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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진보개혁 ▶ 실용파 ▶ 중도보수 무게중심 ‘우향우’?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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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운동권, 재야, 민변 출신 중심의 당내 진보개혁 세력들은 소규모 모임을 통해 여당의 개혁성향을 한층 강화시켜나갔다. 가장 먼저 개혁당 출신들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가 5월초 본격적인 모양새를 갖춰가기 시작했고, 민변 출신인 임종인, 최재천 의원 등이 중심이 된 ‘초선모임(가칭)’도 세 확산에 나섰다.

유시민, 김원웅, 유기홍, 안민석, 김형주, 김태년, 강기정, 박명광, 정청래, 장경수 의원 등 개혁당 및 신당 추진연대 출신의 10여명은 5월6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참여정치연구회 준비모임을 구성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실용주의’ 노선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참정연은 당내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참정연의 결성 취지는 ‘당의 개혁성 강화와 당원들이 의사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상향식 민주정당 건설’이다. 이에 따라 17대 국회 개원 전에는 여권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 철회론을 들고 나왔고, 기간당원제 강화, 당원 투표제 등 열린우리당의 개혁적인 당헌 당규 개정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관을 맹비난하며 헌법재판관 탄핵주장을 이끌기도 했다.

각종 소규모 모임 통해 조직화



‘초선모임’도 6월3일 창립대회를 갖고 ‘초선이 개혁을 주도해 노무현 정부를 성공시키자’는 결의를 다질 예정이었다. 참여의사를 밝힌 초선이 무려 26명이나 됐으나 내부 이견으로 본격적인 활동도 못하고 해체됐다.

참정연과 초선모임에 이은 개혁성향의 모임은 386세대 운동권 초·재선으로 구성된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새모색)’이다. 새모색은 6월15일 인적 구성 면에서 당내 주목을 받는 모임으로 출발했다. 김영춘 송영길 김부겸 임종석 이종걸 오영식 문석호 등 당내 ‘허리’역할을 하는 재선 10명을 포함, 이인영 우상호 의원 등 전대협 출신을 비롯해 백원우 정청래 윤호중 강기정 정봉주 김현미 조경태 의원 등 모두 34명이 이 모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새모색이 당내 최대 운동권 모임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전대협 출신의 ‘맏형’격인 우상호 의원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다. 우 의원은 81학번이면서 재학중 군대를 갔다오는 바람에 84학번 주도의 전대협에서 활동, 운동권 선후배간 가교역할을 했다. 이들을 결집시킨 공통분모는 ‘80년대의 가치’와 ‘6월 항쟁’이었다.

새모색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라크 전쟁을 합리화시킨 경위에 대해 해명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최근에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서면서 당내 중도보수 성향의 모임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긴급조치세대 출신으로 구성된 ‘아침이슬’도 열린우리당의 개혁성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새모색과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아침이슬은 75학번에서 79학번까지 10여명으로 구성돼 당내에서 소위 475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노영민 노웅래 선병열 우원식 유기홍 유승민 이상민 이영호 전병헌 한광원 민병두 의원 등이 속해 있다.

아침이슬은 첫 전체 모임에서부터 “시대정신상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밝히는 등 당내 진보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4·15총선과 17대 국회 개원 전후 진보개혁 일변도의 모습을 보였던 열린우리당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국회 개원과 맞물려 당내 실용주의를 앞세운 모임들이 활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친노(親盧) 직계 386세대 모임인 ‘신의정연구센터(의정연)’다. 이광재 서갑원 백원우 이화영 의원 등 노 대통령의 386참모 출신 10여명은 “대통령의 국정을 돕는 집단적인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5월말 첫 모임을 갖고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실용파 모임의 출현

의정연은 386운동권 출신들과는 거리를 두면서 청와대에서 익힌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주의 정책과 주장을 펴나갔다. 자연스럽게 386세대 의원들간 ‘실용 대(對) 개혁’이라는 노선(路線) 분화가 확산됐다. 전대협 출신들과의 입장차이는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경제분야에 있어 의정연은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서갑원 의원은 “투명성 확보가 전제돼야 하지만 출자총액제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386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출자총액제한제 완화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의정연은 이라크 파병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 소위 4대 개혁입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민감한 정치 사회 현안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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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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