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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熱情 50대!

황상민 교수가 본 대한민국 50대

암울한 베이비부머? ‘권력세대’의 부활?

황상민 교수가 본 대한민국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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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교수가 본 대한민국 50대
‘지구가 만일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이라는 이야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100명이 사는 지구에서 20명은 영양실조, 1명은 굶어 죽기 직전이고, 15명은 비만이며, 18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조차 마실 수 없다. 자가용을 소유한 자는 7명,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은 1명뿐이며, 12명만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이 지구 전체의 삶으로 보면 아주 특별한 일이 된다. 축소된 세계를 통해 실제 세계를 보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자기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 그런 사실을 알기 위해 교육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를 새삼 알게 된다. 냉장고에 음식 재료가 있고, 입을 옷이 있고, 머리 위에 지붕이 있고, 누워 잘 자리가 있다면 바로 나 자신이 세계인구의 75%보다 행복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과정에서 50대를 이해하려면 이와 같은 비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거쳐 가는 50대라고 한다면, 그 자체에서 우리가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50대는 이 사회의 진정한 세대권력으로 등극했는가. 그 답은 바로 우리 사회에서 이들 세대가 자신들에게 닥친 ‘중년기의 과제’를 무엇으로 설정하느냐에 달렸다. 성장과 발전의 세대로 볼 것인지,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변신을 시도하는 세대로 볼 것인지의 문제다.

50대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다시금 돌아보고, 미래에는 지금과 다르게 또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 계속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한국 사회에서 50대가 가진 선택은 이런 문제와 그리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나은 삶을 꿈꿀 것인가, 아니면 지금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면서 현재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 할 것인가.

한국 사회의 잠재된 에너지



황상민 교수가 본 대한민국 50대

동아마라톤 최우수선수로 뽑힌 50대 ‘러닝맘’ 정기영 씨.

2012년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한국 사회의 50대는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뚜렷이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선택에 대해 50대는 힘들어한다. 상처 입은 승리다. 그렇더라도 흔적처럼 남은 상처를 보듬으려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힘, 꿈과 희망의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 당위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온 경력과 경륜을 스스로 인정하고 가치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꿈을 펼칠 기회를 중년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신의 경력과 경륜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당신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 답을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의 상황이 자신이 처한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현재 일주일치밖에 식량이 없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제대로 먹지를 못해 당신은 힘을 쓰기가 버겁습니다.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당신은 지난 한 달 동안 거의 연명하는 수준에서 영양을 섭취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연명하더라도 이제 일주일 후에는 식량이 바닥나고 맙니다. 이후에 식량이 생길지도 알 수 없습니다. 현재 상태로 연명하는 것이라면 힘이 없어 특별히 밖에 나가서 뭔가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럴 때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일주일치 식량으로 하루 정도 배불리 먹고 기운을 차려 먹을 것을 찾아 밖으로 나서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일주일치 식량을 더 아껴 2, 3주를 더 연명하며 누군가 식량을 가져다주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누군가 내게 와서 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정말 큰일이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 선택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준다. 아니, 당신 삶의 가치가 무엇이며, 현재 당신이 50대라면 어떤 삶을 선택하게 될지를 알려준다. 이 사회에 살고 있는 50대의 심리를 분석할 수 있는 토대다.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 누군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영웅은 없다. 영웅은 갔거나, 영웅이라 믿었던 사람이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그래서 마음을 둘 곳이 마땅찮은 50대는 대중문화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시 추스르려 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스스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웅크렸던 자신을 다시 일으켜 존재감을 발휘하고자 하는 50대의 정신이 있다. 무엇으로 이것이 드러날 것인가. 그것은 현재 이 사회에 잠재된 에너지다.

무엇을 지향하는 삶인가. 현재의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더 있어야 한다. 정치든 대중문화든 ‘권력을 다시 쥔 세대’의 명예를 추구하는 50대라면 바라보는 미래는 암울하다. 하지만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교적 나은 현재를 만든 50대이기에,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문화의 정체를 새롭게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부모 세대와는 분명히 다른 사회를 경험하고 또 이것을 직접 만들어낸 첫 세대이기에, 그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이다.

신동아 201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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