주간지 ‘주간동아’ 기자로 재직중이다. (리수/ 319쪽/ 1만900원)

    역사의 길목에서 한승헌 지음

    1960∼80년대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동백림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필화사건, 동아방송 보도필화사건, 보도지침 폭로사건,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씨, 작가 황석영씨 방북사건 등 큰 시국사건들을 주로 맡았던 한승헌 변호사. 그는 군사정권의 괘씸죄에 걸려 2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했고,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장을 맡았다가 현재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이 책은 그가 지난 몇 년간 쓴 칼럼과 에세이 90여 편을 모은 것. 간결하고 위트 넘치는 문체로 지난 인생역정을 풀어냈다. 책 말미에 임헌영 중앙대 교수와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쓴 인물평을 덧붙였다. (나남출판/ 526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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