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거슬러 잉카제국으로
더 이상 철마가 달릴 수 없는 종착지 마추픽추역의 아담한 광장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은 타임머신을 타고 잉카제국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파른 산자락에 옹기종기 매달려 있는 작은 집들과 계곡인지 길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운 골목의 풍경, 전통복장을 입고 물건을 파는 아낙네의 표정에 이방인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원주민어로 ‘늙은 봉우리’란 의미의 마추픽추를 좀더 체계적으로 둘러보기 위해 전문 가이드 안나 마리아를 소개받았다. 길이 먼 탓인지 가이드는 통성명을 하자마자 유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내 나이보다 다섯 살이나 아래임에도 사촌누이만큼이나 나이들어 보이는 그녀의 본업은 쿠스코 고등학교의 영어선생님. 부업인 가이드 수입이 본업보다 더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