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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40문 40답

4·13 총선 40문 4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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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은 상당한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 해운대-기장을의 김동주의원은 3월초에 민국당으로 둥지를 옮겼고, 부산 남구 공천자인 허재홍 전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며, 역시 부산 공천자들인 강경식(부산진구) 전의원을 비롯한 서너명이 최근 민주당으로 건너갔다.

잇따른 공천 반납에 당의 총선 전선이 흐트러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겠다”고 기세좋게 나갔던 정해주 전국무조정실장(경남 통영-고성)도 14일 자민련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민섭 전의원(강원 춘천)과 배명국 전의원(경남 진해)도 각각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자민련 간판으로 나가보았자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런 사실들은 결국 자민련이 갈수록 약체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텃밭이라 여겨졌던 충남권 역시 민주당 이인제 선대위원장의 진군 나팔과 한나라당 공략에 표가 흩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20석도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자민련은 50석 정도를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많아야 30석 내외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조용준 주간동아 기자)

12. 영남정서 앞세우는 민국당은 몇 석이나 얻을까.

민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목표로 잡은 지역구 의석수는 46석. 주요 공략지역은 단연 영남권이다. 부산에서는 박찬종(朴燦鍾·중-동) 김광일(金光一·서) 김동주(金東周·해운대-기장을) 위원장 등이 선전할 경우 9석 확보가 가능하며 대구 경북에서도 10여석 정도는 무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외에 조순(趙淳) 대표최고위원이 지원유세에 적극 나설 경우 강원도에서도 3석 정도는 건져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관계자들은 원내교섭단체(의석 20석 이상) 구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 교섭단체만 구성되면 향후 정계개편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근거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정연욱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13. 민주당의 선거 브레인은?

민주당의 선거 실무 총책임자는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이다. 성동에서 지역구출마를 선언했다가 ‘차출’당한 그는 97년 대선에서도 방송계에서의 경험을 활용, 미디어선거를 담당한 바 있다. 이밖에 이인제(李仁濟) 선대위원장도 굵직굵직한 선거전략을 챙기고 있으며, 권노갑(權魯甲) 고문도 당사에 상주하면서 과거 선거경험을 활용, 틈틈이 선거에 관한 자문을 하고 있다. 이밖에 경제정책 등 공약은 김원길(金元吉) 선대위정책위원장, 대언론업무는 정동영(鄭東泳) 대변인, 여성유권자를 겨냥한 전략은 한명숙(韓明淑) 여성위원장이 주로 맡아서 하는 등 분야별 전문화가 이뤄진 편이다.

(공종식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14. 한나라당의 선거 브레인은?

한나라당은 평상시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아침마다 주재하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그날 그날의 선거 전략, 전술을 결정한다. 선거 전까지 이총재에게 많은 조언과 정보를 전달했던 정형근(鄭亨根) 의원 등 현역들이 선거 때문에 당사 출입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이총재와 홍사덕(洪思德) 선거대책위원장, 이사철(李思哲) 대변인, 안재홍(安在烘) 선거기획단장 등이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 그때그때 가닥을 정리한다.

선거에서 각종 이벤트와 이슈 제기 등 다양한 기획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은 총선기획단장은 지난 15대 총선때 기획조정국장을 15대 대선때는 조직국장을 지내는 등 선거 기획업무에 밝은 전국구 안재홍 의원이 실무를 지휘하고 있다.

이원창(李元昌) 총재홍보특보와 장광근(張光根) 부대변인은 지역구 선거 때문에 대변인실을 대부분 비워야 하는 이사철 대변인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특보는 홍보 및 대언론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고, 장부대변인은 이대변인의 입을 대신해 ‘창’과 ‘방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선거공약 개발을 총괄하는 정책위원장은 대우경제연구소장 출신 이한구(李漢久) 정책실장이 맡았다. 전문적인 경제 식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이정책위원장은 여당이 내놓는 각종 공약의 본질을 파헤쳐 ‘선심성’과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적임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의 비서실장에 임명된 김희완(金熙完) 전서울시정무부시장은 과거 국민회의 선거기획단에서 기획통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15.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선거전략상 민주당의 주요 공략 포인트는 역시 경제위기 극복이다. 한나라당이 여당 시절 망쳐놓은 경제를 어느 정도 살려놓은 것이 지금의 여권이고,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해야 이같은 경제회복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50대 이상의 안정희구세력에게는 이같은 안정론이 그동안의 정당 지지도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먹히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20~30대에게는 민주당이 4당중 가장 개혁지향적인 정당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공종식 동아일보 정치부기자)

