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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재래무기도 본격 거론하겠다

에반스 J. R. 리비어 주한 미 대리대사

북한 재래무기도 본격 거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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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은 부시대통령 고유의 정책이 될 것입니다. 상황이 변하고 사람이 바뀌었으니 이전 행정부의 정책과 똑같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요즘 한국과 미국 사이가 매우 분주하다. 2월5∼10일간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데 이어 임동원 국정원장도 2월11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특히 임원장의 방미는 이정빈 장관의 귀국 다음 날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 ‘햇볕정책 전도사’로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정보기관장의 비밀스러운 미국행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켰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3월7일로 확정, 발표됐다.

그런가 하면 국내 언론은 1월20일 부시 행정부 출범 이래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의 한반도정책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부시 외교안보팀의 강성(强性) 이미지와, 그것이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과 빚을지도 모를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다른 일각에선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없지 않다.

다른 한편, 전임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 대사는 3년2개월간의 서울 근무를 마치고 2월11일 미국으로 떠났다(그는 보스턴에 있는 터프츠 대학의 플레처 외교대학원 학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서울을 떠나면서 가진 일련의 인터뷰에서 보스워스 전 대사는 “한·미관계 전반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유지해온 억지정책에 바탕을 둔 포용정책을 계속 끌고가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전임자의 마지막 립 서비스(lip service)였을까.

아무튼 요즘은 정·재계의 온 촉각이 한미 관계에 쏠려 있는 형국이다. 정부 안팎의 대북정책 관계자들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향후 어떻게 펼쳐질지 워싱턴의 ‘입’만 바라보고 있고, 기업인들은 또 그들대로 경기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미국의 대한(對韓) 통상 압력이 거세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마도 이런저런 궁금증은 3월7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그 때까지 기다리기엔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예를 들면 향후 수 개월 사이에 김정일 서울 답방을 비롯해서 한·러, 북·러, 미·일 등 동북아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정상(頂上) 외교를 감안하면, 부시 새정부하에서 전개될 한미관계의 추이가 새삼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월14일만 해도 모 언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기 답방설을 1면 톱으로 오보(誤報)하는 바람에 정부와 언론이 한동안 난리를 쳤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다는 것은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심대한 의미’를 가진 일이기 때문이었다.



‘신동아’가 이런 시기에 에반스 리비어(Evans J.R. Revere) 주한 미 대리대사를 인터뷰한 것은 그를 통해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듣기 위해서였다. 스티븐 보스워스 대사가 이임(離任)한 뒤 주한미국 대사관은 차기 대사가 부임해올 때까지 리비어 대리대사(보스워스 대사 시절에는 부대사였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터뷰는 2월13일 오후 광화문 미국대사관에서 진행됐다.



“미국의 한반도 이해관계는 불변”

─서울 근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시지요?

“32년 전 오산 공군기지에서 3년간 근무한 것이 한국과의 첫 인연입니다. 1997∼98년에는 한국어를 공부하려고 서울에 와 있었고, 그 뒤 3개월 정도 대사관에서 임시로 근무했습니다. 그러니까 정식 근무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지요.”

그는 2000년 8월 주한 미국 부대사로 부임했다. 서울 근무 전에는 국무부 한국담당 데스크로서 미국과 남북한간의 관계를 담당했고 제네바 기본합의 실행 관련 협상, 금창리 사찰 협상 등에서 차석 대표로 활동했으며,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특사의 평양방문에도 동행했던 국무부의 한반도통이다. “당신이 지금 대사관 건물에서 넘버 1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자 그는 “차기 대사가 부임할 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구원투수일 뿐”이라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마침 인터뷰하던 날 오전에 보도된 임동원 국정원장의 방미 사실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전혀 몰랐다”며 시치미를 떼기도 했다.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많은 분이 더글러스 팔 아시아태평양정책연구소(APPC) 소장을 거명하더군요. 차기 대사가 언제쯤 부임할지 워싱턴 소식을 듣고 계십니까?

“그런 소문에 대해서 제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위치는 아닌 것 같군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울 대사관이 전세계 미국 대사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라는 점, 한국은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미국과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라는 점, 그리고 미국 정부는 주한 미대사의 임명을 최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차기 대사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국무부 시스템이란 게 매우 복잡해요. 후보자를 지명하고 상원에서 인준하여 정식으로 임명받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습니다. 아무튼 국무부가 이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 새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 요즘 많은 한국인이 우려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물론 새 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검토하는 데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국 내에서도 이와 관련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시 외교안보팀이 클린턴 시절의 대북정책을 승계할 것이라고 보는가 하면, 일각에선 더 강경한 대북 협상자세를 점치기도 하는데요.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파월 국무장관를 비롯한 정부내 인사들이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 해온 공식 발언에 주목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발언들 속에 기존 정책과 함께 현재 논의·수립 중인 정책의 기조가 언급돼 있기 때문이지요. 파월의 국무장관직 수락 연설이나 최근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나온 공동발표문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표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정책의 지속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 지역에 있어서 미국의 이해관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국과의 긴밀하고 협력적인 파트너십, 지역 내 다른 국가들과도 굳건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의 공동 안보,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한 안보 유지 등이 미국이 지닌 이해관계이며, 이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따라서 향후 정책의 방향성도 과거처럼 강력한 동맹관계 및 억지정책을 유지하고 동맹들과 긴밀한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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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홍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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