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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淸白정신 깃들인 洗心과 나눔의 산실

고고한 淸白정신 깃들인 洗心과 나눔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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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淸白정신 깃들인 洗心과 나눔의 산실

보백당의 불천위를 모신 사당.

김계행은 연산군 시절 대사간으로 있으면서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임금에 대한 충간(忠諫)도 성군(聖君)에게나 통하는 법, 폭군 연산에게 통할 리 만무하였다.

그는 피바람이 휘몰아친 두 번의 사화(무오, 갑자)에서 간신히 죽음만 면한 채 안동으로 돌아온 뒤 후학양성에 힘썼다. 오늘날 안동의 선비정신이라 부르는 정신적 토양을 전파하게 된 것이 이때부터다.

일찍이 서울로 진출한 또 다른 안동 김씨 일파 장동파의 대표적 인물인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1570~1652)도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면 이곳으로 내려와 재충전의 기회로 삼곤 했는데, 풍진에 오염된 마음을 보백당의 정신으로 씻어내고자 했음이리라. 그 역시 청백리에 올랐다.

보백당의 19대 종손 김주현씨는 말한다. “서원을 보존하고 향사를 올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옛 선조의 고결한 정신을 혼탁한 이 시대에 널리 알리는 것이 후손의 의무”라고.

후손들은 이 정신을 구호로 외치기보다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데, 종손은 선비문화수련원 초대원장을 지내며 선비문화 알리기에 분주하다. 또 문중에서는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안동지역 모범 공무원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일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



고액 과외니 8학군이니 하며 너나없이 제 자식에게만 눈이 어두운 요즘, 남의 자식들을 보듬고 챙기는 이들의 마음씀이 새삼 선비정신을 생각케 한다.

이 집안의 이런 정신은 종택 대청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걸려 있는 보백당 김계행의 다음과 같은 유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吾家無寶物 寶物惟淸白).’

-우리집에 보물이란 없다. 있다면 오직 청백뿐.-





신동아 200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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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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