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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의 지구촌 현장

‘참수 도발’에 발목 잡혀 ‘이라크+시리아’ 패키지 戰 돌입

미군의 IS 공습

  • 김영미 | 분쟁지역 전문 PD

‘참수 도발’에 발목 잡혀 ‘이라크+시리아’ 패키지 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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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기자 2명이 시리아 반군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전사에게 참수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는 이라크에 이어 아프간에서도 철수를 준비하던 미국이 바라던 바가 아니다. 지난해 8월,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학살했을 때도 이를 외면했다. 오바마의 새로운 중동전쟁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참수 도발’에 발목 잡혀 ‘이라크+시리아’ 패키지 戰 돌입

이슬람국가(IS)가 8월 19일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 이 장면 직후 복면을 쓴 남자는 들고 있는 흉기로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제임스 폴리(왼쪽)를 살해했다.

8월 19일, 시리아의 반군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4분짜리 동영상이 올라왔다. 미국인 기자 제임스 라이트 폴리(40)가 참수당하는 장면이 담겼다.

프리랜서 기자인 폴리는 2012년 11월 시리아에서 실종됐다. 폴리는 영상에서 가족과 형제들에게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읽었다. 이후 옆에 있던 검은 복면의 남성은 폴리의 목을 벤 뒤 “이 처형은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영상은 이어 다른 남성을 비추며 그가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라고 밝히고 “미국 정부의 다음 태도에 따라 그의 처형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예고했다. 스티븐 소트로프 역시 프리랜서 기자로 작년 8월 시리아 등지에서 취재하다 실종된 바 있다.

폴리가 참수된 지 2주 후인 9월 2일, 같은 계정에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오렌지색 옷을 입은 소트로프가 무릎이 꿇린 채 칼을 든 IS 전사에게 참수당하는 장면이었다. 소트로프는 참수당하기 전 카메라를 향해 “당신들은 내가 누구이고 내가 여기 왜 있는지 알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전 개입에 따른 대가를 왜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동영상에는 또다시 세 번째 인질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장한다. 구호단체의 보안전문가로 일하던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헤인즈다. 헤인즈의 참수 소식은 9월14일(한국시간) 전 세계에 전해졌다.

시리아 내전은 3년 반이 지나도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전 초기, 바시르 알아사드 정권의 독재에 항거하기 위해 반군이 형성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반군의 종류가 많아졌다. 민주정부 구성을 위해 모인 시리아 임시정부(SNC)와 자유시리아군(FSA) 외에도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 이슬람국가(IS), 또 수많은 무장 조직이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군과 싸운다.

무장 조직들의 속셈

시리아 국가위원회 가지안테프 지부의 야사르 자르키 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알아사드를 물리치러 온 아랍 세계의 무장 전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형제애를 느꼈고 그들도 우리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것이 뼈아픈 실수임을 깨달았다”고 한탄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시리아 내전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내전이 길어지면서 수백만 명의 난민과 20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처음에는 시리아 정부를 반대하며 시리아 임시정부를 도와주러 시리아로 들어온 이슬람 무장 조직들이 각자의 이익에 따라 땅따먹기 하듯 시리아 땅을 점령해나갔다.

특히 IS는 이라크 서부 팔루자를 중심으로 수니파 세력을 규합하며 시리아 내전을 발판 삼아 급성장했다. 세계 도처에서 몰려든 전사와 기금을 바탕으로 시리아에서 승승장구했다. 그 여세를 몰아 올해 6월부터는 이라크 북부와 서부를 중심으로 영토의 3분의 1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최고지도자)로 세우고 이슬람 국가라는 나라까지 세웠다.

상황이 위급해지자 이라크 정부는 미국에 군사적 개입을 요청했고 이에 망설이던 미국은 IS가 모술 댐을 장악하고 소수민족 예지디족을 학살할 기미가 보이자 뒤늦게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의 공습이 이라크 땅을 강타하자 IS는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라크군을 섬멸하며 획득한 헬기와 전차가 많았지만, 막강한 미국의 공군 화력에는 밀릴 수밖에 없었다.

참수로 선전효과 극대화

IS가 반격 카드로 내민 건 미국인 인질 참수였다. IS는 이를 통해 미국과 서방의 정책결정자들을 위협한다. 참수는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극대화했다. 미국 CNN방송은 “참수 영상은 적들에게 공포심을 줄 뿐만 아니라 IS 지지자를 모으고 힘을 집결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또 “서방 언론인이나 근로자에 대한 납치와 참수가 국외에서 강력한 선전도구가 되고, 살려두는 것은 납치 협상금 등을 받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된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자칭 IS 최고지도자인 알바그다디의 전략적 핵심 목표는 탈레반을 밀어내고 IS를 세계 최고의 반미, 반서방 테러단체로 만드는 것이다. 참수가 그 목표를 이루는 데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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