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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김부원 회장

“공인중개사가 봉인가, 떴다방 잡고 바른 정책 펼쳐라”

  • 글: 최희정 자유기고가 66chj@hanmail.net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김부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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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장은 현재 실시중인 공인중개사 시험에도 보완할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그 요지다. 시험지 부족사태를 일으키는가 하면, 돈을 받고 시험지를 빼돌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김회장은 아울러 “부동산 전문 지식을 갖춘 제대로 된 공인중개사를 배출하려면 건설교통부가 자격시험을 운영해야 한다. 또 시험제도도 지금의 절대평가 방식에서 상대평가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동산 시장 개방 추세에 맞춰 영어, 경제원론 등의 과목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편 포화상태에 이른 부동산 중개시장에 대해 설명하던 김회장은 “요즘 별 일이 다 있다. 변호사들까지 중개사 업무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지나친 일 아니냐”며 문득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협회는 한 변호사가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시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제출한 ‘부동산사무소 개설 등록신청 반려 처분취소’ 소송에 적극 대응해 지난 3월, 승소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변호사 측에서 항소를 제기해 아직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변호사가 할 일이 있고, 공인중개사가 할 일이 따로 있는 것 아닙니까. 법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공인중개사 일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정 변호사들이 우리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오겠다면 우리도 가만히 앉아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소송 중 부동산 관련 업무는 공인중개사들이 맡아 하겠다고 공언하는 거지요.”

김회장의 말대로라면 공인중개사는 ‘전문 지식을 갖추고 고객을 위해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중개업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그렇게 곱지만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중개업소를 부동산 투기의 온상처럼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회장은 “그런 인식은 모두 정부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 탓”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잡으라는 ‘떴다방’ 업자는 놔두고 우리 같은 중개사들만 탓하니 소비자들이 우리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에 가보세요. 무자격 떴다방 업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투기 붐을 조성하는 것은 떴다방인데, 정부에서 그들을 제대로 단속했다는 소리는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부동산 투기 붐을 일으키는 것은 부동산 중개사가 아니라 떴다방 업자예요. 그들을 단속하지 않고서는 부동산 투기도 잡기 힘듭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떴다방 업자들은 놔둔 채 중개업자들만 누르고 있어 결국 정상적 거래마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김회장의 주장이었다.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된 충청지역이나 개발계획이 발표된 지역의 경우, 오히려 많은 중개업소들이 문을 닫는 믿기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도 결국 정부의 과잉단속 탓이라는 항변이었다.

이중계약서 없애려면

“또 하나 말할까요. 문제는 떴다방만이 아닙니다. 돈으로 자격증을 빌려 버젓이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마 전체 중개업소의 30%는 될 겁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으니 분통 터질 일 아닙니까.”

김회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물과 부채’에 비유했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물로 식히고, 경제가 가라앉으면 부동산이란 부채를 통해 경기를 일으키려 한다는 것이다. 김회장은 “그러나 이런 정책은 일시적 효과는 있을지언정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선진국처럼 부동산 유통과 관련한 체계적 통계시스템을 구축해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거래시 빈발하는 이중계약서 작성에 대해 물었다.

“지난 6월 검찰은 부동산 거래 중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1380여 명을 적발했고 곧 이들을 처벌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물론 이중계약서는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과 공평과세 실현을 저해하는 좋지 않은 관행이죠. 하지만 무조건 ‘하지 말라’고 윽박지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집 사는 사람은 취득세, 등록세를 적게 내니 좋고 파는 사람은 양도소득세 적게 내서 좋은데 누가 실거래가로 계약서를 작성하려 하겠습니까. 공시시가나 표준시가에 대한 대대적 보완 없이 소비자의 양심에만 맡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인중개사 업계에서 김회장은 ‘겁 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어떤 일이든 옳다 싶으면 배짱 하나로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스타일 때문이다. 그의 뚝심은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선 장점이 되겠으나 자칫 공인중개사협회를 집단이기주의로 뭉친 단체인 양 인식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선 단점이다. 김회장이 이끄는 대한공인중개사협회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일조하는 전문집단이 될지, 아니면 말 그대로 기존 공인중개사들의 이익 찾기에만 골몰하는 단체가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신동아 200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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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희정 자유기고가 66ch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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