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위기의 아시아 | 싱가포르

한계 부닥친 고저축·저소비의 잉여경제

  • 박번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한계 부닥친 고저축·저소비의 잉여경제

2/10
제조업 분야의 생산감소는 수출부진에 기인한다. 싱가포르의 수출의존도(수출/GDP)는 150%로 극히 이례적으로 높다. 중계무역항 기능을 하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수출은 중계수출과 내국인에 의한 수출로 구분되는데, 내국인에 의한 수출(국내수출)은 2000년 총 수출의 약 57%였다.

또한 이 국내수출에는 싱가포르를 통하는 원유 및 원유제품의 수출이 포함돼 있어 싱가포르 경제상황을 설명하는 바로미터로는 원유를 제외한 비석유 국내수출(NODX)이 이용된다. 2000년 NODX는 1131억 싱달러로 총수출 2378억 싱달러의 47%에 불과하지만 GDP 대비 71%에 이르러 이것만으로도 대만, 한국 등의 수출의존도보다 오히려 높다.

이 NODX는 2000년 11.8%가 증가했고, 2001년 1·4분기에도 3.6% 증가했지만 2·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9.4%를 기록했고, 3·4분기에는 무려 24.4%가 감소했다.

NODX 중 사무용기기, 통신장비, 전기기기 및 부품 등 전자 관련제품의 수출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IT산업의 경기사이클이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게 되자 전자제품의 수출이 감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3·4분기에 전자제품의 수출은 35.5%가 하락했는데 IC, 디스크드라이브, PC부품, 통신장치 등 전자산업 모든 분야의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 10월 대미 NODX는 39.2%가 감소했고, EU에 대한 수출은 26.1%, 말레이시아 및 일본에 대한 수출은 각각 30.2%와 26.3%가 감소했다. 대만에 대한 수출은 40%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재화부문에 비해 둔화폭이 낮았지만 서비스산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3·4분기 도소매 판매부문의 부가가치는 8% 이상 감소했고, 음식숙박업도 불경기를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배경에는 동남아 다른 주변국의 경기침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 인구 400만명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769만명의 관광객이 싱가포르를 방문했으나 2001년에는 관광객이 감소했던 것이다.

싱가포르 경제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01년 10월에 실시한 기업인에 대한 경기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2002년 3월말까지) 내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대답한 기업인들은 7%에 불과했고, 경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들은 36%에 이르러 그 차이는 무려 29%에 이르렀다. 이는 전분기 조사 당시 경기회복에 대해 악화될 것이라고 한 응답자가 22%였다는 점에서 기업인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더 낮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10
박번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목록 닫기

한계 부닥친 고저축·저소비의 잉여경제

댓글 창 닫기

2023/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