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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문제 해결은 통일로 가는 마지막 관문”

보수와 진보의 대화와 상생 토론회 ② 통일문제

  • 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핵 문제 해결은 통일로 가는 마지막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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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진보, 보수가 말하는 ‘통일로 가는 길’

서재진: 2부에선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통일을 위한 정책방향을 토론하겠습니다. 먼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대북정책의 득실과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햇볕정책의 득과 실에 대해서는 그간 연구가 많았습니다. 이 자리에선 과거의 논의를 되풀이하기보다는 간략하게 평가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하고,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견인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겠습니다.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권만학 교수가 먼저 말씀해주십시오.

권만학: 1부에서 말한 대로 보수, 진보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기득권을 공유하려는 세력을 가리킵니다. 통일과 관련해 보수의 시각은 3,4,5공화국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엔 승공, 반공이 통일의 키워드였습니다. 북한에 자유민주주의를 전파해 통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흡수통일을 의미하죠. 반면 진보는 남북한의 평화 공존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평화공존을 이루고자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이 나왔다고 봅니다. 햇볕정책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탈냉전 상황에서 한반도만 냉전을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서독이 동독에 했던 것처럼 먼저 주고 나중에 받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열정은 좋았는데 정책의 효율성이 낮았어요. 대북정책과 관련해 국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일에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지나치게 강경합니다. 비핵·개방3000은 비핵화를 남북관계 발전의 전제로 삼고 있는데, 이는 일방적 시각으로 북한을 들여다본 겁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북한은 이라크의 사례를 보면서 실제로 위기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부분을 고려 하지 않고 ‘네가 핵무기를 개발하느냐, 그건 말이 안 된다’고만 밀어붙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핵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봅니다.

서재진: 김호섭 교수는 어떻게 보나요?

김호섭: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굉장히 잘못된 것입니다. 햇볕을 쪼이면 외투를 벗는다는 주장인데, 북한은 햇볕을 쪼여도 외투를 벗지 않았습니다. 결과물이 아무것도 없었죠. 우리는 햇볕이라고 했는데 북한은 그것을 방사능으로 봤습니다. 외교정책은 결과가 중요합니다. 결과가 엉망이기 때문에 좋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결과가 실망스러웠을까요? 김정일 체제와 북한 주민을 분리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햇볕정책은 김정일 체제가 강해지면 대한민국에 플러스가 된다는 생각을 전제로 삼았어요. ‘북한이 지금 붕괴하면 큰일 난다, 한국 경제가 망한다’고 국민들에게 말하면서 김정일을 원조했습니다. 김정일 체제가 강해지면 대한민국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통일정책,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한국도 외국으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금으로 받은 적이 별로 없어요. 현금을 주면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주는 사람이 알 도리가 없습니다. 햇볕정책은 전제와 방법이 모두 틀렸습니다. 햇볕정책을 다시 도입하는 건 절대로 안 됩니다.



“핵 문제 해결은 통일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정경영

정경영: 남북한 신뢰 구축 측면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의 대북정책은 성공했다고 봅니다. 다만 한반도의 특수성을 간파하지 못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는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역학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간파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민족끼리만 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한·미 관계를 비롯한 주변의 역학관계가 흐트러졌습니다. 상대적으로 김대중 정부는 국제관계를 매끄럽게 처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한미 관계가 심화·발전하는 모습은 성과로 봐야겠습니다만, 북한을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급변 상황 때 북한이 중국과 가까이 지내는 쪽으로 마음을 먹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주의적 북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주민들의 마음을 우리 쪽으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서재진: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조영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단순 지원 중심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은 개발지원 정책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정책도 제가 파악하기로는 개발지원에 무게를 뒀습니다. 이 부분에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평화가 상생이고, 번영이 공영 아닙니까? 두 정책은 동일한 패러다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빠뜨린 게 있습니다. 무역이 이뤄지면서 상호의존이 호의적 관계로 발전하면 평화가 오지만 종속적 관계가 구축되면 갈등이 발생합니다. 역대 정부는 햇볕정책을 구사하면서 국민에게 평화만 부각했습니다. 갈등이 일어날 소지에 대해선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죠. 노무현 정부는 ‘비핵’과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2006년 실시된 북한의 1차 핵실험은 개발 지원이라는 호의를 북한이 송두리째 무너뜨린 것입니다. 따라서 햇볕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봐야 합니다.

서재진: 논점을 좁히겠습니다. 권만학 교수가 지적한 대로 김대중 정부도 흡수통일을 목표로 햇볕정책을 펼쳤습니다. 결국 북한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바꾸는 게….

권만학: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보수세력과 흡수통일을 연결지어 말했습니다.

서재진: 예. 알겠습니다. 제가 잘못 알아들었네요. 어쨌거나 김대중 정부도 대북정책의 목표는 북한 체제의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햇볕을 쪼여서 스탈린 체제의 옷을 벗긴다는 거였죠. 이명박 정부도 북한의 변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북한이 비핵, 개방에 나서면 1인당 소득을 3000달러로 높여주겠다는 게 핵심인데, 목표에선 햇볕정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수단과 방법에서 두 정책이 서로 다릅니다. ‘햇볕을 쪼이느냐’ ‘압박하느냐’에서 차이점을 드러낸 것이죠. 김정일 정권은 경제 발전보다는 권력 유지를 바랍니다. 핵 무장은 현상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수단·방법을 중심으로 앞선 두 정권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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