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변호사, 판사, 국회의원, 노동부장관, 경기도지사, 대통령후보, 여당 선거대책위원장, 최고위원 등을 거치며 다양한 국정경험을 쌓았습니다. 오랜 공직생활 동안 맡은 바 직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지난 대선 이래 꾸준히 공부하며 국정에 관한 식견을 높이려고 노력했고, 주요 국가를 방문해 견문을 넓히며 다양한 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했습니다.”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자신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젊은 대통령의 역동적 리더십을 통해 정치가 과거지향의 정쟁이 아니라 미래지향의 경영이라는 점을 꼭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고문은 여권의 대선주자 가운데 비교적 오랜 시간 준비한 후보다. 1997년 대선에 출마한 경험은 다른 주자들을 압도하는 이고문만의 자산이다.
이를 증명하듯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국정과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연설하듯 답했다.
“저는 지금 크게 세 가지 국정과제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새로운 질서의 건설입니다. 지금 우리는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또한 관치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구질서는 해체되고 신질서는 미처 자리잡지 못해 사회 곳곳에서 혼돈과 무질서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민주주의의 질서, 시장경제 질서를 건설하는 일에 최우선 목표를 두려고 합니다.
둘째,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자리 창출이 국가의 목표가 된 지 오래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모든 공직자는 국민이 일자리를 갖도록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마치 수출주도시대에 대통령이 수출진흥 확대회의를 주최했듯이, 제가 국정을 책임지게 되면 ‘고용창출 확대회의’를 열겠습니다.
셋째, 새로운 평화체제의 구축입니다. 우리는 지금 정전체제라는 아주 제한적인 평화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제한적 평화를 넘어 더 이상 전쟁의 위험이 없는 항구적인 평화를 한반도에 뿌리내리게 해야 합니다. 냉전을 끝내고 남북통일을 이루는 일은 민족의 비원이자, 동시에 우리에게 커다란 이익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장·단점은 국민이 평가할 것”
자신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도 이고문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저는 국민의 평가를 받을 입장이지, 스스로를 평가할 입장이 아닙니다. 저의 모든 것을 국민 앞에 드러내놓고 겸허하게 평가받겠습니다.”
이고문은 민주당 경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민 지지도는 물론, 경선 결과에 영향을 끼칠 대의원 지지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치에서 앞선 자신감을 반영하듯, 대통령 당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고문은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전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사람이 맡는 최고 공직입니다. 이 때문에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민심입니다. 우리 국민이 과거에 사로잡히기보다, 앞으로 5년간을 어느 당, 어느 후보에게 맡겨야 더 좋을지 고민한 끝에 결정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고문은 영남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영남에서의 약세를 염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내년에 지역주의는 크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물러나는 마당에 지역주의는 더 이상 그 표출대상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요 국정과제에 대해서도 이고문은 간략하게 소신을 털어놓았다. 먼저 남북문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가장 아쉽게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무조건 평양을 방문했듯 김위원장도 조건 없이 서울을 답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김위원장이 북한에서 절대적 위치에 있다고 하지만, 그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김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은 계승·발전돼야 합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과를 면밀히 평가·검토하여, 엄격한 상호주의는 아니더라도 좀더 원칙적이고 질서 있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남북관계가 정체되어 있지만 양측이 처한 입장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반드시 관계개선이 이뤄지리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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