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이 창조한 환상의 세계인 ‘Middle Earth’도 중국 제국주의를 연상시키는 ‘중원’보다는 ‘중간계’나 ‘중간세계’로 옮겼어야 했다. 또 ‘요정’으로 번역한 ‘elf’나 ‘난쟁이’로 번역한 ‘dwarf’의 경우도 적절치 못했는데, ‘요정’은 독자들이 ‘fairy’를 연상하기 쉽고, ‘난쟁이’ 또한 우리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굳이 마땅한 우리말이 없다면, 호빗처럼 그냥 엘프나 드워프로 옮기는 것이 의미전달에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 단점을 제외하면 ‘반지의 제왕’은 잘 읽히는 만족할 만한 역서라고 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피트 4인치(71㎝)의 키로 크기가 인간의 반쯤 되는 호빗족들이 모여 사는 샤이어 지방의 호비턴이라는 곳에 빌로 베긴스라는 노인이 자신의 111회 생일잔치 때 홀연 사라진다. 그는 아무도 몰래 멀리 떠나면서, 자신이 젊었을 때 괴물 골룸으로부터 획득한 마법의 반지를 조카 프로도에게 물려준다. 사라진 숙부 빌로로부터, 그것을 끼는 사람을 보이지 않게 해주는 마법의 반지를 물려받은 청년 프로도에게 마법사 간달프는 다른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그 반지가 악의 손에 들어가면 모든 종족들이 악의 조종을 받게돼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반지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머나먼 곳 모르도어에 있는 ‘운명의 산’에 가서 그곳 분화구의 끓는 용암에 반지를 던져 넣는 것이다.
프로도는 악의 힘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뜻을 같이하는 호빗족과 엘프족, 드워프족, 그리고 인간족 등과 더불어 9인의 다종족 원정대를 조직해 그곳을 향해 떠나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위험과 모험을 겪는다. 절대악의 화신인 사우론이 그 반지를 빼앗기 위해 마법의 흑기사들과 괴물인 오크족들과 사루만 같은 추종자들을 보내 프로도 일행이 가는 길목을 노리기 때문이다.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덤벼드는 악의 힘들과 싸우는 프로도 일행은 때로 엔트들이나 로한의 기마병들 같은 선한 힘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운명의 산’에 도착해 반지를 용암에 던지는데 성공한다. 프로도와 동료들의 용기 덕택에, 재기와 부활을 꿈꾸며 다시 한번 세상을 지배해보려던 악의 화신 사우론은 거세되고 세상은 임박했던 파멸로부터 구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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