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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도둑’ 연기로 부활 전지현

“김수현과의 키스신보다 육두문자 대사가 더 짜릿했어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발칙한 ‘도둑’ 연기로 부활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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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도둑’ 연기로 부활 전지현

영화 ‘도둑들’에서 전지현은 줄타기 전문 도둑으로 등장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뭔가요.

“모든 신을 재미있게 즐기되, 긴장하면서 촬영했는데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김윤석 선배(마카오 박)와 함께 찍은 신으로 할래요. 김윤식 선배가 소위 연기파 배우잖아요. 근데 현장에서는 아우라가 굉장히 편안하고 자유로웠어요. 부럽더라고요.”

▼ 현장을 휘어잡을 것 같은데 의외네요.

“김윤석 선배에겐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어요. 물론 현장 분위기가 그가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휩쓸려갈 때가 많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나쁜 답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같이 분위기를 타면서 연기하는데도 그 선배는 유독 자유롭더라고요.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어도 연기가 살아요. 멋지더라고요.”

▼ 출연진이 스타파와 연기파로 나누어져 있었다던데, 소속이 어느 파였나요?



“스타파죠. 스타파의 선두주자요. 김윤석 씨가 절대 스타파가 될 수 없듯 스타파도 아무나 못 하는 거예요(웃음). 김윤석 선배가 영화시사회 끝나고 기자간담회에서 멋진 말을 하시더라고요. ‘5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단 한 명의 스타도 없었다’고. 맞는 말이에요. 저흰 그저 한 팀이었어요. 팽팽한 신경전이나 경쟁구도 없이 서로 잘해보자고 격려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이 멤버 그대로 촬영을 몇 년이고 계속해도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 알고 싶고 궁금했던 배우들을 한꺼번에 만나 즐거웠어요.”

추억보다 일

▼ 김혜수 씨와 미모를 놓고 각을 세우진 않았나요?

“전혀요. 색깔이 워낙 다르니까요. 배우 본연의 색깔도 다르고, 영화에서도 캐릭터 간에 부딪칠 일이 없어요. 그래서 자기 것만 각자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왜냐하면 도둑 개개인의 매력이 굉장히 뛰어나거든요. 다 도드라지죠. 각자 맡은 바만 잘해도 영화가 잘되겠더라고요.”

▼ 줄 타는 연기가 인상적이던데 직접 한 건가요?

“대부분 직접 했어요. 아주 위험한 부분만 대역을 썼죠.”

시간을 거슬러 그의 연기 인생을 잠시 돌아보자. 1997년 전지현은 하이틴 잡지 ‘에꼴’의 표지모델로 얼굴을 알린 뒤 이듬해 박신양, 김남주가 주연한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오종록 PD는 신인답지 않은 그의 끼와 가능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1999년 그를 다섯 남매의 삶을 그린 드라마 ‘해피투게더’에 남매 중 막내 역으로 캐스팅한다. 이 작품은 이병헌, 송승헌, 김하늘 등 화려한 출연진과 탄탄한 스토리가 어우러져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조연으로 맛깔스러운 연기를 펼친 전지현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한 복사기 광고에 출연한 그는 눈을 뗄 수 없는 뇌쇄적인 테크노댄스로 단숨에 몸값을 올린다. 그가 사회적 통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당찬 이미지를 표방한 X세대의 대표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 여세를 몰아 스크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그는 ‘화이트 발렌타인’(1999) ‘시월애’(2000)에 잇따라 출연한다. 2001년엔 ‘엽기적인 그녀’로 아시아를 사로잡으며 미모의 한류스타로 배우인생의 전성기를 누린다.

▼ 원래 꿈이 배우였나요?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꾼 건 아니에요. 우연한 기회에 잡지 표지모델을 하고 그것을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데, 하다 보니 잘하고 좋아지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이 일을 하면서 배우생활을 오래 하고픈 꿈이 생겼고, 그 꿈을 이뤄가고 있어요”

▼ 서울 강남에 있는 언북초등학교, 언주중, 진선여고를 나왔던데 학창 시절에는 어떤 아이였나요?

“발랄했어요. 남자친구보다 여자친구가 많았어요.”

▼ 강남에 계속 살았으면 어려움 없이 자랐겠네요?

“맞아요. 줄곧 강남에서 살았어요. 집안에 특별하게 내세울 건 없지만 가정형편이 나쁘진 않았어요. 또 중학교 시절부터 일을 해서 나름대로 돈을 벌고 있었고요. 일을 하면서도 학교생활에는 충실했어요. 몰두해야 할 일이 있어서인지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사춘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방황하고 힘들 만한 시기를 잘 비껴갔죠.”

▼ 연예인이라 학교생활이 불편하진 않았나요?

“전 한 번도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의식하면 할수록 외로워진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어요. 그래서 친구관계나 학교생활로 속을 끓인 적은 없어요. 대신 일상 속에서 추억을 만들어가는 평범한 삶이 어떤 건지는 몰라요.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최근에 ‘신랑(남편 최준혁씨)’이 대학 졸업할 때 선배가 바지를 벗겨 난처했던 경험담을 들려준 적이 있어요. 그때 든 생각이 ‘난 당시에 뭘 찍고 있었지?’였어요. 그 사람에겐 추억이 있지만 제겐 작품 속 추억이 전부거든요. 다시 태어나서 일과 추억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거냐고 서로에게 물었는데 그 사람은 추억, 저는 일을 선택했어요. 일 때문에 잃은 건 없어도 얻은 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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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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