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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⑧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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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11월, 키 120cm 무게 52kg의 로봇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로봇의 이름은 ‘아시모(ASIMO).’
  • 세계 최초의 이족(二足) 직립보행 로봇이었다. 이 로봇의 주인은 ‘혼다.’ 모터사이클에서 자동차, 소형 제트기 그리고 로봇까지…. ‘움직이는 모든 것’을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해내는 ‘글로벌 모빌리티 컴퍼니’가 바로 혼다다.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①일본 도쿄의 혼다 본사 건물. ②지난해 12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혼다제트’. ③연료전지차 FCX. ④혼다의 대표모델인 어코드. ⑤혼다는 레이싱을 통해 자동차 기술을 한층 발전시켰다.

‘The Power of Dreams(꿈의 힘).’일본 도쿄 미나토(港)구 아오야마(靑山) 거리의 한 모퉁이. 이곳에 자리잡은 은빛 감도는 16층짜리 빌딩 내부 곳곳엔 이런 영문 슬로건이 붙어 있다. 창업 이래 끊임없이 이어져내려온 ‘꿈’의 싹을 무럭무럭 틔워가며 ‘현실’로 창조해내는 이곳은 바로 세계적인 자동차기업 혼다(HONDA)의 본사다.

올해로 창업 56돌을 맞은 혼다는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이 같은 슬로건을 내걸었다. 혼다의 ‘꿈’은 거창하지도, 그렇다고 결코 만만하지도 않다.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 1906~91) 전 회장이 세운 기업경영의 기본이념인 세 가지 기쁨(사는 기쁨, 파는 기쁨, 만드는 기쁨)을 철저히 실천에 옮김으로써 고객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만족을 실현해 ‘(고객들이) 존재하기를 바라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런 혼다의 바람을 한마디로 집약한 용어가 기술과 창조, 글로벌리즘을 강조하는 이른바 ‘혼다이즘’이다. 이는 곧 15만여명에 이르는 혼다 직원 모두에게 각인된 혼다정신을 뜻한다.

왜 혼다이즘인가. 그 해답은 혼다의 역사와 기업문화를 들춰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고객만족에 ‘올인’하는 ‘혼다이즘’



한국엔 혼다를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혼다의 일면만 부각시킨 케케묵은 고정관념이다. 모터사이클 생산으로 기업활동을 시작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오늘날 혼다는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는 물론 전력용 발전기, 항공기 엔진, 로봇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제품생산 및 연구개발을 아우르는 ‘글로벌 모빌리티 컴퍼니(Global Mobility Company)’다.

혼다의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일본인이 존경하고 본받고 싶어하는 신화적인 기업인이다.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의 작은 마을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때부터 자동차 정비공장 견습공으로 일한 그는 1948년 혼다기술연구소를 설립해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맨 먼저 만든 제품은 자전거에 장착하는 보조엔진이다.

당시 일본 메이커들은 외국회사와 합작해 모터사이클이나 자동차를 만들곤 했다. 하지만 소이치로는 독자기술을 고집했다. 또 그는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고 싶은 꿈을 이루려 포드엔진을 활용한 독창적인 레이싱카를 직접 제작해 레이스에 참가하기도 했다.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모터사이클 업계에서 입지를 굳힌 혼다는 2003년 한 해 동안만 911만7000여대의 모터사이클을 전세계에 판매하는 등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분야에서 축적한 다양한 기술은 자연스레 자동차 개발에 접목됐다.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혼다가 개발한 로봇 ‘아시모’.

혼다는 1963년 자동차산업에 진출한다. 혼다자동차의 첫 모델은 소형 스포츠카인 S500과 경트럭 T360. 이후 S시리즈는 배기량을 높여 S600과 S800으로 발전했고, 1999년엔 한층 성능을 강화한 신세대 스포츠카 S2000을 출시했다. 1966년엔 첫 승용차 모델인 N360을 선보여 20개월 동안 무려 20만대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혼다는 1972년에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형 승용차 시빅(Civic)을 내놓아 본격적인 자동차메이커로 인정받는다. 이 차는 미국에서 특히 인기를 끌어 1995년 판매대수 1000만대를 돌파했다. 초대 시빅은 1979년까지 생산됐고, 현재 시판중인 시빅은 6세대 모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혼다자동차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것은 1976년 내놓은 어코드.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중형 세단인 어코드(Accord, ‘조화’ ‘일치’라는 뜻으로 인간과 자동차의 조화를 의미)는 주행성능과 안전성, 내구성이 뛰어나 1989~91년 세 차례나 미국 베스트셀링 카에 뽑혔다. 지금까지 140개국에서 1300만대 이상 팔려 혼다자동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혼다는 지난 5월 한국 현지법인인 혼다코리아(대표 정우영)를 통해 한국시장에도 미국형 어코드를 선보였다. 첫 출시 이후 여섯 차례 풀모델 체인지된 7세대 모델로, 2004년 신형이다. 한국에 시판되는 기종은 3.0 V6 VTEC(3000cc, 3890만원)와 2.4 i-VTEC(2400cc, 3390만원) 두 가지다.

독자기술에 대한 유난스런 집착

일본 자동차업계에서 혼다는 도요타와 닛산에 이은 후발주자다. 그럼에도 N360을 비롯해 시빅, 어코드 등 참신한 모델을 잇따라 선보임으로써 소비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현재 혼다는 일본 자동차업계에서 도요타에 이어 2위.

세계적으로는 연간 300만대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생산·판매(2003년도의 경우 291만대 판매)해 매출면에서 8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04년도의 자동차 목표 판매대수는 전년도에 비해 10% 증가한 320만대. 혼다가 창업 이후 지금까지 판매한 자동차의 누계는 무려 5200만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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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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