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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 영화사회학

동양 이미지에 감성 액션 결합

최민식 출연 화제작 ‘루시’

  • 노광우 │영화 칼럼니스트 nkw88@hotmail.com

동양 이미지에 감성 액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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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는 구타를 당하던 중 배 속에 든 약물 비닐이 터져서 약물에 중독된다. 그런데 약물이 온몸에 퍼져갈수록 전에 없던 능력이 생겨났다. 병원 응급실에서 터진 약물을 제거하던 중 루시는 의사의 설명을 통해 이 물질이 새로 개발된 CPH4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물질은 소량 복용 시 즉각 환각에 빠뜨린다. 그러나 다량 복용 시 초능력을 갖게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즉 뇌와 신체의 기능이 활성화해 정신적·육체적 능력이 극대화하는 것이다. 주변 물체를 통제하는 염력,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텔레파시 능력도 얻게 된다.

루시는 모건 박사와 프랑스 경찰인 델리오 경사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 파리로 먼저 떠난 세 명의 마약운반책을 붙잡는다. 미스터 장은 프랑스로 따라와 약물을 탈취하려 한다. 미스터 장의 부하들과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진다. 그동안 루시는 모건 박사 일행이 보는 앞에서 약물을 모두 흡수한 뒤 뇌를 100% 활용하게 된다. 그녀는 우주의 비밀을 캐냈고, 실험실 컴퓨터에 자기 스스로를 접속했다. 이어 모건 박사에게 중요 자료를 담은 USB를 건네고 사라진다.

미스터 장이 죽은 후, 모건 박사와 델리오 경사는 루시의 행방을 궁금해한다. 이때 델리오의 휴대전화에 “나는 모든 곳에 있다”라는 루시의 문자가 뜬다.

영화는 모건 박사의 말을 빌려 생명의 비밀, 유전을 통한 지식의 전수에 대해 논한다. 또 철학자 하이데거처럼 존재와 시간의 관계를 언급한다. 이어 인간이 권력과 이익에 집착해왔음을 한탄한다. 이와 관련해 모건 박사와 루시는 지적인 미덕을 지닌 인물로, 미스터 장은 탐욕에 사로잡힌 잔인한 인물로 묘사된다.

“나는 모든 곳에 있다”는 루시의 문자는 오시이 마모루의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의 마지막 대사와 유사하다. ‘공각기동대’에서 구사나기 모토코 소좌는 사이버 세계와 일체화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비슷한 말을 내뱉는다. ‘루시’와 ‘공각기동대’는 디지털 세계로 변해가는 현실 세계에서의 실존(實存)을 고민한다. 다만 ‘루시’에서 여성은 디지털 시대의 약자에서 절대자로 변화한다. 이는 여성성을 문제의 해결자로 제시해온 뤽 베송의 궤적과 맞닿는다.



최민식과 ‘공각기동대’

사실 뤽 베송이 ‘공각기동대’ 장면을 따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5원소’(1997)에서 생체재생술에 의해 살아난 외계인 리루(밀라 요보비치)는 실험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린다. 이 장면도 ‘공각기동대’에서 모토코가 마천루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차용한 것이었다.

동양 이미지에 감성 액션 결합
노광우

1969년 서울 출생

미국 서던일리노이대 박사(영화학)

고려대 정보문화연구소 연구원

논문: ‘Dark side of mod-ernization’ 외


최민식은 ‘레옹’과 ‘제5원소’에 출연한 게리 올드만과 비교되곤 했다. 미스터 장이 호텔 객실에서 시체를 절단하다가 서서히 걸어 나오는 모습, 부하들에게 신경질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모습은 게리 올드만이 ‘레옹’에서 보여준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미스터 장은 게리 올드만만큼 복합적 성격을 담고 있진 않다. 미스터 장은 독특한 내면의 성격을 보여주기보단 그저 짧은 시간 동안 카리스마적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아마 뤽 베송은 최민식의 연기력보다는 그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데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형이상학적 실존 문제와 아시아적 특성들을 함께 버무리기엔 90분이라는 상영시간은 너무 짧았다는 느낌이다.

신동아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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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 │영화 칼럼니스트 nkw8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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