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안타깝지만 지금은 과거 머무를 때 아냐
교육·안보·입법·행정 두루 경험하며 실행력 검증돼
5대 대전환으로 국민소득 10만 달러 열겠다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 구조, 지역으로 확장해야

이철우 경북지사는 4월 15일 ‘신동아’에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를 여는 국가 대개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뉴스1
이 지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한 4월 15일 ‘신동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보수의 가치를 지키되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책임을 함께 안고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박정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날 이 지사는 “혼란 속에 질서를 세우고, 실망 속에 희망을, 불신 속에 신뢰를 회복하는 준비된 리더십으로 국가를 다시 바로 세우겠다”며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분열과 정쟁 아닌, 통합과 책임 정치 필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국민의힘이 겪는 내홍이 깊다. 탄핵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대통령 탄핵은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한 정권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좌초된 현실은 특정 정당을 넘어 모두가 깊이 성찰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다. 다시 국민의 삶을 바로 세우고 나라를 안정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분열과 정쟁이 아닌, 통합과 책임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윤심 후보’다. 이 지사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그에게 국무총리직을 제안했고, 그는 인사를 기다리다 계엄을 맞이했다. 4월 9일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난 이 지사는 “‘(윤 전 대통령이) 힘껏 노력해서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윤 전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는 충성심을 먼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가까웠던 사람들에게서 받은 배신의 아픔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 어려울 때 등을 돌리지 않는 사람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 말을 들으며 정치도 결국 ‘사람의 도리’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깊이 느꼈다.”
여러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수학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국정원에서 20년간 국가안보와 전략을 다뤘다. 이후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거치며 정책을 설계하고 직접 실행해 보기도 했다. 단순히 이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그간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해 왔고,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꿔왔다. 이처럼 그동안의 경험이 가장 큰 강점이다. 교육·안보·입법·행정 등 국정의 핵심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균정 잡힌 시각과 검증된 실행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그리고 결과로 국민께 증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지역사회에서 ‘성과형 리더’로 꼽힌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경주에 유치한 것이 대표 성과다. 이 지사는 “포항에는 2차전지 특화단지, 구미에는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했고 경산(바이오헬스), 영천(항공우주), 울진(원자력·수소) 등 지역별로 미래 산업을 체계적으로 유치하며 경북의 산업 지도를 새롭게 그려왔다”며 “경북에서의 성공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해 성공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3년 9월 14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2% 경제성장에 만족할 시대 아냐
도정 경험이 국정 운영에서도 빛을 볼 수 있을까.“이제 경북은 더는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견인하는 첨단·혁신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장을 누비며 소통하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다. 실용적이고 검증된 이 리더십이야말로 국정에서 반드시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다. 6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화학공업으로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면, 5대 대전환으로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를 여는 국가 대개조에 나서겠다.”
이 지사가 밝힌 5대 대전환은 △국토 대전환 △한류 대전환 △민생 대전환 △미래 대전환 △체제 대전환 등으로 구성됐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전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며, 인공지능(AI)과 에너지산업 등에서의 혁신으로 4차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그는 “2%의 경제성장에 만족할 시대가 아니다”라며 “상상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국가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를 목표로 정한 이유가 있나.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는 ‘국민 모두가 더 나은 삶을 누리자’는 국가 도약의 비전으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를 실현하려면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 구조를 지역으로 확장해야 한다. 중앙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지방이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권형 국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소득 10만 달러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산업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AI, 바이오, 반도체,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과감한 투자와 규제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역 곳곳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 및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면 국민소득 10만 달러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산업화 시대를 일군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국가 비전과 실행력을 갖춘 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
이 지사의 약점은 전국 단위의 인지도다. 경북 김천에서 내리 3선을 하고 2018년부터 경북지사를 지내 지역 민심은 단단하지만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 당내 주요 경쟁자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진다. 당장은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뽑는 1차 경선에 통과해 ‘4강’에 들어서는 것이 급선무다. 1차 경선 결과는 4월 22일 발표된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 그는 스스로를 “비상장 우량주”로 표현했다. 이 지사는 “상장심사를 통과해 대한민국의 희망 성장주가 되겠다”며 “돌풍을 일으켜 기적을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