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 Temperance Meeting’, 윈슬로 호머, 1874 2 ‘Portrait of John and Elizabeth Lloyd Cadwalader and Their Daughter Anne’, 찰스 윌슨 필, 1772
미국 팝아트의 화려한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미국 미술은 이민과 개척의 역사와 상호작용하며 흘러왔다. 신대륙에 정착했음에도 여전히 유럽 상류층을 지향하는 부유한 이민자들의 초상화에서부터 광활한 대륙의 자연, 인디언, 흑인, 도시 빈민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이 모두 6부로 나뉘어 시간순으로 배치됐다. 물론 앤디 워홀, 잭슨 폴록 등의 작품도 빠지지 않지만 전시의 무게중심은 이들의 스타성보다는 300년에 걸친 미국 미술을 통해 이 나라의 역사를 되돌아본다는 데 있는 듯하다.
전시장 초입에 걸린 ‘캐드왈라더 가족’을 보자.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는 머리 장식, 금박으로 수놓아진 옷을 입은 젊은 아버지가 돌이 갓 지났을 딸아이에게 과일을 내밀고, 아이는 그 과일을 향해 통통한 손을 뻗는다. 아이를 안은 채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얼굴엔 분홍빛 옅은 미소가 번져 있다. 18세기 필라델피아 거상의 가족을 그린 이 초상화는 당시 미국 부유층의 생활과 가치관을 엿보게 한다. 이 그림은 캐드왈라더 가족이 소유했던 카드 테이블, 의자, 찻주전자 등 로코코풍의 화려한 가구들과 함께 배치됐다. 관람객의 흥미와 몰입을 북돋우는 주최 측의 재치있는 아이디어다.
3 ‘The Herd Boy’, 프레데릭 레밍턴, 1905년경
4 Lotus Table(연꽃 무늬 테이블), 존 스콧 브래드스트리트, 1905년경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총 168점의 회화와 가구, 공예품은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테라 미국미술재단의 소장품들이다. 이들 작품이 대거 한국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전시가 한미 간 교환 전시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조선미술대전’이 미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5월 19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이후 대전으로 옮겨간다. 6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5 ‘Horse’s Skull with Pink Rose‘, 조지아 오키프, 1931 6 ‘Mother about to Wash Her Sleepy Child’, 메리 카사트, 1880
● 장소 :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168-6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관람료 : 성인 1만2000원, 중·고등학생 1만 원, 초등학생 8000원
● 문의 : 02-2077-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