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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당일 朴 대통령 동선(動線) 놓고 김기춘(비서실장)-이정현(홍보수석) 대립

청와대 관계자가 전하는 세월호 秘스토리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침몰 당일 朴 대통령 동선(動線) 놓고 김기춘(비서실장)-이정현(홍보수석)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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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책본부 가선 안돼” vs “가야 돼”
  • ● “그날 안 갔으면 엄청난 오해 샀을 것”
  • ● ‘세월호 인양’ 언급한 차관 질책…해저에 둔다?
  • ● “문고리 3인방 외부인 안 만나…권력비리 종식될 것”
청와대와 여권의 몇몇 관계자로부터 ‘세월호 정국’과 관련된 얘기를 들었다. 청와대 사람들이 내심 어떻게 생각했고 실제로 청와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정보였다. 세월호 사건이 지금의 상황으로 흘러온 경위를 청와대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오후 2시 30분경 실무진은 ‘생존자 370명’ 집계 오류 사실을 처음으로 접한다.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대로, 오후 2시 50분 “190명 추가 구조 인원은 잘못된 것”이라는 내용이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계 오류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수의 고등학생이 숨진 대형사고인데 정부가 생존자 숫자를 부풀려 발표했다 줄인 것이다. 대중의 비난이 정부로 향할 결정적 빌미가 제공된 셈이다. 엉터리로 집계해 알려준 해경에 분통을 터뜨릴 겨를도 없었다. 우리는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라는 엄청난 위기감에 휩싸였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오후 4시 10분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실수비(※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는 ‘대수비’라 한다)엔 모든 수석이 참석할 수도 있고 안건과 관련 있는 일부 수석만 참석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선 실장이 수석 두어 명과 대화를 나눠도 실수비가 된다. 회의의 형식이나 참석자 수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라고 전제했다.

침몰 당일 朴 대통령 동선(動線) 놓고 김기춘(비서실장)-이정현(홍보수석) 대립

박근혜 대통령이 4월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상황 보고를 듣고 있다.

‘대통령 뭐 했나’ 여론 걱정

이 관계자는 “이날 회의의 쟁점은 대통령의 동선(動線)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청와대와 가까운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돼 있었다. ‘대통령이 대책본부를 방문해야 한다’는 이정현 당시 홍보수석의 의견과 ‘방문해선 안 된다’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정현 수석은 홍보의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큰 재난이 났는데 대통령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나’라는 비난이 제기될 텐데 이는 방어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는 것이다. 또 집계 오류를 알게 된 직후 세월호 사건을 초대형 사건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반면 김 실장은 대통령이 대책본부를 찾으면 생존자 수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 측은 생존자 수색이 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진행되므로 정부서울청사를 찾는 것은 그리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한 시간 정도 만에 급하게 결정되는 일은 평소엔 거의 없다. 이 수석 측은 대통령의 일정을 담당하는 부속실의 동의를 구하려 애썼다고 한다. 결국 박 대통령은 대책본부를 찾았다.”

다음 날 박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김 실장과 이 수석 간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대책본부 방문 건과 마찬가지로 김 실장은 “가선 안 된다”는 의견이었고, 이 수석은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특히 사고 당일 팽목항을 찾은 정홍원 총리가 단원고 학생 가족들의 물세례 등 봉변을 당한 상황이어서 우려가 컸다는 것. 그러나 이 수석이 자기 의견을 강하게 개진했고 이번에도 그 의견이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팽목항에 도착한 뒤엔 학생 가족이 머무는 진도체육관에 들어갈지를 두고 또 의견이 엇갈렸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이 정 총리처럼 불상사를 겪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한다. 결국 박 대통령 자신이 “여기까지 와서 체육관에 안 들어갈 수는 없다”는 취지로 상황을 정리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체육관 단상에 서 있는 동안, 당시 실종 상태였던 단원고 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는 단상을 향해 “사람 바꿔달라니까! 책임자 바꿔줘!”라고 고함을 쳤다. 경호원이 제지하자 돌아서며 “XX, 받아버릴까 한번!”이라고 욕을 했다. 그러나 김 실장이 우려했던 정도의 심각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청와대를 안심시켰다. 사고 이틀 후인 4월 1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71.0%까지 치솟았다. 박 대통령의 대책본부 및 팽목항 방문이 지지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부에서 ‘이정현 수석이 잘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했다. 이는 잠깐 동안의 위안일 뿐이었다. 구조 및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해경의 무능이 계속 전해지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대통령은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엄청난 오해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미스터리와 관련해, 김기춘 실장은 ‘신동아’ 9월호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경내에 있었고 외부인을 접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경내 집무실, 관저, 안가 중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소재지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실장이 밝힌 것 이상의 정보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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