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뉴스 소비의 확대는 여러 신문·통신·방송 사이트의 뉴스 콘텐츠를 한 사이트에 모아 네티즌의 입맛에 맞게 가공해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를 출현시켰다.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그것이다. 미디어로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위상은 한껏 올라가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포털의 주력은 뉴스 서비스가 아니었다. 검색·이메일·커뮤니티·사전·개인 홈페이지 등이 인터넷 포털의 주요 서비스 품목이자 매출원이었다. 뉴스는 그저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는 뉴스를 취재하는 능력이 없어 뉴스의 생산자(신문사와 통신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가 뉴스 콘텐츠의 ‘집하장’을 자처하면서 재가공·재배치를 통해 새로운 뉴스 소비문화를 만들어내자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포털 사이트의 본격적인 뉴스 공급은 2003년 3월 ‘미디어다음’의 출현을 기점으로 삼을 수 있다. 2003년 초만 해도 포털의 뉴스 서비스 분야 3위이던 미디어다음이 그해 6월 ‘네이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7월에는 KT계열의 ‘파란닷컴’이 5대 스포츠 신문의 연예·스포츠 콘텐츠를 월 1억원에 독식하면서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켰다.
‘네이버뉴스’ 하루 독자 382만
지난 11월 현재 네이버뉴스와 미디어다음의 포털 뉴스 1, 2위 공방전이 치열한 가운데 야후미디어가 안정적인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엠파스·네이트·파란닷컴이 좁은 간격으로 4~6위에 올라 있다. 미디어다음의 출현 이후 채 2년이 안 된 현시점에서 포털 뉴스 서비스가 온라인 뉴스 시장을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웹사이트 평가기업인 ‘랭키닷컴’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아테네 올림픽 열기가 한껏 고조된 지난 8월 셋째 주 네이버뉴스의 하루 방문자 수는 382만여 명이었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미디어다음(346만명)이 2위에 올랐고, 야후 미디어(127만명), 파란닷컴(102만명), 엠파스(66만명), 네이트(58만명)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당시 6대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페이지를 찾은 하루 평균 방문자 수를 합치면 총 1084만2103명이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하루 한 번 이상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봤다는 얘기다.
비슷한 기간인 같은해 8월 한 달 동안 주요 신문사 인터넷사이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와 비료해보자. 조인스닷컴(79만명), 디지털조선일보(73만명), 동아닷컴(47만명), 인터넷한겨레(29만명), 한국i닷컴(28만명) 순인데, 이 5개 사이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 합계는 257만9082명이다.
같은 사이트를 하루에 여러 번 방문해도 한 번 방문한 것으로 치는 ‘하루 평균 방문자’ 수에서 5대 신문사 사이트는 6대 포털 사이트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포털 뉴스 1, 2위인 네이버뉴스와 미디어다음의 하루 방문자가 신문사 사이트 하루 방문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것은 일견 충격적이다.
이런 경향은 인터넷 뉴스의 올림픽 특수(特需)가 지나간 지난 9, 10월과 11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네이버뉴스와 미디어다음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각각 296만명과 282만명. 이에 비해 종합일간지 인터넷 사이트의 1, 2위인 조인스닷컴과 디지털조선일보는 60만명과 59만명에 불과했다. 다음·네이버·야후는 신문 사이트가 도저히 쫓아오지 못할 정도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랭키닷컴이 매주 발표하는 사이트 순위를 보면, 포털의 초강세는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이 순위는 각 사이트별로 12주간의 시간당 방문자 수를 누적 평균해 집계한 사이트 전체의 인기순위라고 할 수 있다. 11월3일 발표된 순위를 보면 1~5위는 변함없이 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코리아·엠파스 포털 사이트가 점령하고 있다. 10위권에 든 신문사는 한 곳도 없었다. 동아, 조선, 중앙, 한국 사이트를 제외한 다른 종합일간지 사이트는 10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