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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구 파문 ‘도곡동 땅의 진실’

대구국세청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담당자들 ‘도곡동 땅 실소유주 MB’ 서류 봤다

안원구 파문 ‘도곡동 땅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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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년 세무조사 당시 보긴 봤다
  • ● 위에서 ‘서류 있나, 없나’ 조사 나왔다
  • ● 확인해주지 않았다
  • ● 한 명이라도 더 아는 건 안 좋으니까
안원구 파문 ‘도곡동 땅의 진실’

안원구 국세청 국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C건설 등 5개 기업에 세무조사 편의를 봐주는 대신 부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을 통해 이들 기업이 미술품을 고가로 사도록 한 혐의(뇌물수수·알선수재 등)로 안원구(49) 국세청 국장을 2009년 12월8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5개 회사는 안 국장의 부인 홍모씨의 미술관에서 그림이나 사진을 구입하거나 조형물 설치를 의뢰했고 홍씨는 14억6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검찰에 따르면 C건설은 세무조사를 받던 2006년 11월 안 국장에게 세무조사를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경기 고양시에 건설 중이던 아파트의 25억원어치 조형물 설치를 홍씨 미술관에 의뢰, 홍씨에게 10억원대의 이익을 안겨줬다고 한다.

“MB 뒷조사했다고 탄압받아”

그러나 안 국장 측은 이러한 검찰 수사결과를 반박했다. 기업의 미술품 구매와 세무조사 직무의 관련성, 위법성은 법정에서 가려보겠다는 태도다. 민주당 한상률게이트진상조사단 단장인 송영길 의원은 2009년 11월23일 변호인 자격으로 서울구치소에서 안 국장을 접견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안 국장은 “‘MB(이명박 대통령)의 뒷조사’를 했다는 오해를 받아왔고 이 때문에 억울하게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번에(안 국장이) 검찰에 구속된 사안도 2008년 한상률 국세청장 재직 시절부터 국세청 감찰반을 통해 쭉 감찰을 받아온 사안인데 갑자기 11월18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오다 긴급 체포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MB 뒷조사’는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제였다. 송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안원구 국장은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근무하던 2007년 후반기 포스코건설에 정기세무조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는 사실이 적시된 문건을 발견했다고 한다. 안 국장은 ‘정치적인 사안이어서 우리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보안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안 국장은 (이명박 정부 취임 후) 자신을 음해하는 (여권 내부) 세력에 의해 ‘MB의 뒷조사를 했다’는 오해를 받았고 억울하게 탄압받았다고 한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은 2007년 대선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다. 검찰, 특별검사의 수사로 이어졌지만 실소유주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안 국장의 주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묻혀가던 이 논란을 다시 끄집어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이 땅을 김재정씨 측으로부터 매입한 포스코건설은 의문해결의 열쇠를 쥔 당사자 중 하나다. 그런데 2007년 이 포스코건설을 세무조사한 안원구 국세청 국장(당시 대구지방국세청장)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적힌 문건을 봤다고 야당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때문에 탄압을 받고 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이란?

1985년 5월1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163의 4번지, 164의 1번지, 164의 2번지 등 1220평은 전모씨에게서 이명박 당시 현대건설 사장의 처남인 김재정 외 1인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어 같은 해 6월5일 도곡동 169의 4번지 93평도 현대건설에서 김재정 측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1993년 3월27일 ‘세계일보’는 사회면 톱기사로 “민자당 이명박 의원은 1985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 때 구입한 강남구 도곡동 시가 150억원 상당의 땅을 처남 명의로 은닉한 사실이 밝혀져 이번 재산공개에서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5년 9월 도곡동 땅은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263억원에 매각됐다. 매매 두 달 전 부동산실명제가 발효됐다. 도곡동 땅 매각으로 큰돈이 들어왔을 텐데 이후 김재정씨는 자신의 부채 2억원을 갚지 못해 자택을 가압류당한 적이 있다.

“차명재산 맞다. 실소유주 모른다”

2007년 대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측은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을 쟁점화했다. 박 후보 측의 의혹제기는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됐다. 이명박 후보는 2007년 7월19일 한나라당 후보 검증청문회에서 “개인 재산을 하는데 남의 이름으로 할 이유가 없다. 땅을 살 때 당당히 제 이름으로 하지 왜 형제 이름으로 하겠습니까. 그 땅이 실제로 제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라며 도곡동 땅과 무관함을 밝혔다.

검찰은 도곡동 땅의 실제주인을 규명하는 수사를 벌여 2007년 8월13일 그 결과를 내놓았다. 검찰은 “도곡동 땅은 등기부상의 소유주를 주인으로 볼 수 없다. 도곡동 땅은 ‘제3자 차명재산’이다”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땅의 실제 소유주인 ‘제3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검찰은 답하지 않았다.

2007년 12월 정동영 통합민주신당 후보 측은 “도곡동 땅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차명 보유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선거 이후인 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가 재수사했다. 특별검사는 “이 당선인 차명 소유 의혹의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특별검사도 실소유주가 누군지 입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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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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