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6년, 광주시민 7만여 명의 성금으로 설립된 ‘민립대학’ 조선대. 끈질긴 학원민주화운동 결과, 투명성·민주성이 도드라지는 ‘ ‘청정대학’으로 거듭났다. 실용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지역 명문으로 재도약하고 있는 조선대의 오늘과 내일.
본관 건립 연도에서도 알 수 있듯 조선대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46년, 4학부 12학과 1194명의 정원으로 시작해, 오늘날 단일교로는 전국 두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간 국민들에게 각인된 조선대의 이미지는 ‘전통 명문사학’보다는 ‘민주화 투쟁의 현장’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1960년대에 시작해 198 7~1988년 정점에 달했던 학원민주화 운동의 인상이 워낙 강렬했던 까닭이다. 1988년, 조선대는 40여 년간 재단 이사장과 총장을 번갈아 맡으며 전횡을 일삼았던 박철웅씨 일인체제로부터 벗어났다. 그리고 13년. 이제 조선대는 지역 명문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되찾아가고 있다. 조선대 양형일(梁亨一, 52) 총장을 만나 그 현황과 성과, 지방 대학으로서의 고충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종합대학 총장으로는 젊은 편에 속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총장에 선출된 것이 1999년 11월인데 그때 나이가 만48세였으니까요. 젊은 사람이 나서 학교에 새바람을 일으켜달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조선대는 출발부터가 독특한 학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1946년 광주시민 7만여 명의 성금을 바탕으로 설립된 민립대학입니다. 해방 직후, 너나 없이 어렵고 혼란스런 상황이었지만 교육만이 살길이란 신념으로 팔을 걷어붙인 거지요. 이와 같은 설립 배경을 가진 대학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들 것입니다.
교명을 ‘조선’이라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당시 상황에서 ‘조선’은 우리나라의 국호나 진배없었습니다. 사실상의 국호를 학교 이름으로 가져올 만큼 충만한 자부심과 간절한 소망을 담아 출범한 학교인 것이죠.”
-조선대 하면 아직도 투쟁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국민들이 많은데요.
“오랜 학원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광주 지역 대학으로서 격동의 세월을 온 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질곡의 20세기를 벗어나 새로운 위상과 이미지를 정립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박철웅씨 일가와 학교가 완전히 분리되기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걸로 압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부정적, 긍정적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되는데요.
“부정적 영향이라면 교직원과 학생, 동문, 학부모 할 것 없이 자긍심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점을 들 수 있겠지요. 성장을 위한 시련이라 하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컸으니까요. 하지만 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고 봅니다. 더 이상 이렇게 소모적인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되겠다는 결의와 다짐 같은 게 생겼달까요. 그 결과 학교에 대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이 대단히 높아졌고, 학교 운영의 투명성·공정성·민주성 또한 어떤 집단과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향상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1988년 이전에는 학교 운영이 합리적이지 못했습니다. 교수 처우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고, 학생들의 학습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죠. 재단이 시설 확충에 무관심한 수준을 넘어 아예 그런 부분들을 무시하다보니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하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구 재단이 물러가면서 학교의 면모가 일신됐습니다. 무엇보다 교수에 대한 문호가 활짝 열렸어요. 이전에는 재단과 관련이 없거나 조선대 출신이 아닌 사람은 교수로 임용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그렇지가 않아요. 해마다 실시하는 교수 공채는 대단히 투명하게 진행됩니다. 타 대학의 전범이 될 정도지요. 교직원 처우도 상당히 향상됐고 승진의 기회도 균등하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도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지요. 교수 충원을 예로 들면, 2003학년도 1학기까지 정년퇴임 예정 교수 수는 20명인데 비해, 새로 60명의 교수를 더 모셔올 계획입니다. 현대식 태양열 기숙사를 완공해 올해부터 학생들을 맞이할 예정이고 대규모 도서관, 캠퍼스공원화 사업인 밀레니엄 파크 등도 뼈대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등록금은 일반 사립대보다 20만~50만원 더 저렴합니다.”
-학생들의 수준은 어떻습니까.
“사실 1980~1990년대 중·후반까지는 신입생 성적이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한 3년 전부터 분위기가 역전됐어요. 경쟁률은 물론 평균 성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평균 경쟁률이 정시모집은 3.81대1, 특차는 3.18대1로 호남지역 주요 대학 중에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입학성적의 경우, 특히 의예과·치의예과·약학과 합격선이 주변 경쟁대를 능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매우 고무적입니다. 우리 학교 치대는 전국 11개 치의대 가운데 4개의 최우수 대학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또 부속병원은 2002 월드컵지정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정보통신·디자인·만화애니메이션 학과의 합격점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취업률은 어떤가요.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서울 소재 대학이나 지방대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특히 지방대는 그 문턱이 더욱 높지요. 그런 현실에 비춰볼 때 우리 대학 취업률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의 경우 군 입대나 대학원 진학 등을 뺀 순수 취업률은 49% 수준이었습니다. 다행히 학교 발전 사업들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 올해부터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업 이외에도 지역대학이라는 점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많을텐데요.
