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호

‘IT 편중’ 한국 수출 ‘골고루 강한’ 독일 닮아야

  • 백다미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dm100@hri.co.kr

    입력2013-03-21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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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浮上에도 세계 2위 수출강국 독일 위상 탄탄
    • 獨 수출품목 다종다양하고 ‘히든 챔피언’ 많아
    • 수출산업, 중소기업 고루 육성해야 리스크 분산
    ‘IT 편중’ 한국 수출 ‘골고루 강한’ 독일 닮아야
    ‘세계의 공장’ 중국이 제아무리 글로벌 경제의 강호로 부상한다 해도, 독일은 세계 3대 수출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독일과 함께 3대 수출강국에 속했던 미국과 일본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중국의 비상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지만, 독일만은 수출 점유율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6.8%p 상승하자 미국은 3.8%p, 일본은 2.7%p 하락했다. 그러나 독일은 0.2%p 상승해 수출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 없이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독일은 세계 2위의 수출국가로 총수출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조5400억 달러. 한국의 3배에 달한다. 2011년 한국의 총수출은 약 5500억 달러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8위(2012년은 7위로 추정)지만, 독일과의 총수출 격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IT 편중’ 한국 수출 ‘골고루 강한’ 독일 닮아야
    獨 수출, 한국 3배 규모

    한국과 독일의 총수출 격차가 확대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두 나라의 수출 산업구조 비교를 통해 알아보자. 간단히 요약하자면 수출산업 균형성장, 수출품목 집중도, 대기업 의존도, 중소기업 경쟁력 4개 분야에서 한국과 독일 간에 뚜렷한 차이가 발견된다.

    첫째, 수출산업 균형성장의 차이다. 한국 수출은 전기전자 부문에 편중된 반면 독일은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석유화학 간 수출 비중이 고르게 분포한다.



    한국의 중화학 부문 수출 비중(중화학 수출/총수출)은 2011년 기준으로 약 93%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중화학 부문 내에서도 전기전자 부문의 편중이 두드러진다. 전기전자 수출 비중은 1991년 41.6%, 2001년 41.9%에서 2011년 31.7%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기타 산업 대비 높은 수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각각 10%대로 성장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기전자 제품의 수출 비중이 단연 높다.

    반면 독일의 중화학 부문 수출 비중은 예나 지금이나 약 80%로 수출 구조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이다. 또 중화학 부문 내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석유화학의 비중이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19.7%), 기계(19.9%), 전기전자(18.2%), 석유화학(16.2%) 등으로, 각 산업 간 수출 비중이 16~18% 수준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한국은 독일보다 품목별 수출 집중도가 높고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실정이다. 두 나라의 수출 품목 수를 미국의 수출 품목 수(미국은 가장 많은 품목을 안정적으로 수출하는 나라다) 대비 비중으로 계산한 결과 한국(92.7%)의 수출 품목 수가 독일(96.9%)보다 적었다. 또 수출 품목 수와 수출 비중을 둘 다 고려한 다변화지수(Diversity Index·수출 품목 수가 증가하거나 품목 간 수출 비중 격차가 감소할 경우 상승)를 통해 수출 품목 다변화 여부를 진단한 결과 한국은 독일에 비해 수출 품목이 편중돼 있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의 수출 품목 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다변화 지수는 하락하고 있어, 한국 수출은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T 편중’ 한국 수출 ‘골고루 강한’ 독일 닮아야
    셋째, 한국은 독일보다 대기업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 물론 한국과 독일 모두 10대 주력 수출 품목은 대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속한다. 한국은 석유제품·디스플레이·자동차·선박·반도체 등이, 독일은 자동차·의약품·비행기·석유제품·자동차부품 등이 주요 수출 품목인데, 이들 제품은 주로 대기업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대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한국이 독일에 비해 매우 높다. 한국의 2011년 수출 품목 수는 4486개로 이 중 수출 상위 10대 품목 의존도(10대 품목 수출액 합계/총수출액)는 38.8%에 달한다. 반면 독일의 2011년 수출 품목 수는 4852개로 이 중 수출 상위 10대 품목 의존도는 17.3%에 불과하다.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의존도 비교에서도 한국은 71.3%, 독일은 41.9%다. 독일의 100대 품목 의존도가 한국의 10대 품목 의존도와 유사한 수준인 셈이다.

    韓, 10대 수출 품목에 과도 의존

    ‘IT 편중’ 한국 수출 ‘골고루 강한’ 독일 닮아야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의 수출구조 차이를 지적할 수 있다. 두 나라 중소기업의 제조업 부문 수출을 분석한 결과, 독일 중소기업은 전기장비(전동기, 발전기, 변압기 및 가전기기 등) 수출이 가장 높은 비중(23.3%)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금속 가공품(12.7%), 정밀광학기기(6.0%)의 수출 비중이 한국 대비 높은 품목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국의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부문인 섬유 의류의 수출 비중이 높았다. 한국 중소제조업 수출 부문 중 섬유 및 의류 부문은 각각 8.6%와 10.6%를 차지해, 독일 대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일반 산업용 기계(기타 기계 및 장비 부문)의 수출 비중 또한 15.6%로 독일(3%)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맞춤형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모색’ 보고서(2012년 6월)에 따르면, 수출 주력형 중소기업 중 수출고부가형 중소기업은 26.7%에 불과하다. 나머지 73.3%는 수출저부가형 중소기업이다.

    이상의 비교가 한국에 시사하는 점은 ‘균형 발전’의 중요성이다.

    우선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수출 산업 간 균형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특정 산업에 수출이 편중될 경우 해당 산업에 충격이 발생한다면,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특히 현재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인 IT산업의 경우 핀란드의 노키아 사례에서 보듯 기술변화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가경쟁력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철강·기계 등 자본재 품목들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등 총수출 품목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수출 품목 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특정 품목 중심으로 수출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타 품목들의 수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음을 의미한다.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으로 한국은 2011년 액정디바이스 등 26개 품목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에서 탈락한 바 있다. 전기전자 부문의 수출 편중 현상이 과거보다 개선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전체 중화학 수출 중 3분의 1을 차지한다. 따라서 여타 품목들의 수출 경쟁력 향상이 필요하고, 특히 주력산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낮은 철강·기계 부문의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

    ‘공동 기술펀드’ 검토할 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복합 경쟁력 제고를 통한 동반 수출 확대 전략도 요구된다. 대기업에 의존하는 수출 전략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독일의 ‘히든 챔피언’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정보력과 마케팅 능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대기업·중소기업의 수출 공조 시스템 구축을 장려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 대기업의 중소업체 연구개발 (R·D) 지원, 장기 구매 계약 등 중소기업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 간 거래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고기술,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여전히 저부가가치 산업 부문 수출에 치중해 있어 저임금을 내세우는 중국, 아세안 국가와의 가격 경쟁에서 취약하다. 이는 품질 및 기술 경쟁력 향상을 통해 극복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의 R·D 능력 배양과 대기업-협력업체 간 기술발전 촉진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업체 간에 중장기 공동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공동 기술펀드’를 만들어 중소기업의 R·D 자금으로 활용하고, 다시 기술개발로 기대되는 성과의 일부분을 공동 펀드자금으로 활용한다면 공동 기술개발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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