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붙은 스마트폰 경쟁
스마트폰은 휴대전화와 PDA의 장점을 하나로 묶은 제품이다. 컴퓨터의 핵심 기능을 전화기와 연결한 것이 스마트폰 기술의 핵심으로 e메일이나 웹브라우저 사용은 물론 업무용 오피스 프로그램까지 휴대전화로 가동할 수 있다.
2008년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시장규모는 2억11만대 규모를 넘어섰다. 올 한 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15%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세는 더욱 빨라져 2015년에는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전화의 시장점유율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노키아, 삼성 등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앞 다투어 스마트폰 개발에 나선 것은 물론 구글, MS 등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휴대전화에 맞는 운영체제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의 실효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해외에서 스마트폰이 고속행진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정작 휴대전화 시장의 첨단을 달린다는 국내시장에서는 스마트폰에 대한 반응이 몹시 차가웠다.
전문가들 역시 얼리어댑터들이 대거 포진한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의 도입이 이처럼 늦어진 것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진부한 경쟁체제 때문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통신사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해온 데이터서비스를 스마트폰이 잠식해 무선인터넷 콘텐츠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개발을 꺼렸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활성화할 경우 스마트폰의 PC싱크나 와이파이(WiFi) 등을 통해 직접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던 콘텐츠를 통하지 않고도 제한 없이 각종 인터넷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게 된다. 가입자가 늘어날 경우 이통사들의 콘텐츠 수익이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란 이야기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일부 마니아들이 거금을 주고 스마트폰을 국내에 들여와도 운영체제가 맞지 않아 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친숙하지 않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국내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외면한 이유 중 하나다. 일반 휴대전화 UI에 익숙한 사용자들로서는 스마트폰 UI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느린 처리 속도나 잦은 오류, 작은 LCD, 국내 OS에 맞는 프로그램 부족 등도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활성화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것은 얼마 전 애플사의 ‘아이폰’이 정식으로 국내에 출시되면서부터다. 스마트폰이라는 신개념 휴대전화의 모델이 될 만한 제품으로 평가되는 애플의 아이폰은 휴대전화를 통한 콘텐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터치 기반의 새롭고 편리한 UI와 다이내믹한 화면구성으로 지금까지 사용자들이 우려하던 불편한 사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 및 웹 기반 서비스 등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이동통신 시장에서 스마트폰은 이제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음성 중심의 매출구조를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데이터 중심 매출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