“교육문제에서 서울 중심적 사고는 오래 전부터 지역사회와 지역대학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돼왔습니다. 지역에서 우수한 머리도, 돈도 다 빠져나갔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제는 걸림돌 차원을 넘어 지역대학의 존폐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고교 졸업생수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니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지역 대학들은 의욕적 발전책보다 존립을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 마련에 몰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인재 확보와 교육의 질적 측면에 있어 지역대학의 영양 결핍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겠지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금 지역대학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전공 영역과 정원을 조정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특성화를 추구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대학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와 신뢰를 심기 위해서도 열심이죠. 먹이사슬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쓰러울 정도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정부 정책도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지역대학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맞춰줬으면 하는데, 일이 꼭 바라는 대로만 풀려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 무엇보다 정보화 인력 양성 등 지역대학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분야는 지역대학 중심으로 나가는 정책을 펼쳐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조선대의 학교 발전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발전 전략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특성화, 둘째는 산학협력, 셋째가 교육환경 시설의 첨단화입니다. 세 가지 중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5대 특성화 사업입니다.
특성화 분야로는 정보통신·생명공학·산업디자인·광산업·국제협력 등 5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우선 정보통신 분야 개발을 위해서는 전자·정보공대를 신설했습니다. 특히 정보가전 응용·서비스 기술개발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생명공학 특성화사업의 중심축은 2000년 9월, 과학기술부 국책연구소로 지정된 ‘단백질소재연구센터’입니다. 이로써 정부로부터 향후 9년간 약 1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습니다. 산업디자인특성화사업단은 이미 1997년 교육부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으로 선정돼 약 19억원의 국고지원금을 받았습니다. 디자인은 조선대가 오래 전부터 역량을 인정받아온 분야이기도 합니다. 예향 광주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고요.
광기술특성화는 광주시가 지역특색사업으로 추진중인 광산업 육성계획과 맞물려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공과대학에 광기술공학과, 대학원에 광응용공학 학과간 협동과정 및 한국원자력연구소 학연산 협동과정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레이저 응용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국제협력특성화 사업의 핵심은 지난해 설치한 뉴질랜드 해외캠퍼스입니다. 매 학기 100명의 학생들에게 현지 학습과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요. 이외에도 해외봉사, 해외인턴십, 해외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국제적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NICE(New International Chosun Education) 인증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따로 캠퍼스를 마련하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뉴질랜드 Upper Hutt WIT(Wellington Institute of Techno logy) 내에 조선대학교 뉴질랜드 해외캠퍼스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여기서 19주간 집중 영어연수를 받게 됩니다. 각종 문화 체험 활동, 현장 실습, 국제 봉사 등도 포함돼 있지요. 교육비 전액을 학교에서 부담하며 연수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수료증도 수여합니다.
영어권 국가에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연수를 가면 1년에 약 15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해외캠퍼스 연수를 선택할 경우 학기당 340만원 정도로 충분합니다. 또 휴학의 번거로움 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으며 16학점을 졸업 이수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요. 연수 기간 중 성적우수자에게는 다음 학기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해외봉사 활동이나 해외인턴십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해외봉사활동 지역은 캄보디아입니다. 올 1월에도 교수 두 분과 10명의 학생들이 2주 예정으로 봉사활동 길에 올랐습니다. 학생들은 프놈펜 일대에서 의료봉사 및 영어교육, 거리청소, 나무심기 등의 활동을 합니다. 봉사활동 틈틈이 국제분야, AIDS, 환경, 마약, 범죄, 인권, 보건, NGO 활동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하지요. 봉사활동 총경비의 70%는 학교가 부담하고, 활동 내용을 심사해 1학점을 부여합니다.
미국에서 8주간 진행되는 인턴십은 학교에서 편도 항공편을 제공하고 활동업체를 선정해주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인턴십 결과보고서를 심사해 3학점을 부여하고 졸업학점으로도 인정해줍니다.”
-특성화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할텐데요.
“그래서 연구비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요. 1998년에는 수혜 연구비 총액이 77억5000만원이었는데, 1999년에는 102억1000만원, 2000년에는 143억8000만원, 2001년에는 201억3000만원으로 큰 폭 상승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전국 193개대 2000년 교내외 연구비 현황’을 분석해보니 우리 대학이 전국 사립대 중 9위, 전체 대학교 중에서는 17위를 차지했더군요. 1997년에 180개대 중 92위에 머물렀던 것에 비교하면 큰 발전이라 할 수 있겠지요. 교수 1인당 교내연구비도 410만원으로 호서대, 광주과기원, 포항공대 등에 이어 전국 6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부 지정 우수연구센터와 지역협력연구센터, 산업자원부 지정 광특화연구센터 및 대체에너지 실증연구단지, 정보통신부 지정 제어계측공학교육센터 등을 유치했고, 2개의 국가지정연구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중 특히 대체에너지 실증연구단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 대학이 태양에너지 연구의 국내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게 됐으니까요. 대체에너지 연구는 정부의 국책사업이며, 5년간 사업비만도 372억원에 달합니다.
