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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호남이 안철수 택하면 그날로 끝

민주당 붕괴론의 실체

  • 황장수│미래경영연구소 소장 pjbjp24@naver.com

호남이 안철수 택하면 그날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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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이 김한길 대표 체제로 새로 꾸려졌다.
  • 그러나 ‘민주당 붕괴론’이라는 암운이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은 내부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내고 있다.
  • 아직 근원적인 해결책을 보여주지 못했다.
  • ‘길게 보면 해체가 정치 발전에 더 낫다’는 비관론이 여전하다.
호남이 안철수 택하면 그날로 끝
지난 4월 24일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이후 민주당 붕괴론이 광범위하게 회자됐다.

열흘 뒤인 5월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가 61.72%를 득표해 23%p가 넘는 표차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김 대표는 쇄신과 변화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붕괴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민주당 새 지도부는 친노-비노 대립, 주류-비주류 대립을 쓰레기통에 넣고 교조주의, 인기영합주의, 계파 패거리주의, 나눠먹기 같은 낡은 관행을 청산해 정치쇄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이번 지도부가 임기 2년을 채울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의 장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차기(2017년) 대선의 승리 가능성과 연관되어 있다. 즉, 지금의 민주당 내 잠재 대선주자들로서는 차기 대선에서 승산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점이 민주당 붕괴론의 진앙지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중심축은 여전히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이다. 다른 어떤 것도 이를 대신할 수 없다. 지난해 초 친(親)노무현 세력의 당 외곽 조직이 모바일 선거와 국민 참여경선 등으로 당을 장악했다. 이번 5·4 민주당 전대 결과 친노는 외면받았다. 대신 호남지역 기반은 더 공고해졌다.

‘호남이 주도해 집권해야 한다’는 호남 패권주의가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호남 패권은 집권이 중요하지, 당의 간판이 민주당이냐 아니냐, 적자(嫡子)냐 서자(庶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지금 민주당이 겪는 위기의 본질은 대선 당선 가능성과 호남 패권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개혁? 임기 채울지도 의문”

안철수 씨가 일반의 상식을 깨고 4월 보선을 통해 원내에 깜짝 진입할 거라고는 지난 대선 직후 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6시 반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는 시점에서 그의 정치적 장래는 극히 불투명했다. 그러다 3월 3일 오후 대리인 금태섭 변호사를 통해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여야 정치권에 혼돈을 가져왔다.

3월 4일 아침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인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사퇴했고, 곧이어 박 대통령이 야당의 비협조에 대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를 표시했다. 안 씨의 출마 타이밍은 대통령과 야당의 정쟁(政爭) 시점과 일치해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안 씨의 급작스러운 출마는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에 ‘멘붕’에 가까운 충격을 불러왔다. 안 씨는 초반에 야권 진영의 거센 반발과 비난에 직면했으나 결국 대선 빚 갚음용 민주당 무공천을 관철시키며 압승을 이끌었다.

사실 민주당 무공천의 숨은 이유는, 민주당에선 누가 나가도 승산이 희박하다는 점이었다. 민주당은 어차피 자신이 못 먹을 떡을 가지고 선심을 쓴 격이다. 안철수 씨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노회찬 X파일 관련 공방이 쟁점이 됐을 선거였다. 그러나 그의 출마로 오직 안철수만이 화제의 초점이 되는 선거로 바뀌었다. 아울러 민주당의 5·4 전당대회 경선도 묻혀버렸다.

안 씨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의 애달픈 구애를 철저히 뿌리쳤다. 언론은 이를 그의 신당 창당 의도로 해석했다. 심지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만들어지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대선 투표일 갑자기 출국한 안 씨가 새 정권 출범 열흘도 안 돼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고 곧바로 귀국해 선거운동에 들어간 것은 정치 관례상 복잡한 해석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출마 및 귀국 시점은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이 격화하고 새 정부 주요 공직 내정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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