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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모임 통곡 사건, 승무원 성추행 사건…

역대 대통령 해외순방 秘스토리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조찬모임 통곡 사건, 승무원 성추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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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해외순방은 한 해 평균 4회 정도 있다.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도는 순방은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다. 가려는 사람은 많은데 갈 수 있는 인원은 제한돼 있어 5년을 청와대에 근무해도 해외순방에 한 번도 동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실 행정관을 지낸 D씨의 얘기다. 치열한 수행 경쟁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첫 해외순방을 앞두고 윤창중-김행 대변인은 서로 대통령을 수행하려고 신경전을 벌여 구설에 올랐다. D씨는 “그 어느 때보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대통령 해외순방에 대변인이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며 “첫 해외순방인데다 방문국이 미국이었기 때문에 더 욕심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변인의 수행 경쟁은 결국 윤창중 전 대변인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행 비행기에 함께 오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이라는 초유의 파문을 일으켜 ‘나홀로 귀국’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다.

청와대 직원들이 해외순방을 선호하는 데에는 평소 청와대 생활과는 ‘질적으로’ 다른 권력의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D씨의 회고다.

“대통령 해외순방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격무에 시달려온 청와대 근무자에게는 상쾌한 청량제 구실을 한다. 닭장처럼 옹기종기 모여 일하는 좁은 사무실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낀다.”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한 이들은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청와대를 출발하는 순간부터 ‘권력’을 실감한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서울공항까지 논스톱으로 달려간 뒤 ‘프리패스’ 수준의 출국수속을 거쳐 비행기에 오른다. 해당국에 도착해서도 프리패스 수준의 입국수속을 밟고, 준비된 차량에 올라 막힘없이 행사장이나 숙소로 향한다. 대통령 전용기에서 받는 대통령급 기내 서비스는 덤. 비서관급 이상 수행원에게는 3~4명당 1명꼴로 승무원이 배치돼 출발부터 도착 때까지 최상의 기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청와대 생활의 청량제

몇 해 전까지는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순방을 떠날 때에는 청와대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임차해 이용했다. 그러다보니 당시에는 두 항공사 사이에 서비스 경쟁이 치열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낸 E씨는 “한번은 승무원들이 수행원과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필 편지를 써서 선물로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F씨는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해보면 마치 자신이 대통령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 쉽다”며 “스스로 절제하지 않으면 권력맛에 취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경우 술이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 주원인이겠지만 본질적으로 권력에 취해 ‘내가 어떻게 행동해도 괜찮겠지’ 하는 착각에 빠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해외 일정은 대부분 정상회담과 오찬, 만찬 등 행사 위주로 짜여 있다. 빡빡한 일정이긴 하지만 회담 의제와 행사가 사전 조율돼 있어 막상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한다.

대통령 해외순방 중에 가장 바쁜 사람들은 기자단을 지원하는 대변인실 직원들. 역대 정부에서 해외순방에 동행했던 대변인실 근무자들은 그래서 하나같이 윤창중 전 대변인이 인턴과 술자리를 갖고 성추행까지 저지른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실 행정관을 지낸 D씨는 “대변인은 대통령 순방 성과의 보도 방향을 수시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기자들과 가장 빈번히 접촉하는 게 정상인데, 윤 전 대변인은 예외였던 것 같다”며 혀를 찼다.

“해외순방을 가면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대통령 이상으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곳이 프레스센터다. 조간과 석간, 방송과 인터넷이 서로 다른 시간대에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프레스센터는 24시간 풀로 운영된다. 그렇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일하는 기자단을 위해 팩소주에 안줏거리까지 장만해 간다. 이번 미국 방문 때도 프레스센터를 지원한 홍보수석실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 칭찬을 받기는커녕 윤 전 대변인 때문에 욕만 먹게 돼 안쓰럽다.”

신동아 201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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