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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행정수도 위헌결정’ 후폭풍

수도이전 대안 짜내기, 끙끙 앓는 여권

  • 글: 김광현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kkh@donga.com

수도이전 대안 짜내기, 끙끙 앓는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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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행정특별시 건설론은 실질적인 수도이전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위헌시비를 불러올 공산이 크다. 행정특별시가 확정되는 순간, 수도권과 충청권에선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고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국회표결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을 통과시켜준 바 있지만 행정특별시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돌아설 개연성이 높다.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차기 대권주자들이 행정특별시 건설 반대를 천명한 상태다.

행정특별시를 추진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행정특별시특별법’ 등 입법절차를 거쳐 법적 정당성을 획득한 뒤 추진하는 방법과 입법절차 없이 일반적인 건설행정 행위로 추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후자의 방법은 “청와대만 뺀 수도이전 역시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의 장래가 걸린 사업인데, 이를 국민대의기관인 국회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가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라는 반론에 직면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으로선 한나라당과 차별화를 꾀하고 충청권의 지지를 계속 묶어두기 위해 행정특별시와 같은 특단의 카드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는 이처럼 난관이 적지 않다. 정부와 여권은 ‘행정특별시’라는 초강경 카드를 실제로 꺼내 정면돌파를 시도했다가 다시 한 번 좌초할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 행정타운 건설안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제기한 방안이다. 한나라당 역시 앞으로 굵직굵직한 선거를 치르려면 충청권 민심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서울 수도권 민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집토끼, 산토끼 다 잡으려다 보니 단일한 당론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신행정수도 논란이 격렬하게 벌어지던 지난 9월23일 한나라당은 수도이전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면서 ‘충청권 행정특별시’ 건설을 대안으로 채택하려다 반대론이 제기되자 거둬들인 바 있다. 물론 한나라당이 구상한 행정특별시는 여권에서 말하는 행정특별시와 의미가 매우 다르다.

‘제2 과천형’ 행정타운

한나라당 방안은 옮겨갈 수 있는 부처를 다 옮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7개 행정부처, 25개 관련기관을 충남 공주·연기로 옮긴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환경부, 여성부가 지목됐다.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 경제관련 부처는 서울에 그대로 남겨둔다는 것이다.

신행정수도 이전계획이 무산되자 한나라당은 ‘충청권 행정특별시’라는 용어를 ‘행정도시’ ‘행정타운’으로 바꿨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제2 과천형 충청권 행정도시 건설에 대해서는 여야가 쉽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면서 “그러나 행정타운 후보지로 충남 연기·공주를 전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공주·연기에 비해 교통과 생활여건이 좋고 건설비용이 적게 드는 대전·대덕·유성 지역도 행정타운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천형 행정타운 건설방식에 대해서는 충청권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청와대를 비롯해 전 행정부처가 다 내려와 대한민국의 수도가 되는 거창한 희망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하기 때문이다. 몇 개 정부 부처가 이전하는 것만으론 지역 개발효과가 국한돼 충청권 전반으로 파급되기 힘들다. 연기·공주가 행정타운이 된다고 하더라도 개발효과는 그 지역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만 보더라도 과천 자체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됐지만, 중앙부처의 과천 이전 효과는 과천 바로 옆 군포, 안양으로도 미치지 못했다.

여하튼 한나라당은 행정타운조차 당론으로 확정하지 못했다. 당내에 충청권 발전 태스크포스 등 4개 특별팀을 만들어 더 논의하고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방침만 내놓았다. 다만 한나라당은 올해 안에 충청권 종합대책이 담긴 지역균형발전 및 지방분권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이 대안을 내놓으면 그것을 지켜보고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도 행정타운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를 대안으로 공식 채택할 경우 한나라당과 별 다를 것이 없고 충청 사수를 위한 카드로 활용하기엔 약하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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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광현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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