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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행정수도 위헌결정’ 후폭풍

헌법학자들의 헌법재판소 진단

인적 구성 다양화하고, ‘과도한 정치성’은 배제해야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헌법학자들의 헌법재판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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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자들에 따르면 재판관 자격을 법조인으로 제한하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다. 최고법원 재판관이 헌법재판관을 겸하는 일본에선 외교관, 교수 등 비법조인도 재판관으로 활동한다. 또 우리와 제도가 비슷한 프랑스나 독일의 헌법재판관 중에도 헌법을 전공한 학자가 포함돼 있다.

건국대 법과대학 학장을 역임한 한상희 교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결정성향 분석’이라는 논문(1994년)에서 ‘우리의 헌법재판구조로는 헌법판단을 견제할 공식·비공식 장치가 전혀 없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재판관의 자격요건을 훨씬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역임한 서울대 안경환 교수는 헌재에 헌법 전공자가 없는 점을 지적했다. 헌재 재판진이 주로 민·형사소송을 다뤄온 판검사로만 구성되는 바람에 헌법 이론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 그러다 보니 수도이전 위헌결정처럼 결론을 먼저 내놓고 거기에 논리를 끼워 맞추는 무리한 판결이 종종 나왔다는 것이다.

한국헌법학회 이사를 지낸 장영수 교수도 헌재의 전문성 부족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헌법 해석에 관한 한 최고의 사법기관인 만큼 그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데 헌재의 인적 구성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수도이전 위헌결정의 문제점도 결론이 아니라 논거였다. 결론에 대해선 헌법학계 내에서 찬반의 논란이 있다. 하지만 관습헌법 논리에 찬성하는 학자는 극소수다.”



“재판관 전원 국회에서 지명해야”

현행 헌재 제도가 도입된 것은 대통령 직선제 등을 골자로 한 제9차 헌법개정(1987년 10월)이 이뤄진 후다. 1988년 9월 헌재법이 발효되고 재판관 9명이 임명됨으로써 헌재는 독립적인 위상을 가진 사법기관으로 탄생했다. 안경환 교수는 재판관 구성방식이 헌재의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헌재가 탄생한 것은 1987년의 시민혁명 덕분이다.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워낙 신뢰를 잃은 법원 대신 새 기관에 헌법재판 기능을 맡기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헌재의 인적 구성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시대정신은 새로운 기관에 새로운 역할을 맡길 것을 요구했는데, 전혀 새롭지 않은 인물, 2류 대법관, 구태의연한 인물이 헌법재판관에 임명돼왔다.”

헌재에는 헌법재판관을 보좌하는 직책으로 헌법연구관과 헌법연구원이 있다. 이들은 헌재소장의 명을 받아 사건의 심리 및 심판에 관한 조사와 연구를 한다. 헌법연구관은 주로 현직 판검사를 임용한다. 그보다 하위개념의 헌법연구원은 공법 분야의 박사학위 소지자로 구성된다.

헌법연구원 출신인 가톨릭대 성선제 교수는 “판·검사만 헌법재판관에 기용되다 보니 사회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현직 판사로만 채워지는 대법원도 사회변화를 반영하는 데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시대변화의 수용과 사회정의 실현에 대법원보다 더 앞장서야 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관 자격을 대법관과 똑같이 법조인에 국한하는 것은 큰 문제다.”

역시 헌법연구원 경력이 있는 연세대 김종철 교수도 “현 제도하에서 헌법재판관은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동질성이 강한 특정계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학계에서 지적돼 온 것”이라며 헌재의 인적 구조 개편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재판관의 자격요건 제한 못지않게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삼권분립을 내세운 나눠먹기식 인선과 그에 따른 민주적 정당성 결여다. 헌법재판관은 모두 9명이다.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선출 또는 지명하면 이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동대 이국운 교수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참여연대 ‘사법감시 19호’ 2003년 10월)라는 글에서 ‘대통령의 경우 검찰을 배려하는 의도가 있고, 국회의 경우 각 정당의 나눠먹기가 관행이며, 대법원장의 경우 대법관 제청 탈락자의 구제수단으로 여긴다’고 꼬집었다.

“임기 늘리고 단임제로”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는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처럼 헌법재판관 전원을 국회에서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헌법판례연구회장인 허영 교수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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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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