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오세훈, ‘혹독한 네거티브 계절’ 견뎌낼까?
2009년 12월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모처럼 행복해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월드컵대회를 ‘창의적 아이디어’라고 치켜세웠다. 오후 6시 빨간색과 초록색의 레이저 조명이 발사되면서 스노보더들이 경복궁과 북악산을 배경으로 날아올랐다. 시민들은 탄성과 환호를 연발했다. 오 시장이 상상한 그림이 현실이 됐다.
그러나 그를 괴롭혀온 ‘이벤트 행정’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그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길고 긴 네거티브의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 “최초의 재선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경쟁자들은 ‘한강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광화문광장’을 파헤치겠다고 벼른다.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엔 원희룡(양천갑), 나경원(중구), 정두언(서대문을) 의원의 참여가 점쳐지고 있다. 원 의원은 12월7일 “용산 참사현장에 한번도 안 갔지 않으냐”고 오 시장의 아픈 곳을 공격했다. 원 의원은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의 개혁성향 소장파다. 나 의원은 대중적 인기가 높다. 유세에 나서면 시민들이 먼저 알아보고 손을 내민다. 정 의원은 ‘외국어고 개혁’‘노래하는 국회의원’으로 자주 매스컴을 타고 있다. 민주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 이계안 전 의원, 김성순(송파병)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민주당은 ‘반MB’ 바람, ‘정권심판’ 바람이 불어주기를 기대한다. 송 의원은 민주당의 차세대로 꼽힌다. 현대 CEO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준비된 시장’임을 내세운다. 김 의원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높은 인지도, 개혁성으로 어필한다는 구상이다.
여야 유력 주자는 모두 TV토론에 능수능란하다. 상대의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다. 매스컴은 서울시장후보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한다. 언제든 예측불허의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 경기
김문수의 깊어가는 고민
김문수 경기지사가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서울 출퇴근에 넌더리를 내는 시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21세기 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민 76%가 ‘3개 노선 동시 착공’을 원한다. 김 지사는 현재 거론되는 여야의 경기지사 선거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지사선거는 안개 속이다. 재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김 지사의 결심에 따라 선거구도는 급변한다. 김 지사 측근은 “2010년 초쯤 지사 재출마 또는 대권 도전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 한나라당에선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고양 일산 서),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 임태희 노동부 장관(국회의원·성남 분당을),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국회의원·광명을)이 대안이다. 친박계인 김 위원장은 당 대변인을 역임했고 4선의 중량감을 갖고 있다. 남 의원은 4선의 개혁성향 소장파다. 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전 장관은 광명시장을 역임하면서 경기도에서 인지도가 높다.
이들 중 한 사람은 민주당 유력 후보인 김진표 최고위원(국회의원·수원 영통)과 대적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부총리,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김 최고위원은 경기지사 후보군 중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12월8일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당이 판단하고, 국민이 생각한다면 당연히 경기지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대 김진표’ 구도와 비교하면 다른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확률은 아무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대선주자 지지율 3위권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참여당 후보로 나설 경우 일대 난전이 불가피하다.
이외 민주당에서는 원혜영(부천 오정), 천정배(안산 단원갑), 이종걸(안양 만안), 김부겸(군포) 의원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진보신당의 경우 심상정 대표가 출마 여부를 놓고 당내외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 인천
이윤성 장로의 J교회 무력시위?
인천시장선거에 나설 여야 주자들은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안상수 인천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송도, 영종도 개발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인천 남동갑)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 부의장은 최근 인천 J교회 장로로 취임하는 예배 자리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세를 과시했다. 인천 발전을 위해선 여권의 실세가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한다.
박상은 의원(인천 중·동·옹진)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황우여 의원(연수)은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유력 주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유정복 의원(경기 김포)은 경제인을 중심으로 ‘외곽 조직’을 다지는 등 탐색 중이다. 친박계 초선인 윤상현(남을) 의원도 의사를 갖고 있지만 경력을 좀더 쌓은 뒤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태진 인천시 남동구청장도 출마 의사를 비쳤다.
민주당에서는 유력 주자로 거론되던 송영길 의원(계양을)이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전직 의원 간 4파전 양상이다. 유필우 전 의원(인천시당위원장)은 배수진을 친 입장으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 인천시장후보 당내 경쟁에 뛰어든 게 이번이 세 번째다. 문병호 전 의원은 인천시당 정책위원장 자격으로 여러 정책 토론회를 주도해왔다. 부평미군부대 이전 등 현안 해결에 의욕적이다. 김교흥 전 의원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천도시경영연구원을 통해 지역발전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기문 전 의원은 7월부터 영업택시를 몰며 바닥 민심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김성진 전 최고위원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한편 민주당과 민노당, 사회단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성사되면 선거 판도에 변수가 될지 모른다. 이호웅 전 의원이 민주당 인천시당 내 ‘2010 민주연대 특별위원장’을 맡아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박희제│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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