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트가 제공하는 시맨틱 검색. 김연아를 입력하자 출생일 경기기록 라이벌 수상대회 등이 연관검색어로 나타난다.
최근 검색 엔진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전달해주는 데서 한발 나아가 사용자에게 적절한 검색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한다. 네이트가 내놓은 시맨틱(의미 기반) 검색도 그중 하나다. 시맨틱 검색 엔진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를 고려해 다양한 카테고리를 보여준다. 네이트 검색창에 ‘김연아’를 입력하면 출생일, 경기기록, 라이벌 등 연관 검색어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시맨틱 검색 엔진 ‘큐로보(www.qrobo.com)’를 운영하는 시맨틱스 조광현 대표는 “웹1.0시대에는 디렉토리 검색이 대세였고, 웹2.0으로 넘어가면서 키워드 검색이 각광받았다. 웹3.0시대엔 시맨틱 검색이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 론칭한 MS의 검색엔진 ‘빙(www.bing.com)’도 시맨틱 기술을 적용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페이지 왼쪽에 연관 검색어를 보여준다. ‘제주도’를 검색하면 제주도 여행, 제주도 펜션, 제주도 지도 등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MS는 이 같은 연관 검색어 추천을 통해 검색 엔진이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의미에서 빙을 ‘의사결정 엔진(Decision Engine)’이라고 부른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장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시맨틱 검색 엔진 ‘아울림(www.owlim.com)’을 즐겨 쓴다. 아울림 역시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해당 검색어와 관련된 여러 단어를 함께 보여주는 엔진이다. ‘신종플루’를 검색하면 이 단어를 중심으로 백신 부작용, 임신부 백신 접종,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위기단계 하향검토 등 다양한 단어가 함께 노출된다. “정보의 연관성을 찾고 싶을 때, 명확히 알지 못하는 정보를 찾아 활용하고 싶을 때 유용한 방식”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처럼 ‘명확히 알지 못하는 정보를 찾아 활용하고 싶을 때’는 구글의 ‘원더 휠’도 쓸모 있다. 구글 홈페이지에 검색어 ‘4G 단말기’를 입력한 뒤 페이지 좌측 상단의 ‘검색도구열기’로 들어가 ‘원더힐’을 클릭하면 ‘지적재산권’ ‘단말기’ ‘4세대 이동통신’ ‘1박2일’ 등 검색어와 연관된 내용이 둥근 바퀴 형태로 나타난다. 여기서 ‘4세대 이동통신’을 선택하면 가지치기하듯 뻗어나간 또 다른 바퀴가 생기고, 그로부터 ‘4세대 이동통신 포럼’ ‘4세대 이동통신 표준’ 등 또 다른 연관 검색어가 나타난다. 계속 만들어지는 새로운 바퀴를 통해 검색어 입력 당시 미처 생각지 못한 내용까지 찾아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민경배 교수는 “검색은 꼭 필요한 정보를 찾는 능동적인 검색, 노출된 정보에서 흥미를 느껴 반응적으로 이뤄지는 반응적 검색, 검색하며 노는 유희적 검색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시맨틱 검색 엔진은 반응적 검색과 유희적 검색을 하기에 적절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나만의 검색 비서
최근 검색 방식으로 또 한 가지 주목받는 것은 ‘인력기반 검색(human powered search)’이다. NHN 위의석 본부장은 “검색 엔진 사용자의 의도가 과거에는 ‘원하는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알려달라’였다면 최근에는 ‘내가 원하는 답을 달라’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의 검색 엔진이 ‘site finder’였다면 이제는 ‘answering machine’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람’이 원하는 답을 가장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존재는 역시 ‘사람’. 인력기반 검색 엔진은 이 ‘정답’을 전면에 내세운다.
2007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마할로(www.mahalo.com)는 기계적인 검색에 의존하는 구글 등의 검색 엔진과 달리 ‘인간에 의한 검색’을 표방한다. 주요 키워드 검색 결과를 회사 소속 인력이 직접 정리해 제공하는 것. 예를 들어 구글에서 Obama를 검색하면 2억2100만개의 정보가 제공된다. 검색 첫 페이지부터 Obama라는 철자가 들어간 스팸이 등장한다. 하지만 마할로 검색창에 동일한 단어를 치면 개인 프로필, 이미지와 동영상, 연설문 모음, 오바마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간결하게 제공된다. 스팸은 찾아보기 어렵다. 마할로 직원들이 모든 링크를 철저히 검토해 스팸을 필터링하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네이버의 ‘지식IN’, 구글의 ‘놀(Knol)’ 등은 집단 지성을 활용한 ‘인력 기반 검색’으로 볼 수 있다. 2008년 론칭한 위스푼(www.wispoon.com)은 이러한 ‘집단 지성’에 ‘실시간성’을 더했다. 위스푼에 질문을 올리면 로그인한 회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이 내용이 전달된다. 질문을 클릭하면 바로 답변을 올릴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위스푼 첫 화면에는 ‘광화문 광장 분수 가동시간은?’ 따위의 질문이 올라온다.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이병철 연구원은 “너무 많은 정보와 스팸에 지친 사람들에게 인력기반 검색 엔진이 주는 매력은 크다”며 “장기적으로는 기계를 이용한 검색과 인력기반 검색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겠지만, 당분간은 인력기반 검색 엔진이 인기를 모으면서 사용자의 검색 피로도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