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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유예할부 얕보다 빚더미 올라앉는다

판매 급증…수입차의 불편한 진실

  • 김지은 │객원기자│likepoolggot@empas.com

유예할부 얕보다 빚더미 올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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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자동차 10대 중 1대는 수입차다. 최근 수입자동차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2010년 도입된 수입자동차 유예할부 제도의 영향이 적지 않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올해 들어 중고 수입자동차시장에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목을 옥죄는 유예할부 제도 등 수입차의 불편한 진실을 취재했다.
유예할부 얕보다 빚더미 올라앉는다

중고차 매장에 나온 중고 수입자동차들.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수입자동차 중고판매상. 이곳 지하 주차장에는 요즘 서울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급형 수입차부터 억대의 고가 수입차까지 새 주인을 기다리는 중고 수입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딜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호객행위 금지’ 문구를 의식해서인지 손님이 먼저 말을 걸거나 차량을 살펴보기 전까지는 딱히 수선스럽게 밀고 당기는 일은 없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대개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딜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적정 가격선의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오지, 무턱대고 매장을 방문하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수입차는 신차와 중고차의 소비자층이 뚜렷하게 나뉘는 경향이 있다. 신차의 경우 20~30대 고객이 많아졌지만, 중고차 구매자 중엔 예전에 비해 신중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고객이 더 많아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10년 전만 해도 자영업자, 소상공인들도 수입차를 많이 몰았어요. 그런 분들이 이곳 중고 수입차 매장 주 고객이었죠. 요즘은 그런 분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오히려 진짜 돈이 있는 분들이 자기 필요에 의해 수입차 구입을 고려하는 예가 많습니다.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감가상각비 면에서 불리해요. 4000만 원대의 신차가 매장 문을 나서는 순간 3000만 원대로 떨어지는 게 수입차거든요.

그런데 여기 중고차들은 비닐만 벗겨냈다뿐이지 새 차와 다름없으니까 실속파들에겐 가치가 있는 겁니다. 인기가 높죠. 젊은 분들은 요즘 유예할부 제도 때문에 신차 구입이 쉬워 새 차 기분을 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돈 있는 분들은 오히려 그런 제도에 눈을 안 돌립니다. 이자만 내다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을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게 유예할부 제도예요.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한 사기행각에 가깝다고 봅니다.”

‘유예할부’로 부채 수렁



매월 20만~30만 원만 내면 외제차를 탈 수 있다는 말만 내세워 판매한 후 3년간 이자를 꼬박꼬박 받다 원금을 일시 납부하라고 종용하는 게 유예할부 제도라는 것이다. 뒤늦게 현실을 깨닫고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지만 유예할부로 차를 사는 사람이면 대개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차 시장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할부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돈 있는 사람이 뭐하러 비싼 이자 내가며 일반할부도 아닌 유예할부를 하겠습니까.”

유예할부 제도 이용자 대다수의 연령층이 경제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20, 30대인 이유다. 우선은 큰돈 들이지 않아도 되니 ‘나도 외제차 한번 굴려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수입차를 구입했다가 3년이 지나자마자 원금 상환 압박의 철퇴를 맞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09년 6만993대였던 우리나라 연간 수입자동차 판매 대수는 이듬해인 2010년 9만562대, 2011년 10만5037대, 2012년 13만858대로 급증했다. 전체 자동차의 5%대였던 비중 역시 10%대를 넘어섰다. 매출액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체 내수시장 판매액의 30%에 육박한다. 수입차의 평균 판매가가 국산차의 3배에 달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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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객원기자│likepoolggo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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