이러한 성과들이 합쳐져서 우리 대학은 BK(두뇌한국)21 지방대학육성사업 우수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지원금이 증액되기도 했고요. 산학협력 대통령상 수상 등 각종 대외평가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실용교육인데요, 이와 관련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습니까.
“크게 보아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 혼란의 시기에, 대학에서는 과연 뭘 가르치고 학생들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이냐, 대학 입학이라는 큰 투자를 했음에도 아무 실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대학은 교육혁신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100%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인재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곧 둘째 비전인 ‘시대와 사회현장이 요구하는 교육체계의 확립’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곧 학생들의 자기개발 과정과 학교와 교과과정을 일치시켜가는 과정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대다수 학생들이 취업준비에 몰두하는 4학년 시기에는 교과과정도 그런 현실에 맞춰 진행돼야 하는 겁니다. 산학협력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죠. 요컨대 대학 캠퍼스와 사회간의 극단적 단절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양자간의 조화를 통해 취업문제 등 학생들의 졸업 후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대학’이란 말씀이 나와서 말입니다만, 학교의 강성 이미지가 학부형들에게 거부감을 준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까.
“그런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씀드렸듯 조선대에 더 이상 혼란은 없습니다. 물론 구 재단을 학교에서 손떼게 만든 주역이 학생이었고, 그래서 과거에는 총학생회 등의 활동에 강한 측면이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타 대학 총학생회보다 오히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좋아지고 있음을 학생들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전의 자긍심과 여유를 되찾은 것이겠지요. 경영의 비합리성과 보호받지 못한 학습권으로 인해 울분을 삼킬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학생 중심의 맞춤식 교육이 그 해답이 되겠군요.
“수요자 중심 교육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우리 대학도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입학에서 졸업까지 모든 교과과정에 대한 편성 체계도를 마련했습니다. 대학생활에서 사회진출 준비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학생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꼼꼼한 매뉴얼을 작성해 놓은 것이지요. 현장위주 실용교육을 위해서는 국내 대학 최초로 ‘산·학 연계 전공프로그램(IRP21)’을 도입했습니다. 학생들의 취업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연계전공’ ‘학생디자인전공’ 등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배려한 가운데 다양한 학문 분야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된 학사시스템도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행정서비스 체계 손질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덕분에 2000년판 ‘ISO(국제표준화기구) 9001’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죠.”
-세 가지 발전전략 중 특성화와 산학협력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화를 나눈 듯합니다. 세번째 목표인 교육환경시설 첨단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요즘 우리 학교는 새 시설물들을 마련하느라 매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학군단 건물과 정문 조형물, 주차빌딩은 완공을 했고, 기숙사도 곧 학생들을 맞아들이게 되겠지요. 올해 말이면 중앙도서관도 완공될 겁니다. 폐수처리장 마련과 미술대학 증축도 조만간 마무리될 겁니다. 전자정보공과대학, 의대강의복리동, 생명과학관, 항공우주공학부, 금속공학과 실습실 등도 머지않아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공사가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저는 낙후된 교육환경을 재정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학교의 당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고 있지 못하면서 어떻게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실시한다고 큰소리칠 수 있겠습니까. 학생들도 변해가는 학교 모습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란 결국 공부를 가르치는 곳인데요, 교수들의 ‘가르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교수법 개발은 우리 학교의 주요 추진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가상교육센터를, 교수학습지원실·교육매체 제작팀·가상학습 운영팀 등으로 구성된 교육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센터의 주요 기능은 교수법 개발 및 지원, 학생의 학습 상담 및 지도, 교육매체 제작 지원, 가상교육 운영 지원, 평가방법의 개발 및 교정 등입니다.
인터넷 수업평가도 실시하고 있어요. 2000년 1학기에 처음 시작했는데 그때는 전국 대학 중 7개교만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70여 개 대학이 실시하고 있으니 우리 대학이 한발 앞서나갔다고 할 수 있겠지요. 수평 평가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연구실적은 어떻습니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연구논문 게재 실적을 보면 1998년에는 1인당 4.33편이던 것이 2000년에는 5.47편으로 늘어났습니다. 국제 전문학술지 게재 건수도 129편 정도 됩니다.”
-조선대는 15년 가까이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나 정이사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현재 우리학교 이사진은 교육부가 선임한 임시 이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광주지역의 대표 인사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지역과 대학간 유기적 협력관계를 도출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지요.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만, 그 전에 사회적·경제적 제반 여건이 성숙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정이사는 대학의 경영권을 갖게 되는 만큼 교육에 대한 신념과 투자에 대한 인식이 확고해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