16.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한나라당 총선전략의 핵심은 민국당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형성된 4파전 구도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2파전 체제로 끌고간다는 것.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자민련을 ‘사이비 여당’, 민국당을 ‘여당 2중대’로 몰아부치는 등 애써 두 당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를 ‘김대중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매일 2∼3건의 선거공약을 발표하며 민주당에게 싸움을 거는 것도 민주당과의 대결구도로 여하히 선거 흐름을 끌고가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현 정권의 지역편중 인사를 집중 공격하다 민국당이 원색적인 지역감정 발언을 토해내자 공세를 잠시 중단했던 것도, 민국당에 ‘멍석’을 깔아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17. 이번 총선 대결구도는 1여3야(1與3野)냐, 3여1야(3與1野)냐?

이번 선거의 쟁점 가운데 하나가 ‘1여다야(1與多野)’냐 ‘다여1야(多與1野)’냐이다. ‘1여다야(1與多野)’는 민주당이 제기하는 것으로 제1당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여1야(多與1野)’는 제1야당 한나라당이 자신의 지지기반인 영남 지역을 민국당과 자민련의 도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제기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선거구도는 여야 양당 대립이다. 이승만 정권 초기에는 무소속이 대거 진출했으나 정당이 점차 뿌리를 내리면서 양당구도가 확립됐다. 장면 정부의 민의원도 총의석 233석 가운데 민주당이 41. 7% 득표로 175석(의석률 75. 1%)을 차지했다. 무소속은 46. 8% 득표에 49석(의석률 21. 1%)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신·구파간 파벌 대립으로 구파가 신민당으로 분당하여 양당체제가 됐다.

박정희 정권에서도 집권당인 민주공화당과 제1야당인 민정당·신민당 등이 줄곧 총 유효투표의 70~90%를 획득, 총의석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국회의원 정수의 3분의 1을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했던 유신체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의도적으로 다당제를 실시하겠다던 전두환 정권에서도 이런 경향은 바뀌지 않았다.

이같은 양당체제의 성격이 약화되고, 지역적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한 정당 분립으로 여소야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제13대 총선부터였다. 대통령직선제와 소선구제가 부활한 제13대 총선 이후 ‘1여다야’ 구도와 ‘여소야대’ 결과가 줄곧 나타났던 것.

이런 경향은 제16대 총선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공동여당의 한 축이었던 자민련이 공조 파기를 외치면서 야당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탈락자와 공천에 불만을 가진 세력, 그리고 재야의 장기표 지지 세력이 합쳐 만든 민주국민당은 한나라당을 사이비 야당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자민련을 위장 야당으로, 민주국민당을 민주당의 제2중대로 몰아 부치면서 민주당과의 양당 대결 국면을 굳히려 애쓰고 있다.

4·13 총선의 구도는 기본적으로 1여다야(1與多野)다. 여당 정치인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여당 표보다 야당 표를 더 많이 잠식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따라서 자민련이 공동정부를 구성했다 하더라도 공조파기를 선언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이상 야당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민국당은 한나라당서 떨어져 나온 정당으로서 한나라당에 맺힌 것이 많은 데다, 한나라당과 지역적 지지기반이 겹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당인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을 더 공격하지만 야당임에 틀림없다. 오히려 진보정당을 내세운 민주노동당이 민주당의 지지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손혁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18. 한나라당 공천 파문의 최대 수혜자는?

김영삼 전대통령이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상도동의 문턱이 닳도록 정치인들이 드나든 데서 알 수 있듯이 ‘YS의 언행’이 이번 총선에서 최대의 변수로 등장했다.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 때문에 “죽었던 YS를 이회창 총재가 부활시켰다”는 말까지 정가에 흘려나왔다.

야당의 내분으로 여당인 민주당도 반사이익을 얻는 수혜자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민국당의 출현으로 지역감정이 자극됐기 때문에 반드시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민주당의 이종찬 후보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 파문으로 덕을 보는 편이다. 애당초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던 조순 민국당 대표위원이 출마했으면 당선을 낙관하기가 힘들었겠지만, 조순씨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상대를 제거한 셈이 됐다.

