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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KT&G 로비·비자금 의혹 전말

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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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2011년 12월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전 KT&G 사장.

▲민 사장은 강 씨를 로비스트로 활용, 최근 서울시로부터 남대문 호텔 사업 용적률 20% 증가 허가를 취득, 강 씨가 관련된 용역업체에 30억 원의 용역대금 지급이 확정되고 회사 지출도 완료됨. 지출이 완료되었으므로 동 용역대금은 강 씨가 용역업체로부터 계좌 또는 현금으로 인출·세탁해 김재홍에게 전달할 것임.

▲강 씨는 남대문 건 30억 원 외에도 청주공장 부지매각 10억 원, 수백억 원대 각종 KT&G 부동산 매각과 매입 개발에 직접 개입, 지인 업체 소개 등을 통해 약 50억 원대 특혜를 얻었고 민 사장에게 리베이트, 연임 로비자금 등으로 제공.

‘신동아’는 지난 4월부터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강 씨가 참여했다는 KT&G의 부동산개발사업에 특히 주목했다. 취재과정에서 강 씨의 입장도 충분히 들었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강 씨는 2008년부터 KT&G가 추진한 여러 부동산개발사업에 참여해 50억~60억 원가량의 부동산 컨설팅 수익을 올렸다. 그가 참여한 사업은 용산부지 매각사업(2008년, 컨설팅비 3억 원), 청주공장 부지 매각 용역(2011년, 컨설팅비 10억여 원), 남대문 호텔 개발사업(2011년~, 컨설팅비 30억 원, 이 중 25억 원 기지급) 등이었다. 중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해온 강 씨는 2009년경부터는 아예 KT&G 관련 사업만 맡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강 씨는 김재홍 전 사장과 친분이 깊다. 강 씨는 “2008년 김 전 사장에게 부동산 컨설팅 자문을 해준 것을 계기로 친해졌다”고 말한다. 2001년 사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KT&G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김 전 사장과 가깝다보니, 강 씨는 KT&G 임원들 사이에선 유명인사로 통했다. 어떤 KT&G 관계자는 그를 “우리 회사의 정식 고문”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2009년 이후 그가 참여한 부동산개발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서 그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



회사 관계자들은 “강 씨가 본격적으로 KT&G와 손을 잡은 건 김 전 사장을 통해 민 사장을 소개받은 뒤다. 강 씨는 민 사장과도 아주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한 KT&G의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이 구속(2011년 12월)되기 전에는 민 사장이 강 씨와 회사 경영에 대한 문제도 상의할 정도였다. 김 전 사장 쪽 민원을 강 씨가 대신한다는 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문제 발단은 수원 땅 8만 평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골프웨어·인쇄 관련 사업을 하는 이OO(53) 씨다. 그는 현재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투서의 작성자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복수의 KT&G 관계자와 강 씨에 따르면 이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로 사돈인 김재홍 전 사장과 가까웠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쇄업체 P사를 내세워 2011년경부터 KT&G와 사업관계를 맺었다. 김 전 사장을 통해 민 사장 등 KT&G 임원들을 소개받은 뒤부터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P사의 한 관계자는 “KT&G라이프앤진 등 KT&G의 계열사에 주로 인쇄물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납품 규모는 연간 10억 원 정도라고 한다.

2011년 초 강 씨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 씨를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는 민 사장과 김 전 사장, (민 사장의 측근인) 강OO 본부장, 연예인 1명이 동석했다. 강 씨는 이날을 “김 전 사장이 이 씨를 민 사장 등 KT&G 임원들에게 처음 소개한 날”로 기억한다. 김 전 사장이 민 사장 등에게 “나와 사돈 되는 사람이니 잘 지내라”며 이 씨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이 KT&G 경영진에 사실상 사돈의 사업을 청탁한 셈. 이 씨가 KT&G에 인쇄물 납품을 시작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강 씨 등에 따르면 그날 참석자들은 KT&G가 보유한 26만여㎡(8만 평) 넓이의 수원 연초제조창 부지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후 이 씨는 이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씨는 김 전 사장으로부터 소개받은 KT&G 임원들을 만나러 다니며 “이 땅에 1만 평(3만3000여㎡) 규모의 패션아웃렛을 만들자”고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 씨는 “이 씨가 나에게도 아웃렛 얘기를 여러 번 했다. 민 사장은 자기가 책임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느낌이 좋지 않아 이후 이 씨를 멀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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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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