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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

‘양방+α’ 이색치료법으로 뜨는 별난 전문의들

  • 안영배 ojong@donga.com

‘양방+α’ 이색치료법으로 뜨는 별난 전문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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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곡동의 로벤의원 진료실을 찾은 목디스크 환자 A씨(남·42·서울시 마포구 거주)는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고 난 후 접수대에 있는 간호사에게 다그치듯 물었다.

“원장님이 분명 정형외과 의사 맞아요?”

간호사는 대기실 벽에 붙은 면허증을 손으로 가리키며 틀림없는 정형외과 전문의라고 말했다. 환자는 그래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A씨는 목과 왼쪽 팔 부위에 심한 통증을 앓아온 목디스크 환자다.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수술에 대한 공포감과 수술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물리치료만 계속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침, 한약, 부항치료, 벌침, 기 치료 등에도 매달려 보았으나 돈만 많이 날렸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이러저러한 치료법들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는 A씨인지라, 주위 사람의 권유로 ‘혹시’ 하고 이 병원까지 찾아왔지만 듣도 보도 못한 의사의 ‘이상한’ 진단과 치료법에 의구심과 회의감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병원 원장인 손영호박사는 정형외과 의사들의 일반적인 진단이나 치료법과는 전혀 딴판으로 환자를 대했다. 그는 A씨의 양 손목과 발목에 특수 금속성 테이프(일명 ‘로벤 진단기’)를 붙인 뒤 환자의 체질과 몸의 어디가 어떻게 병들었는지를 가려내는 ‘오(O)링테스트’를 펼쳤다. 오링테스트란 환자의 두 손가락을 동그라미 모양으로 만들어 힘주어 꽉 맞잡도록 한 뒤 시술자가 맞붙은 두 손가락을 떼어내면서 그 강도에 따라 환자의 체질 등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손박사는 오링테스트를 마친 뒤 A씨에게 아주 얇은 순금·순은 조각 각각 두 개씩을 손과 발의 특정 부위에 붙이는 것으로 시술을 끝냈다. 이러한 진단과 시술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남짓, 그러면서 손박사는 A씨에게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대기실에서 기다려 보라고만 말했다.

그런데 얼마쯤 시간이 흐르자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 A씨는 병원에 왔을 때 통증이 워낙 심해 고개를 좌우로 돌리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자 희한하게도 고개를 돌릴 수 있었고 통증도 어느새 많이 가신 것을 확인했다. 스스로 몸의 변화에 대해 신기해 한 A씨는 비로소 의사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한 달이 채 안 걸리는 사이에 너댓번의 치료를 받은 뒤 완치됐다고 한다.

손박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이 치료법은 일명 로벤(ROBEN)요법으로, Recov- ering of Bio-Energy Naturality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라 한다. 풀어보면 생체에너지를 회복시켜주는 자연요법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인체는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으며, 이는 생체에너지의 흐름에 의해 조절된다. 여러 가지 내적 및 외적 요인들로 인해 생체에너지의 흐름이 비정상적일 경우 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환자의 생체에너지의 흐름이 어떻게 비정상적인가를 로벤 진단기로 진단을 한 뒤, 생체에너지를 잘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금과 은 조각 4개를 신체의 특정 부위에 부착시키는 것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금과 은의 부착지점은 생체에너지의 조절 포인트로서 인체의 여러 부위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질환에 따라 금·은 조각을 붙이는 생체에너지 조절 포인트 지점이 달라지며, 같은 환자라도 병세의 경과에 맞춰 매회 부위가 달라지고, 한두 군데 더 또는 덜 붙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서양의학만으론 부족했다”

손박사가 밝힌 오링테스트 진단법이나 금과 은을 사용해 인체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법 자체는 사실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그런데 손박사는 이런 도구들을 응용, 독특한 생체에너지 흐름론에 바탕해 로벤요법이라는 자신의 치료법을 개발한 셈이다.

그런데 그는 왜 동료의사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런 치료법을 개발하게 됐을까. 원래 그는 가톨릭대의대를 졸업한 뒤 93년 서울 잠실에서 정형외과의원을 운영한, 잘 나가던 의사였다. 당시 개원 7개월만에 외래환자가 하루 200명을 돌파하는 등 개업의로서는 서울에서 최고의 환자 수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지난 95년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오는 동안 현대의학의 치료 효과에 한계를 절감하고 병원 문을 스스로 닫아버렸다. 의과대학 시절 믿어 의심치 않던 교과서적 치료법들을 정석으로 해봐도 잘 완치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

이후 그는 2년간 미국,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을 내집처럼 들락거리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의대 교수들을 만나 돌파구를 마련해보려 했다. 그러나 서구세계에서 새로운 치료의학을 익히려 했던 시도는 비관적으로 결론났다. 그는 결국 그 대안으로 대체의학의 세계로 깊이 몰입한 끝에 스스로 로벤요법을 창안해냈다.

손박사가 4년여의 연구 끝에 내놓은 로벤요법은 세상에 공개된 지 올해로 4년밖에 되지 않지만, 환자들의 입 소문에 의해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비구(飛球) 거리가 짧아서 언제나 불만이던 주말 골퍼가 어느날 갑자기 장타자로 변모해 동반자들을 놀라게 하고, 8년간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려온 환자가 한달간 치료받은 뒤 깨끗이 완치됐다거나, 14년된 만성 요통환자와 10년간 하악관절통을 앓아온 환자가 짧은 치료기간으로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는 사례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짧은 치료기간이 특징

손박사는 로벤요법이 만병통치는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그러나 기존 양·한방의 어떤 치료 방법으로도 완치되지 않던 질병들이 로벤요법으로 효과를 보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학문적 영역으로 공개할 만큼 충분한 임상 사례가 아직 축적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갑상선 기능항진증, 알레르기성 비염, 중증의 생리통, 기관지 천식, 만성피로증후군 같은 난치성 질환과 교통사고 후유증처럼 개운치 않은 통증 질환, 활막 이상에 의한 만성 관절질환(류머티즘성 관절염·퇴행성 관절염·통풍성 관절염·척추관절증·오십견 등)에 잘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임상경험이 더 축적될 경우 로벤요법으로 잘 듣는 질환 수는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박사는 로벤요법의 장점으로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가 매우 탁월하며 ▲주사나 약물, 수술적 요법을 쓰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없으며 ▲금과 은 조각을 사용하므로 치료법이 매우 간편하고 아프지 않으며(척추질환이나 근골격계 통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의 경우 10분 이내에 진단과 치료가 끝남) ▲치료기간이 짧다는 점을 꼽는다. 특히 치료기간의 경우 보편적으로 병원이나 한의원의 치료 기간보다 훨씬 짧아서 환자들이 더욱 신뢰를 보낸다는 게 손박사의 말.

“개업의로 정형외과를 운영할 때 요통이나 무릎관절염의 경우 물리치료를 2∼3주 시행했고, 척추디스크의 경우 3주 이상의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게 보통이었다. 아마 다른 병원에서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로벤요법으로 해보니 환자마다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치료기간이 기존의 양방 및 한방 치료의 절반 정도면 해결할 수 있었다.”

아무튼 비정상적인 생체 에너지 흐름을 바로잡음으로써 질병을 치료해낸다는 로벤요법은 한국의 외과의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는 점에서 ‘토종 자연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로벤요법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해 21세기 정통의학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머물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환자들에게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같다.(문의 02-2187-7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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