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공기업 경영자율권 확대 실험 1년

‘경영 성과는 합격, 평가 잣대는 보완 필요’

IBK기업은행 · 인천국제공항 · 지역난방공사 · 한국가스공사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경영 성과는 합격, 평가 잣대는 보완 필요’

1/10
  • ● 민간 경쟁기업과 비슷한 환경 조성해줘야
  • ● 경영효율화 위한 내부 체질 개선 목적
  • ● 2011년 한국공항공사, 한국산업은행 등 2곳 추가
  • ● 동기 부여 미흡 vs 통제불능 상태 초래 논란
‘경영 성과는 합격, 평가 잣대는 보완 필요’
전직 공기업 사장 K씨의 말이다.“공기업들, 왜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지 아세요? 규제가 너무 심하니까 그런 겁니다. 공기업 직원들이 무사안일하다고 하지만 말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일을 잘하면 인센티브를 더 주고. 그렇게 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맛이 나지 않겠습니까. 닦달만 한다고 되겠어요?”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사회적 화두가 돼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에 박수를 보냈던 게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공기업은 한국 사회와 경제를 떠받치는 큰 축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이들의 분발이 더욱 요구된다.

그동안 한국의 공기업은 일을 잘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영이 발표한 ‘공기업의 성공 비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가운데 8명은 공기업이 민간기업보다 비효율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배구조와 전략 개선 등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09년 한국관광공사 등 24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4~08년 자산과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경영의 자율성 및 전문성 결여, 투자비 조달의 어려움, 기업회계처리 미비 등이 원인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공공기관의 선진화를 위해 민영화·통폐합·인력감축 및 보수체계 합리화 등 외형적인 구조개혁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구조개혁이 내부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하나의 ‘중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부가 2010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경영자율권 확대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공공기관 기관장에게 인사, 조직, 예산 등의 자율권을 부여하고 그 대신 일정한 성과목표를 달성토록 하는 사업이다. 좀 더 자세히 보면 해외사업 및 신규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기관장이 자율적으로 증원할 수 있으며, 조직을 신설하거나 직위 및 직급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예산과 관련, 초과이익이나 원가절감 부분의 10%를 인센티브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해외사업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별도의 급여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

‘너지 효과’ 기대

이것이 과연 ‘너지(nudge)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는 뜻인 너지는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내지 간섭을 지칭한다. 한때 화장실 소변기에 붙어 있었던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기억할 것이다. 암스테르담 공항 남자 화장실에선 이 스티커로 소변기 밖으로 새는 소변량의 80%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경영자율권 확대를 이처럼 은근한 부추김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IBK기업은행,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4개 공공기관의 기관장에게 이런 경영자율권을 주고 변화를 유도했다. 올해 1월4일에는 한국공항공사, 한국산업은행 2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기존 4개 기관의 2010년 실적에 대한 최종 이행평가는 올해 4월에 한다. 여기서 평가등급이 ‘우수’일 경우 자율권을 지속하고, 기관장의 연임을 건의하며, 임직원에게 성과급이 부여된다. ‘보통’의 경우에도 자율권이 지속되지만 ‘부진’으로 평가되면 자율권을 회수하고, 기관장의 자진 사퇴 유도, 임직원의 성과급 차감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해당 4개 기관으로부터 지난 1년 동안의 추진실적 예상치를 받아보니 대부분 ‘우수’에 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도 이들의 경영자율권을 잠정적으로 연장키로 했다.

1/10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목록 닫기

‘경영 성과는 합격, 평가 잣대는 보완 필요’

댓글 창 닫기

2023/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