(안기석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19. YS, 최후의 선택은?

결론부터 말하면 김영삼 전대통령은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YS가 노리는 바는 반(反)김대중 전선의 구심점으로 자리잡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非)이회창 전선은 반김대중 전선의 하위개념에 불과하다. 따라서 ‘반김대중-비이회창’정서로 뭉쳐진 민주국민당을 내놓고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회창 총재측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갓 태어난 민주국민당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상도동으로 정치인들이 찾아오면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측근들을 통해 민주국민당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최후의 선택을 할 것인지 여부는 최측근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박종웅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았다. 김영삼 전대통령으로서는 어차피 정치일선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서 민주국민당과 한나라당 양측을 모두 자신의 세력권안에 두는 것이 득이 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벌어질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면 ‘절반의 선택’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안기석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20. JP는 총선 뒤 DJ와 다시 손잡을까.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가끔 알듯 모를 듯한 말을 해 주위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들곤 한다. 좀처럼 직설적인 표현을 하지 않고,하더라도 전제 조건들을 붙여 ‘뜻풀이’에 진땀 빼게 만드는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대중 대통령과의 재결합 가능성과 관련된 표현도 그렇다. 이와 관련해 최근 JP의 발언들을 다시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지난 2월24일 이한동 총재와 함께 한 ‘공동여당 포기선언’ 때다. 이총재는 자민련이 공동여당의 길을 포기하고 독자적인 야당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더이상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운영,연합공천 등 공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명예총재는 ‘나 개인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공조포기 선언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당의 결정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김명예총재는 이후 줄곧 김대통령이 내각제 개헌약속을 파기했다며 이총재가 밝힌 대로 더이상 민주당과의 공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는 주문까지 곁들였다.

그러나 그는 3월12일 전북 무주·진안·장수를 돌면서는 민주당이 의원내각제 열의가 생길 때까지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16대 총선이 끝난 뒤 뜻을 같이 할 정치적 개인이나 정당과 손을 잡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민주당과의 공조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동안 선거 뒤에도 민주당과 공조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주장과 달라진 태도다. ‘열의가 생길 때까지’라는 등의 전제 조건을 달고 ‘현재로서는’이라는 상황설명까지 곁들였다. 또 하루 뒤인 13일에 대전에서 열린 총선 필승결의대회에서 16대 총선이 끝난 뒤에도 민주당과 정치적 공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공조’라는 말을 전술적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다른 형태의 공조는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만약 김 대통령이 내각제 개헌 의지만 밝히면 다시 재결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되는 대목인 것이다. 재결합과 관련해 조건부 불가방침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재결합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김명예총재의 한 측근의 말도 음미해볼 만하다. 3월14일 만난 그의 전망은 간단했다.

“허허…. 그건 아무도 모르지. 적과도 함께 할 수 있는 게 정치 아닌가? 결국 내각제가 문제 아니겠어? 어떤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텐데,정치권의 변화는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얘기야. 특히 민주당이 가장 다급할 거야. 꼭 두 분(DJ-JP)이 말을 해야 아나…. ”

현재로서는 김명예총재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지난해 초 김명예총재가 말한 ‘이심전신(以心傳神)’을 떠올리게 한다.” “이심전신(以心傳神)은 이심전심(以心傳心)수준을 뛰어넘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신통의 경지”라는 게 그의 뜻풀이였다. 그는 자신과 김대통령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말하지 않아도 둘은 서로의 뜻을 잘 안다는 얘기다. 이때가 바로 내각제 개헌 연기와 관련한 속내를 정리할 시점이었다.

따라서 김명예총재의 최근 행보는 총선 뒤 어느 한 정당의 확실한 정국 장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그의 한 측근은 자민련의 앞날을 바둑용어로 ‘꽃놀이패’라고 했다. 최소한 30석 이상의 의석만 확보해도 다른 정당과의 ‘짝짓기’에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내각제를 연결고리로 한 재결합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다른 어떤 가능성보다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으로서도 ‘적의 적은 동지’라는 정치판의 논리에 따라 자민련을 다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김용성 한겨레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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